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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암호화폐 벌면 기후변화 빨라지는 이유

암호화폐 벌면 기후변화 빨라지는 이유

 

새로 출시된 AI에 관한 기사를 쓰느라 열심인 수린. 왠지 문장이 나오지 않는다 싶어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다. 편집장이 팀원들을 부른다.

“신입도 오셨으니 함께 점심 드시죠! 비트코인으로 피자를 주문할까 하는데요, 수린 씨는 어떤 피자 좋아해요? 페퍼로니? 콤비네이션? 역시 하와이안?”

“피자는 고구마에 치즈 크러스트죠!”

 

2022년 9월, 영국 케임브리지대 저지경영대학원의 대안금융센터는 그때까지 비트코인으로 배출된 이산화탄소가 지금껏 총 1억 9965만 톤이라 발표했다. 이 중 2022년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만 4835만 톤으로, 전 세계 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0.1%에 달한다. 비트코인 채굴에 쓰인 에너지의 약 62.4%가 화석연료이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종류의 암호화폐까지 생각하면 암호화폐의 탄소배출량은 더 늘어나리라 추산된다.

 

‘암호화폐’란 실물 없이 컴퓨터 내에 정보만 남아 거래되는 가상화폐의 일종이다. 암호화폐가 본격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2009년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발행된 첫 화폐인 비트코인의 가치가 폭등하면서부터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에는 비트코인 거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거래 기록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수학 문제를 푸는 작업이 포함돼 있다. 이 문제를 푸는 데 기여한 사람은 컴퓨터 자원을 제공한 대가로 거래 수수료의 일부나 암호화폐를 발급받는데 이를 ‘채굴’이라 한다.

 

문제는 암호화폐를 채굴하려면 컴퓨터가 고성능의 연산을 수행해야 하며, 이때 많은 양의 전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대안금융센터는 매일 홈페이지를 통해 ‘비트 코인 전기 소모 지수’를 공개하는데 2월 13일 기준, 비트코인 체계를 유지하는 데는 1년에 114.3TWh(테라와트시)의 전기가 소모된다. 2021년 대한민국 전체의 전기 소모량(553TWh)의 20%에 달하는 양이다.

 

다행인 점은, 2022년 비트코인으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는 이전 해인 2021년보다 14.1% 감소했다는 사실이다. 대안금융센터는 이 감소의 원인이 암호화폐 채굴의 수익성 감소로 전력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 진단했다. 이 정도면 암호화폐가 자본주의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해 기후에 미치는 부정적 사례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자율주행 AI 똑똑해지면 탄소 배출 증가?

 

오후 6시. 입사 첫 날이 끝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차장으로 가 운전대를 잡은 수린. 앞으로는 자율주행 택시가 회사에서 집 앞까지 데려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려면 자율주행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야겠지?

 

겉보기에는 큰 관련 없어 보이는 자율주행차량도 잠재적인 디지털 탄소 배출원이 될 수 있다. 지난 1월, 수미야 수드하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IEEE 마이크로’에 근미래 전체 차량 중 95%가 자율주행차량으로 대치된다면, 자율주행차량이 지금의 데이터 센터가 매년 배출하는 탄소보다도 더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할 것이라고 예측했다.doi: 10.1109/mm.2022.3219803

 

왜 자율주행차량의 증가가 온실가스 배출 증가로 이어진다는 것일까. 수미야 수드하카 연구팀이 주목한 부분은 AI의 추론 과정이다. 자율주행 기술이 발전하면 그에 따라 AI 컴퓨터의 연산 횟수도 기하급수적으로 는다. 이에 컴퓨터를 작동시키는 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들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 흐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자율주행 차량을 운전하는 AI는 차량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와 라이다(LIDAR) 같은 장치를 활용해 차량, 차선, 신호등 같은 주변 사물을 인식하고 그에 맞춰 자신이 갈 길을 추론한다. 이때 AI에 입력되는 정보량과 AI의 딥러닝 신경망이 얼마나 많은 레이어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컴퓨터 연산 횟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예를 들어, MIT 연구팀은 레이어 10개 깊이의 딥러닝 신경망을 가진 자율주행 차량이 10대의 카메라를 사용한다고 가정했을 때 1시간 동안 운전하면 2160만 번의 연산을 수행하리라 계산했다.

 

자율주행 기술은 완전 수동인 ‘레벨 0’부터 운전자를 대신하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인 ‘레벨 5’까지 여섯 단계로 구분된다. 2023년 현재 테슬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기업은 조건부 자율주행을 뜻하는 ‘레벨3’을 상용화하는 단계다. 한국교통연구원은 국내 2단계 이상 자율주행차가 매년 평균 83%씩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즉 만약 가까운 미래에 고도 자동화 단계인 ‘레벨 4’와 ‘레벨 5’의 자율주행차량이 급증하면, 그만큼 컴퓨터의 연산량도 증가하며 현재의 데이터 센터보다도 상당한 양의 컴퓨터 연산이 필요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AI를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쓰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최경환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교수는 “AI를 이용해 자율주행 차량의 불필요한 가감속을 줄여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변 차량과 교통 환경을 실시간으로 반영해 차의 속도를 최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를 절약한다는 구상이다.

 

▲ 자율주행차량이 사용하는 라이다나 카메라 등의 센서가 고도 자율주행 AI와 만나게 되면 연산량도 크게 늘 수 있다. 벨로다인 라이다 사의 라이다 작동 모습.

2023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이수린 기자
  • 이창욱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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