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발표된 Ⅰa형 초신성 관측 결과는 우주를 바라보는 데 획기적인 전환점을 가져왔다. 솔 펄머터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UC버클리) 교수와 브라이언 슈밋 호주국립대 교수는 우주의 팽창 속도가 일정하다고 가정할 때보다 초신성이 훨씬 빠른 속도로 멀어져 가는 것을 알게 됐다. 이를 토대로 우주는 가속팽창을 하고 있고, 가속팽창의 원인인 미지의 에너지를 암흑에너지라고 불렀다.
암흑에너지는 2003년 미국항공우주국 (NASA)의 우주배경복사 관측으로 확증됐으며, 이로써 2011년 펄머터 교수와 슈밋 교수는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암흑에너지는 등장과 동시에 우주의 미래를 좌우하는 주요 변수가 됐다. 암흑에너지가 지금과 동일한 밀도를 유지하며 우주를 계속 팽창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암흑에너지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반대로 줄어든다면 어떻게 될까?
우선 암흑에너지의 밀도가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된다면, 즉 우주 팽창의 가속화가 지금과 같다면 계산은 비교적 간단하다. 이정도 우주 팽창 속도로 은하가 분해되지는 않는다. 다만 은하 사이의 간격은 점점 벌어진다. 그렇게 2000억 년 쯤 지나면, 우리가 관측할 수 있는 우주 안에는 우리은하와 이웃한 안드로메다 은하, 삼각형자리 은하 정도만 남게 될 것이다.
시간이 더 흐르면 별을 만드는 재료가 점점 사라진다. 수소와 헬륨은 별이 탄생할 때 쓰였다가 별의 수명이 다하면 일부만 바깥으로 분출된다. 절반 이상은 별의 재료로 사용되지 못하는 형태로 남고, 결과적으로 새로운 별이 될 수소와 헬륨은 우주 공간에서 점점 줄어든다. 이런 상황을 입증하듯, 지금도 새로운 별의 생성 빈도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처럼 새로운 별은 나타나지 않고 기존의 별은 죽음을 맞이하면서 우주 공간은 빛이 점점 사라지는 암흑에 잠기게 된다. 결국 우주에는 중성자별과 백생왜성, 블랙홀만 남게 된다. 빛이 점점 줄어들면 우주 온도는 마침내 0K(절대영도)에 다다른다.
동시에 블랙홀은 남아있던 천체와 가스마저 모두 집어삼키고, 오랜 시간이 흐르면 블랙홀마저 천천히 증발한다.
이로써 우주의 모든 입자는 우주 공간에 희박하게 남아 사실상 공간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상태로 변한다. 우주의 최후에 대한 이런 시나리오를 ‘빅프리즈(Big Freeze)’ 가설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