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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우주방사선을 극복하라

화성 거주 미션




화성으로 진출한 우주인들은 적어도 한 달 정도는 화성에 머무르며 탐사를 할 예정이다. 화성 표면에 오랜 시간 있을 경우 가장 큰 문제는 의외로 온도도, 엷은 대기도 아니다. 우주방사선이다. 수소핵융합 반응이 일어나는 태양 내부에서는 많은 양의 방사선이 방출된다. 플레어나 코로나질량방출과 같은 격렬한 태양 폭발이 일어나기라도 하면 엄청난 에너지와 함께 전자와 양성자가 빠른 속도로 분출된다. 모두 인간에게 매우 위협적이다.

태양계 밖 먼 우주에서 날아오는 입자들도 있다. 은하 우주선(GCR)이다. GCR의 대부분은 양성자이지만, 헬륨이나 다른 무거운 입자들도 포함돼 있다. GCR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우주선이나 거주지 등과 부딪히면서 2차 우주선을 발생시켜 우주인에게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구는 거대한 자기권이 우주 입자들의 방향을 바꿔 방사선으로부터 안전하게 지켜주지만 화성은 자기권도 없는데다 대기까지 엷어 우주방사선에 그대로 노출된다.


화성 거주, 문제는 우주방사선

화성 표면에 내리쬐는 방사선은 우주인의 수명을 줄인다. 2006년 ‘국제 화성 과학 탐험 저널’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거대한 태양 폭발이 발생할 경우, 수명을 줄일 수 있는 양의 방사선이 화성에 방출된다. 1년 동안 화성 표면에 도달하는 GCR 역시 인체가 견딜 수 있는 한계치보다 1.54배 많은 양이었다     (doi: 10.1555/mars.2006.0004). 이 양은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일어난 직후, 사고가 일어난 제1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선량보다 2배 가까이 많은 양이다(일본 후쿠시마현 공식 발표 결과 참조).

우주방사선은 암이나 심혈관 계통, 중추신경계의 질병을 유발한다. 지난 7월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마이클 델프 교수팀은 우주방사선이 우주인의 심혈관 계통 질환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doi: 10.1038/srep29901). 연구팀은 우주비행 경험이 있는 42명과 그렇지 않은 35명의 심혈관 질환 발병률을 조사했다. 그 결과 비행 경험이 있는 경우 17%의 발병률을 보여 경험이 없는 경우 (9%)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우주비행을 한 우주인 중 지구 저궤도를 다녀온 그룹은 11%, 달에 다녀온 그룹은 43%로, 우주방사선에 노출된 기간이 길수록 발병이 증가했다.

암 유발 위험성도 크다. 네이처에 실린 리뷰논문에 따르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임무를 수행할 경우 암에 걸려 사망할 확률은 0.1~3%이내인 반면, 화성은 3~30%에 달했다(doi: 10.1038/nrc2391). 화성에 도달하는 방사선량과 암 유발 가능성 사이의 관계를 수학 모델링을 통해 구한 결과다. 심지어 인지기능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다(doi :10.1038/srep34774). 미국 UC어바인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방사선을 일정치 이상 쬔 쥐는 물체나 장소를 잘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화성의 토양이 가장 좋은 방사선 보호막

방사선으로부터 화성 우주인을 보호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우주복과 거주지에 효율적인 차폐막을 개발하는 것이다. 달과 화성에 필요한 건설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기연)의 이장근 극한건설연구단 연구위원은 “현지의 토양을 이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달의 경우 토양(월면토)을 0.5m 두께로 쌓는 것이 GCR을 막는 데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미국 연구진의 구체적인 연구 결과도 있다(doi:10.1016/j. radmeas.2009.01.010).

화성은 아직 토양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다.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는 2012년 화성의 토양에 결정성 장석, 휘석, 감람석 등의 광물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밝혔다. 뒤이어 2013년에는 게일 크레이터 근처 락네스트 지역의 토양에 이산화황(SO2)이 다량 포함돼 있다는 것을 추가로 밝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연구팀은 이 정보를 이용해 황을 주성분으로 한 ‘화성 콘크리트’를 개발해 올해 5월 21일 ‘건설과 건축재료’에 공개했다(doi:10.1036/1097-8542.BR0208161). 연구팀은 모조의 화성 토양과 액체 황(용융황)을 합성해 새로운 콘크리트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화성의 토양과 황의 비율이 각각 50%이고, 골재(자갈이나 모래)의 크기가 1mm일 때가 가장 성능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 콘크리트의 압축 강도는 50MPa(메가 파스칼)로, 지구 대기압의 500배가량의 압력을 버틸 수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수소로 방사선 입자를 물리쳐라!

토양이 아닌 신소재를 이용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NASA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의 우주방사선 공학자 조나단 펠리쉬 연구원은 “방사선 입자를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비슷한 크기의 고에너지 입자를 우주선(혹은 거주지)에 씌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전략이다.

양성자, 중성자와 크기가 비슷하면서도 이들을 잘 막을 수 있는 물질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바로 수소다. 수소는 우주에 풍부한 물질이기도 하고, 물속에도 있으며 폴리에틸렌과 같은 플라스틱에도 포함돼 있다. 이 말은 우주인이 사용하고 난 물을 이용해 차폐 시설을 만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가장 손쉽게 차폐막을 만들 수 있는 물질은 형태를 만들 수 있는 폴리에틸렌이다. 수소가 매우 높은 비율로 함유돼 있고 매우 저렴하다. 하지만 강한 열과 힘에 견디지 못해 거대한 거주지를 만들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NASA가 차폐막을 만들기 위해 새롭게 발굴한 신소재는 ‘수소와 화합한 질화붕소나노튜브(hydrogenated boron nitride nanotube)’다. 질화붕소나노튜브(BNNT)는 우리가 잘 아는 탄소나노튜브와 유사한 모양이다. 탄소 대신 질소와 붕소가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반도체나 자동차산업에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는 물질로, 고온에서도 안정적이며 중성자 흡수력이 뛰어나다. 더구나 붕소는 2차 우주선에서 발견되는 2차 중성자를 흡수하는 능력이 뛰어난 원소다. 튜브 안에 수소 분자를 넣어주면 수소와 화합한 BNNT가 된다.

NASA 랭리연구소에서 2014년 발표한 논문에는 액체수소, 물, 질화붕소, 폴리에틸렌, 수소와 화합한 질화붕소가 방사선으로부터 인체를 얼마나 보호할 수 있는지 나와있다(doi: 10.1117/12.2045396). 논문에 따르면 30cm 두께 차폐막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물이나 붕화질소보다는 폴리에틸렌이 효과가 좋았다. 단, 붕화질소에 수소를 5%만 함유해도 폴리에틸렌보다 뛰어난 차폐 효과를 보였다. 더구나 이 물질은 구부리기 쉬운 소재라 우주복에도 활용할 수 있다.
 


미래의 화성 거주지는 어떤 모습일까


 
NASA와 유럽우주국(ESA)은 거주지를 건설할 때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하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한 무인 시공 자동화 연구를 하고 있다. NASA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베록 코시네비스 교수가 처음으로 제안한 콘투어 크래프팅 기술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 기술은 지구에서 도 ‘핫’한 기술로 2015년 중국의 6층 주택을 짓는 데에도 활용됐다. 이 기술은 재료(주로 콘크리트)를 층별로 쌓아 올리는 적층 방식으로 건축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각광을 받고 있다. 현재 NASA는 황 콘크리트를 사용할 수 있는 콘투어 크래프팅 기술을 개발 중이다.

 

 

ESA는 영국의 건설회사 포스터 앤 파트너스와 함께 큰 하중을 견딜 수 있는 지하 돔 구조물을 고안했다. 물론 달에 만들 거주지를 위한 설계지만, 화성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추측이다. 안호상 건기연 연구위원은 “피치 못할 때는 지상에 거주지를 건설하겠지만 거주지 1순위로 꼽히는 곳은 큰 구덩이 형태의 지형”이라며 “화성의 극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지하에 도시를 건설하고 둥근 형태의 차폐막을 만드는 게 가장 안전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크레이터와 같이 자연적으로 움푹 패인 지형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신휴성 건기연 극한건설연구단장은 “만약 화성에 정말 거주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지하에 건축물을 짓고 그 사이를 터널을 뚫어 연결할 것”이라며 “마치 개미굴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크레이터와 같이 자연적으로 움푹 패인 지형을 이용하자는 것이다. 신휴성 건기연 극한건설연구단장은 “만약 화성에 정말 거주를 하는 상황이 온다면 지하에 건축물을 짓고 그 사이를 터널을 뚫어 연결할 것”이라며 “마치 개미굴 같은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NASA는 다양한 주거 형태를 고민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NASA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화성의 건물 디자인을 공모했다. 165개 이상의 작품이 접수됐고 점수가 높은 30개 작품은 ‘메이크페어’ 행사에 전시됐다. 그 중에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지하동굴 형태, 돔 형태의 거주시설이 많았지만, 특이한 재료를 사용하거나 지구에는 없을 법한 디자인을 선보인 팀도 있다.

1위를 차지한 작품은 ‘얼음 집’으로, 빛을 많이 받을 수 있고 화성에 존재하는 얼음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받았다(위 사진). 거주지점은 낮은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북극을 선택했다. 우승팀은 “화성에서 생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잘 살기 위한 거주지를 디자인했다”고 말했다. 2등을 한 작품은 오각형의 큰 거주시설 세 개가 연결돼 있고 이를 지탱하는 벽이 마치 문어발처럼 뻗어있는 형태의 집이었다. 화성의 토양을 이용해 차폐막을 만들 예정이며, 세 개로 나눠진 거주시설은 각각 다른 기능을 하게끔 설계됐다.

 





 
글 : 최지원 과학동아
이미지 출처 : 스페이스X, NASA, ESA,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Northwestern University

과학동아 2016년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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