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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ILOGUE 이그노벨상

상 받고 싶어? 똥을 연구해 봐!

EPILOGUE 이그노벨상, 상 받고 싶어? 똥을 연구해 봐!
소금에 절인 돼지고기는 코피를 막는데 최고!

똥만 잘 연구해도 세계적인 상을 받을 수 있다. 체코생명과학대 경영게임·야생생물학과 블라스티밀 하르트 연구팀은 개가 똥 싸는 모습을 2년 동안 참을성 있게 지켜봤다. 37종의 개 70마리가 대변 1893번, 소변 5582번 싸는 걸 지켜본 결과, 개들이 자기장의 남북방향으로 변을 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관찰대상이 된 개들은 진저리가 났을지 모르지만, 이 괴짜 과학자들은 2013년 ‘동물학 프런티어’에 발표한 이 연구결과로 올해 생물학 분야 이그노벨상을 받았다.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의 웃기는 과학 잡지 ‘황당무계 연구 연보’를 만드는 편집진과 여러 과학자들이 매년 노벨상 발표 한 달 전에 주는 괴짜상이다. ‘이그’는 ‘명예롭지 못한 진짜(Improbable Genuine)’라는 단어의 약자다. 올해도 9월 18일 하버드대 샌더스 극장에서 10가지 연구에 대한 시상식이 열렸다.
 
아기 똥으로 만든 맛있는 소시지
 
2년 동안 개똥을 지켜봤지만 연구가 완벽했더라면 오히려 이그노벨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다. 연구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뭔가가 엉성하다. “실제로 살펴봤는데 개들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배변하는 건 아니더라”고 누군가 문제를 제기하자 연구팀은 “지구자기장이 안정돼 있을 때만 남북방향으로 몸을 둔다”고 답했다. 사람도 나침반이 흔들거리면 방향을 잘 못 잡지 않던가. 문제는 지구자기장이 안정돼 있을 때가 낮 시간의 20%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왜 개들이 동서방향은 피하고 하필 남북방향으로 몸을 두는 걸까. 연구진은 “아직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그노벨상을 받으려면 이런 엉뚱함이 있어야 한다.
 
혁신적인 사고는 역시 남들이 주목하지 않는 분야에서 탄생한다. 아기 똥에서 몸에 좋은 유산균을 발견한 연구팀이 올해 영양학 분야 이그노벨상을 거머쥐었다. 스페인 카탈로니아 식품농업연구센터 라켈 루비오 연구팀은 생후 6개월 된 건강한 영아 43명의 기저귀에서 미생물 109종을 분리했다. 이 미생물들을 분석하던 연구팀은 ‘비피더스균’ 등 인체에 유익한 유산균 세 종을 발견했다.
 
유산균이 우리 몸에 좋다고 인정받으려면 여러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위산과 담즙산에서 살아남아 소장까지 도달할수 있어야 하고, 장에서 증식하며 정착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성이 없고 비병원성이여야 함은 물론이고 건강에 좋은 효과까지 발휘해야 한다. 이렇게 인정받은 유산
균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른다. 연구팀은 이번에 새로 발견한 프로바이오틱스를 스페인 북동부 카탈로니아 지방의 전통 소시지를 만드는 데 적용했다. 자연 발효시켜 얻은 소시지는 저지방, 저염분이라 건강에도 좋았고, 심지어 맛도 훌륭했다. 다만 아직까지 관심을 보이는 식품업체는 없다고 한다.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올해 이그노벨상 10개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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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RO. 노벨과학상 2014
PART 1. 일본 노벨상의 비결
PART 2. 물리학상
PART 3. 생리의학상
INTERVIEW 1. 올해 노벨상 수상자들
EPILOGUE 이그노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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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변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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