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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eer] 태양전지, 나노 디자인으로 재탄생할까

“연구 내용을 서로 교류할 기회가 DGIST에는 많아요. 일 년에 한 번 하는 융복합연구 페스티벌이나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화요일에 열리는 소규모 세미나도 있고요. 페스티벌에서 제가 생각지 못했던 아이디어를 (조창희 교수님이) 제안해주신 게 융합연구의 시발점이 됐어요.”

백성호 DGIST 스마트섬유융합연구실 선임연구원은 3년 전 조창희 신물질과학전공 교수와 처음으로 연구주제를 논의했던 때를 떠올렸다. 태양광의 빛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만드는 태양전지를 연구해온 백 연구원에게 조 교수가 “태양전지의 기본 요소인 반도체가 태양광을 잘 흡수하게 만드는 기초연구를 같이 해보는 게 어떻겠냐”고 운을 뗐던 것이다.

반도체에 나노과학을 입히다
‘태양전지의 광전변환 효율이 좋다’는 말은 빛을 더 많이 흡수해 전기에너지로 최대한 변환시킨다는 뜻이다. 이 때 빛을 흡수하는 능력이 ‘광흡수효율’이다. 태양전지를 이루는 기본 요소인 반도체의 빛 흡수 능력에 좌우된다. 조 교수는 “(제가 연구했던) 나노광학 분야가 당시 백 박사님이 연구하는 태양전지의 한계를 넘어서게 할 열쇠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기존의 반도체 표면 위에 특정 패턴을 가진 나노물질을 형성시켜 광흡수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발상이었다. 조 교수는 “그때부터 줄곧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회의를 하며, 연구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시작한 지 2년 만에 두 사람은 최초로 반도체에 나노 구조체를 디자인해 광흡수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해 그 결과를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2016년 4월호에 표지 논문으로 발표했다. 조 교수는 “특정 파장에서만 빛을 잘 흡수하던 반도체가 가시광선 영역의 넓은 파장대에서 높은 효율로 빛을 흡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 교수와 백 연구원은 반도체 표면 위에 있는 원기둥 모양의 구조물 표면에 물결치는 파도와 같은 주기성을 갖도록 나노구조체를 형성했다. 그 결과 폭넓은 파장대의 빛과 반응해 공명현상을 일으켰고, 가시광선 영역대의 빛들이 반도체에 더 오래 머물면서 흡수율이 높아졌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두 사람은 더 많은 빛을 흡수하는 나노 디자인 반도체를 이용하면, 태양전지 외에도 고성능광센서기술에도 응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조 교수는 “광센서는 빛을 받아 전기적인 신호로 바꾸는 것으로, 나노 구조의 디자인을 조절하면 센서의 감도를 지금보다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광전기화학소자, 나노기술 신물질의 또 다른 여정
4년째 접어든 두 사람의 만남은 아직 끝을 모른다. 조 교수는 “최근에 백 연구원께서 광전기화학소자에 우리의 나노반도체 디자인 기술을 적용해 보자고 해서 다른 연구팀에게 도움을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재생 청정에너지원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물을 분해하면 나오는 수소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힌다. 물을 수소와 산소로 분리할 때 빛이 촉매역할을 하는데, 이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광전기화학소자다. 실제로 이 소자가 흡수한 빛이 촉매반응을 돕는 것이다. 조 교수와 백 연구원은 박막 형태로 썼던 광전기화학소자를 원반 형태로 디자인했고, 이를 이용해 특정한 파장의 빛과 공명현상을 일으켜 광흡수율을 높였다. 조 교수는 “광전기화학소자 관련 논문이 2016년 6월 학술지 ‘에너지와 환경과학’에 실렸다”며 “백 연구원과 한 연구로 현재까지 논문 3편을 쓰고 특허도 2건을 출원했다”고 말했다.

현재 두 사람은 태양전지를 주제로 다음 연구를 진행 중이다. 반도체가 흡수한 빛이 전기신호로 바뀔 때 금속이 있어야 하는데, 이 금속에도 나노 디자인을 입혀 전기적 신호로 변환하는 효율을 높이는 게 목표이다.

2017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김진호 기자
  • 사진

    이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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