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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뉴스] 갤럭시노트7 폭발 사고, 정말 배터리 때문?

포커스 뉴스


지난 8월 24일, 한 유명 커뮤니티에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이 충전 중에 폭발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그로부터 6일 뒤 두 번째, 세 번째 폭발 사고가 이어졌고, 현재(9월 21일 기준)까지 국내외 서비스 센터에 접수된 사고만 100건이 넘는다. 이전에도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의 배터리 발화 문제는 있었지만, 이렇게 같은 제품에서 여러 발화 사건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9월 2일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발화의 원인이 ‘배터리 셀(전체 배터리를 이루는 개별 배터리)’의 문제라고 밝혔다.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배터리 셀 제조 공정상 미세한 문제가 있었다”며 “배터리 셀 내부의 극판이 눌리거나 절연 테이프가 건조되는 과정에서 일부가 수축되면서 음극과 양극이 접촉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꽤 구체적으로 발화 원인을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배터리만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제조 공정상의 문제, 가볍게 넘어갈 일 아냐

삼성전자 측의 설명에 납득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우선 극판 눌림 문제나 절연 테이프 문제는 생각만큼 단순한문제가 아니다. 셀 설계에 오류가 있었다는 의미로까지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해 알아보자. 배터리는 크게 양극, 음극, 그리고 이 둘을 격리시키는 분리막으로 이뤄져 있다. 분리막 사이의 미세한 구멍으로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류를 발생시킨다. 배터리의 용량을 좌우하는건 양극과 음극이 얼마나 리튬이온을 많이 저장할 수 있느냐인데, 두 극을 이루는 물질(활물질)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활물질의 크기가 커지면 자연스럽게 그 외의 물질인 분리막은 최대한 얇아져야 한다. 즉, 배터리 용량을 늘린다는 건 그만큼 분리막을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러나 일반적인 분리막의 두께는 이미 10μm 정도로 얇은 데다 분리막의 성분인 폴리올레핀은 130°C 이상이 되면 녹기 때문에 결코 안전하지만은 않다. 그래서 활물질의 종류, 양, 분리막의 두께와 가로, 세로 길
이 등을 설계하는 일은 배터리 제조의 핵심이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배터리를 만드는 사람치고 설계의 중요성을 모르거나 설계가 잘못됐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당연히 배터리 제조 업체는 공정 과정에서 발화할 수 있는 불량 배터리 셀을 골라내는 검수 작업을 필수로 한다.

혹시 일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납품 일정의 압박으로 이 과정을 생략하거나 축소했을 가능성을 없을까. 이상영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는 “배터리 회사에서 그렇게 할 가능성은 없다”며 “만약 그랬다면 정말 요행을 바랐거나 혹은 시쳇말로 망하자고 작정한 것밖에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보호회로가 제 기능 못했을 가능성도

이런 이유로 배터리 혹은 갤럭시노트7 자체의 보호회로의 문제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 근거는 두 가지다. 폭발한 갤럭시노트7을 보면 배터리가 있는 왼쪽을 중심으로 까맣게 그을리고 녹아 내렸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정도의 열이 발생했다면 과전류가 흘렀을 가능성이 높고, 이를 방지하는 보호회로가 제 기능을 못했다고 봐야 한다.

또 다른 근거는 갤럭시노트7에만 도입된 ‘USB타입-C’다. USB타입-C는 USB3.1의 성능을 제공하는 케이블로 최대 100W(20V, 5A)의 전력을 주고 받을 수 있다. 기존에 쓰던 USB3.0에 비하면 10배나 큰 전력이다. 그만큼 많은 열이 발생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자업계 연구원은 “보호회로가 이 정도 전력을 감당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소프트웨어의 문제다’, ‘기기 자체의 스펙이 너무 높아 처음부터 배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설계였다’ 등 다양한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영 교수는 이런 가설에 대해 “모두 가능성이 있지만, 말 그대로 가설일 뿐”이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삼성전자가 의혹에 대한 명쾌한 해명을 하기전까지는 이런 가설들이 끊임없이 제기될 것이다.
글 : 최지원 과학동아
이미지 출처 : GIB, 뽐뿌

과학동아 2016년 1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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