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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책]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을 만든 물리학자의 애틋한 인사

◇ 술술읽혀요 | 새 책

● ‘거의’ 모든 것의 이론을 만든  물리학자의 애틋한 인사

제3의 생각

스티븐 와인버그 지음 | 안희정 옮김 | 이강영 감수

더숲 | 288쪽 | 1만7000원 

 

사람들은 이 세상에 아주 복잡하게 얽혀 있는 것들을 단순명료하고 깔끔하게 정리해놓는 걸 좋아한다. 그래야 ‘혼돈의 카오스’인 것만 같은 그 복잡한 것들의 정체를 좀 더 쉽게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학자들은 수많은 원소를 원자량과 화학 특성을 기준으로 나열해 주기율표를 만들었고, 생물학자들은 수많은 생물을 형태적, 유전적으로 유사한 것끼리 연결해 계통수를 만들었다. 


어떤 물리학자는 여기에 한술 더 떴다. 원소든 생물이든 우리가 이 세상에서 관측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이 단 17가지 입자들로 구성돼 있다고 정리했다. 산소고 다이아몬드고 태양이고 안드로메다은하고, 모두 이 17가지 입자로 돼 있다는 것이다. 1967년 스티븐 와인버그 당시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가 제시한 ‘표준 모형(Standard Model)’은 현대 물리학의 판도를 바꿔 놨다.


방 한 칸만 해도 오만가지의 물건들이 널브러져 있는데, 온 세상 물질을 단 17가지 입자로 정리하다니, 이 얼마나 황홀하고 아름다운 정리인가. 17가지 입자만 손에 쥐고 있으면 세상 하나쯤은 뚝딱 만들어버릴 것만 같은 자신감마저 생긴다. 


물론 앞에서 ‘거의’라고 강조했듯 17가지로 완벽하게 모든 걸 만들지는 못 한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중력이라는 요소가 여기에 포함돼 있지 않고, 이외에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여러 허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표준 모형이 지금까지 만물의 근원을 간단하면서도 가장 완벽에 가깝게 설명한 이론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표준 모형은 여러 물리학자의 이론과 실험이 보태지며(여기에 당시 미국에서 활동하던 이휘소 박사의 공이 지대하다) 학계에서 정론으로 받아들여졌고, 와인버그 교수는 1979년에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하기에 이른다. 그는 ‘최종 이론(Final Theory)’에 다가가기 위해 87세의 나이에도 연구를 멈추지 않고 있다. 올해 2월에도 기본 입자와 관련한 그의 새로운 논문이 나왔을 정도다. doi: 10.1103/PhysRevD.101.035020


그가 연구말고도 지난 40년간 꾸준히 해온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대중과의 소통이다. 1977년에 펴낸 ‘최초의 3분’은 우주론 분야의 손꼽히는 고전이며, 미국 뉴욕시가 발행하는 서평 전문 잡지인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도 오랫동안 우주와 물리에 관한 글을 기고했다.


이 책은 근래 뉴욕 리뷰 오브 북스에 와인버그가 기고한 글을 묶은 것이다. 책 제목이 ‘제3의 생각’인 이유는 그의 세 번째 에세이라서다. 그는 책을 통해 우주와 물리, 그리고 과학계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와인버그는 이번 책이 생애 마지막 에세이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서문을 통해 수십 년간 자신의 글을 읽어 준 독자들에게 애틋한 인사도 남겼다. 역사적인 인물과 동시대를 살고 있음을 실감하는 한편, 마음 한 구석은 벌써 헛헛해 온다. 

 

이 책이 마지막 에세이 모음집이 아니기를 빕니다. 하지만 현실을 직시하면 지금 이 책이 지난 수십 년간 나의 글을 기꺼이 읽어 준 독자들에게, 그럼으로써 내게 물리학 너머의 세상과 만날 수 있게 해 준 그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할 적기인 듯합니다. 


-‘제3의 생각’ 中

 

● 상식을 뒤엎는 진짜 공룡 이야기

 

영화 ‘쥬라기월드’의 벨로시랩터(벨로키랍토르)는 사실 공룡보다는 깃털과 날개를 가진 새에 가까웠다. 점잖은 초식동물로 알려진 트리케라톱스는 티라노사우루스의 호적수로 끊임없이 혈투를 치렀다. 저자이자 공룡학자인 스티브 브루사테는 전 세계를 누비며 발견한 증거를 통해 그동안 영화에나 등장하던 상상 속의 공룡 대신 진짜 공룡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유명한 공룡 몇 마리가 독식하는 보통의 공룡영화가 지루해진 독자들에게 권한다.

 

 

● 불안함을 떨쳐내는 법

‘나를 대하는 태도가 삶의 방향을 결정한다.’ 자기계발서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저자는 뇌의 관점에서 말한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을 뇌 훈련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감정에 따라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다양한 실험과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그리고 훈련으로 얼마든지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25년간 대기업에서 근무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긍정의 힘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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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서동준 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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