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공룡박사인 이융남 박사님은 최근 한반도에 살았던 공룡나라의 모습을 복원해 냈어요. 미국과 몽골 등 세계의 공룡 탐사 작업에 직접 참여하면서 쌓은 지식을 바탕으로 섬세하게 공룡나라를 표현할 수 있었지요. 공룡을 연구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 박사님에게 우리나라의 공룡과 공룡학자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기로 해요.
우리나라는 공룡의 낙원이었어요. 바다는 없지만 강이 흐르고 호수가 있고 화산 활동이 끊임없었죠. 육식공룡과 목긴 공룡, 조각류가 무리지어 살면서 강가와 호숫가에 발자국을 남기기도 했지요. 하늘에는 익룡이 날아 다녔고 악어나 거북도 함께 살았어요.
이처럼 아름다운 공룡나라가 우리나라에 펼쳐졌다는 사실이 밝혀진 건 오래되지 않았어요. 일제 강점기 시절 한반도에는 공룡이 없다고도 알려졌거든요. 그러다가 1972년 경남 하동에서 처음으로 공룡알 껍데기 파편이 발견됐어요. 다음 해 경북 의성에서 공룡뼈가 발견되면서 우리나라에도 공룡이 살았다는 게 알려졌죠. 그러다가 1980년대 들어서 경남 고성을 시작으로 남해안을 따라 수많은 공룡발자국이 발견됐어요. 때마침 대학생이었던 저는 공룡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경상남북도와 전라남도에는 중생대 지층이 엄청나게 많이 있는데, 왜 중생대에 살았던 공룡의 완전한 화석이 발견되지 않는 것일까 궁금했어요. 혹시 공룡을 찾는 노력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했죠.
중생대 시절 우리나라는 중국이나 일본과 붙어 있었고 바다 대신 강이나 호수가 발달해 있었어요. 공룡에게는 최고의 환경이죠.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중생대층은 숲과 나무로 덮여 있고 도시가 발달해 넓은 지층을 볼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공룡뼈 찾기도 힘들답니다. 공룡 화석을 찾기 위해서는 지층이 넓게 펼쳐져 뼈를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 좋거든요.
그래서 몽골의 고비사막같이 메마르고 넓은 지층이 펼쳐진 곳으로 공룡탐사를 떠난답니다. 저는 거기서 티라노사우루스의 할아버지쯤 되는 타르보사우루스와 목긴 공룡을 발굴할 수 있었어요. 물론 사막 생활이 쉬운 건 아니에요. 입 안에 계속 모래가 씹히고 뱀이나 전갈이 텐트 주위에서 기어 나오기도 하지요. 사막 한가운데서 길을 잃어 새벽 5시까지 헤매다가 유목민의 도움으로 겨우 캠프로 돌아온 적도 있답니다. 하지만 올해도 다시 몽골로 떠날 거예요. 몽골에는 제가 좋아하는 공룡이 묻혀 있고 그것을 찾는 일이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하거든요.
혹시 저처럼 평생 공룡과 함께 살고 싶은 친구가 있나요?
그럼 주변을 유심히 관찰하는 능력부터 기르는 게 좋아요. 공룡은 현재 800종이 넘게 발견됐고 전 세계에서 지금도 새로운 공룡이 발견되고 있어요. 뼈화석을 보고 공룡의 정체를 알아 내려면 각 공룡뼈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해요. 공룡뼈의 특징은 그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종류별로 분류하고 비교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해요. 모양과 차이를 알고 분류하는 과정은 수학과 직접적으로 연결될 테니 수학 공부도 빼놓지 않아야겠죠. 1억 6000만년 동안 지구를 지배하며 살았던 공룡을 쫓아가며, 공룡이 남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것은 참 흥미롭고 즐거운 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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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파일 2 도둑의 발자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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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룡전문가 이융남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