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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동아는 2022년부터 청소년 부문을 포함한 SF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하며 과학과 문학, 예술이 만나는 접점인 SF 장르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과학이 인류 사회에 가져올 변화를 다채롭게 상상하는 SF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곧 현대 과학의 성과와 과제를 한국 사회에 전하는 과학동아의 역할과 아주 밀접하다고 보는 까닭이다.

SF스토리 공모전이 새로운 SF 작가를 위한 도약대라면, 과학동아가 매달 게재하는 SF 단편 소설은 현재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SF 작가들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꾸준히 전하는 무대라고 할 수 있다. ‘보일러실이여, 영원하라!: 과학동아 SF 단편집 2’에서는 최근 과학동아에 실린 SF 단편 중 과학과 기술의 변화 속에서 자기 자신의 낯선 면을 만나게 되는 인물들의 긴장감 감도는 이야기를 모았다.

표제작인 ‘보일러실이여, 영원하라!’에서 최우준 작가는 한국 SF에서는 다소 낯선 배경인 1990년대 구 소련 말기의 군대에서 일종의 평행우주를 구현해낸다. 억압적인 체제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기울었다는 사실을 예감하는 가운데,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찾기 위해 무수한 이야들 사이를 헤매는 페트렌코 대령의 선택이 반복된다. 구 소련의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한 묘사가 소설의 긴장감을 부각시키는 가운데, 평행우주라는 요소를 설득력 있게 결합시켰다.

SF뿐만 아니라 한국 문학의 다양한 영역에서 인상적인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김희선 작가의 SF 단편 ’완벽한 돌봄’은 모두의 바람을 담은 제목부터 역설적이다. 완벽한 노인 요양 시설로 보이는 ‘피치랜드’에 감춰진 노인들과 그들의 반려동물 사이에 얽힌 미스터리가 짧은 분량 안에서도 정교하게 구성돼서 읽는 내내 몰입하게 된다.

‘기억과 사회’에서 짐리원 작가는 기후위기가 훨씬 심화되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는 기후 때문에 사람들이 ‘기후우울증’이라는 질병까지 얻게 된 미래를 그려낸다. 이 이야기의 중심엔 이 기후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 기후위기 이전의 기후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딥클렌징’ 약물이 있다. 모든 인류의 최대 과제인 기후위기와 이로 인한 개인적 괴로움을 ‘기억’이라는 차원에서 깊이 있게 묘사한 부분이 돋보인다. 기후위기를 바라보는 독자들 자신의 관점을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시는 분
-다양한 배경과 소재의 SF 소설에 관심이 있으신 분
-한국 작가의 SF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

김희선
소설가. 약사. 장편소설 ‘무한의 책’ ‘죽음이 너희를 갈라놓을 때까지’ ‘무언가 위험한 것이 온다’, 소설집 ‘라면의 황제’ ‘골든 에이지’ ‘빛과 영원의 시계방’, 산문집 ‘밤의 약국’을 썼으며, 젊은작가상, SF어워드 등을 수상했다.

짐리원
‘올림픽공원 산책지침’으로 2023년 제3회 문윤성 SF 문학상 중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고, 과학동아 2024년 3월호에 ‘엔딩의 발견’을 기고했다. 기후 변화와 환경 오염, 서울에 대해 계속 쓰고 싶다.

최우준
이야기라는 단어 그 자체에 매료되어 글을 쓴다. SF를 주로 쓰며 판타지와 순문학도 사랑한다. 2024년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에서 단편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