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저 새의 깃털이야. 붉은색을 띠는 아주 아름다운 깃털을 가지고 있군. 가만 있자…, 붉은색 깃털이라면 혹시…?
아름다운 붉은색 깃털의 주인공, 홍학!
홍학의 ‘홍(紅)’은 ‘붉다’는 뜻이에요. 영어로는 ‘플라밍고(flamingo)’ 라고 하는데, 라틴어로 ‘불꽃과 같은 색깔’을 뜻하지요. 그만큼 화려하고 아름다운 붉은 깃털이 특징인 새랍니다.
원래 홍학은 새끼일 때 흰색이나 회색의 털을 갖고 있어요. 자라면서 점차 붉은색으로 변하지요. 그 비밀은 바로 홍학의 먹이인 갑각류와 남조류에 있어요. 이 생물들에는 노랑, 주황, 분홍색을 내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들어 있거든요.
갑각류나 남조류에 들어 있는 카로티노이드는 ‘아스타크산틴’과 ‘칸타크산틴’이에요. 보통 산소와 결합해 청록색을 띠다가, 뜨거운 물을 만나거나 몸속에서 분해되면 원래의 붉은색을 낸답니다.
즉, 홍학이 먹이를 먹으면 분해된 카로티노이드가 깃털에 쌓여요. 그 결과 깃털 색깔이 붉은색으로 점점 바뀌게 된답니다.
깃털의 색깔은 카로티노이드의 종류와 양, 홍학의 종류에 따라 달라요. 홍학에 따라 카로티노이드가 쌓이는 부위가 다르거든요. 그래서 홍학의 깃털은 옅은 분홍색부터 진한 분홍색, 주황색까지 다양하답니다.
짝짓기 시기가 되면 깃털에 화장을 한다?!
홍학의 색이 더 화려하고 짙은 붉은색을 띨 때가 있어요. 바로 짝짓기 시기예요. 2010년 스페인 도나냐 생물학 연구소 후안 아마트 박사팀은 큰홍학이 짝짓기 시기에 깃털을 더 화려하게 만들어 짝을 유인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팀은 우선 홍학의 꽁지에 있는 ‘우지선’이라는 샘에서 카로티노이드가 포함된 물질이 분비된다는 것을 알아냈어요. 새의 우지선에서는 기름 성분의 물질이 분비돼요. 이 물질은 기생충을 죽이거나 깃털의 모양을 유지하고 젖지 않게 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한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연구팀의 관찰 결과, 큰홍학은 짝짓기 철에 이 분비물을 목이나 등, 가슴에 문지르는 행동을 했어요. 마치 화장품을 발라 치장하는 것처럼 깃털 색을 더 화려하게 만드는 거예요.
또한 색깔이 화려한 홍학일수록 더 일찍 짝짓기를 하고 가장 좋은 곳에 둥지를 만들어 알을 낳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번식이 끝나면 깃털의 색깔은 다시 연해졌지요.
연구팀은 “홍학의 깃털 색깔은 먹이에서 비롯되므로 화려한 깃털은 먹이를 찾는 능력이 더 좋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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