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한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려면 수많은 장비가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력을 생산하는 장치다. 지금까지는 원자력 전지와 실리콘 태양전지가 주로 사용됐다. 실리콘 태양전지는 수명이 무한하고 안정적으로 작동하지만, 에너지 효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피터 뮐러-부슈바움 독일 뮌헨공대 물리학과 교수팀 등 공동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태양전지의 우주 성능을 테스트했다. 연구팀은 발전 효율이 높은 페로브스카이트와 유기 고분자 물질로 만든 태양전지를 로켓(ATEK/MAPHEUS-8)에 실어 2019년 6월 스웨덴에서 240km 고도까지 쏘아 올렸다.
이 태양전지는 조도가 낮은 환경에서도 1cm2당 7~14mW(밀리와트·1mW는 1000분의 1W) 전력을 생산해냈다. 또 태양빛을 직접 받지 못하는 위치에서도 지구 표면에 반사된 빛만으로 전력을 생산했다.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는 빛을 직접 받아야만 발전이 가능했다.
차세대 태양전지 소자는 로켓이 발사될 때 발생하는 열과 우주 자외선 등에도 안정적으로 견뎌내며 총 7분 동안 전력을 생산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들의 수명과 안정성을 더욱 높이는 연구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부슈바움 교수는 “우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태양전지를 만든다는 것은 더 다양한 분야에 응용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만든다는 뜻”이라며 “지구에서도 활용 가능한 태양전지 기술로 발전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줄’ 8월 12일자에 실렸다. doi: 10.1016/j.joule.2020.07.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