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앞으로~♪ 지구는 둥그니까~♬”
위 동요의 가사처럼 지구는 둥글다. 지금은 이를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옛날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지구가 평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장자리로 가면 낭떠러지로 떨어질 거라며 두려워했다. 이후 많은 탐험가와 과학자의 노력 덕분에 이제는 그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인공위성이 찍어 보내준 둥근 지구의 모습이 아주 선명하니까.
지구 다음에 우리의 호기심이 향한 곳은 우주다. 지구의 모양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을 했듯이, 우주에 대해서도 이런저런 추측을 했다. 어떤 사람은 지구가 둥그니까 우주도 둥글 거라 믿었다. 어떤 사람은 정이십면체인 축구공 모양이라 생각했다. 또, 어떤 사람은 정십이면체 모양이 타당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과연 우주가 어떤 모양인지 알아낼 수 있을까?
우주의 모양을 관찰하려면 우주 밖으로 나가 우주를 관찰해야 한다. 지구 밖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홍성욱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 과학연구그룹 연구원은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의 크기는 정해져 있다”며, “그 너머 우주에 경계가 있는지, 없는지 알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아직까지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우주의 크기를 가늠해 보고, 일부분이라도 어떤 모양인지 관측해보는 정도뿐이다.
일단 과학자들은 우주 공간이 무한하다고 가정하고 있다. 송용선 한국천문연구원 이론천체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우주가 무한하다는 증거는 없지만, 아직까지 우주가 유한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게 더 합리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우주는 무한하고 편평하다
또 하나의 가정은 우주 공간이 편평하다★는 것이다. 무한하다는 가정은 확인할 수 없지만, 이는 관측으로 추측할 수 있다. 바로 ‘우주배경복사’ 덕이다. 우주배경복사는 우주가 탄생하고 38만 년 뒤에 최초로 빛이 퍼져나가면서 남긴 흔적이다.
편평하다★ 넓고 평평하다는 뜻이다.
우리에게 날아온 우주배경복사를 분석하면 우주에 물질이 어떻게 퍼져 있는지 알 수 있다. 이를 이론으로 계산한 우주의 임계 밀도(Ω0)와 비교하면 우주가 어떤 모양인지 추측할 수 있다. 임계 밀도는 우주의 형태를 결정짓는 값으로 1보다 크면 구, 1보다 작으면 말안장, 1이면 편평한 모양이다. 우주배경복사 관측을 통해 얻은 값은 1과 거의 같았다.
그런데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우주 공간에 블랙홀처럼 질량이 있는 천체가 있으면 그 주변 공간은 휜다. 어떻게 편평하면서 굽어있을 수 있을까? 팽팽하게 편 비닐 위 곳곳에 무거운 쇠구슬을 올려놓았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평평한 비닐을 우주 공간의 일부라 생각하고 그 위에 있는 쇠구슬을 블랙홀 같은 천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면 블랙홀(쇠구슬) 때문에 부분적으로 휘어있다 해도, 비닐 전체는 휘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다. 우주 공간도 마찬가지다.
사실 우주는 너무 넓다. 관측 가능한 범위 내에서 우주의 모양을 추측해 볼 수는 있지만, 전체 모양은 끝내 알아내지 못할 수도 있다. 우주의 모양을 관측할 정도로 이론과 과학 기술이 발전할 수도 있지만,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러야 할지는 미지수다. 그냥 포기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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