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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 Fun] 국제원자력기구 환경연구소


바티칸 시국에 이어 전세계에서 두 번째로 작은 나라 모나코(면적 2km2)는 지중해에 서 가장 뛰어난 휴양지입니다. 프랑스 남부의 니스에서 20분 정도 기차를 타면 모나코 몬테카를로역에 도착하는데요. 역사를 빠져 나오자마자 눈앞에 요트가 빼곡한 푸른 지중해 바다가 펼쳐집니다. 할리우드 스타 그레이스 켈리에게 청혼했던 모나코 왕자의 왕궁과, 호화로운 해변의 카지노, 매년 F-1대회가 열리는 해안도로와 항구가 대표적인 관광지입니다.

그런데 모나코는 사실 유서 깊은 해양과학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해양학자였던 알베르 1세가 모나코의 대공에 재임하면서 자신이 항해하며 수집한 해양생물들을 모아 1910년해양박물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1959년에는 모나코의 왕자 레이니어 3세가 원자폭탄 실험에 따른 해양오염을 우려해 모나코에서 과학콘퍼런스를 열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61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모나코 해양박물관 지하에 해양방사능 국제연구실을 설립했고, 오늘날 IAEA 환경연구소(IAEA Environment Laboratories, IAEA-EL)가 있게 됐습니다.



전세계 바다의 기준을 만드는 곳

IAEA-EL은 건물부터 다른 연구소와 차이가 납니다. 일단 해변과 10m도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게다가 생태연구실 내부엔 수조 수십 개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IAEA-EL에서는 해양의 다양한 오염원(방사성물질, 유기독성물질, 중금속 등)이 해양생물에 미치는 영향 등을 추적 관찰합니다. 오염원이 생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려면 수조 안에 원하는 생물을 키우면서 보는 방법이 가장 확실하죠. 바다에서 연구소까지 배관이 연결돼있어서 수도꼭지만 틀면 지중해 바닷물이 콸콸 나옵니다.

IAEA-EL은 또한 여러 가지 ‘표준물질’을 인증하는 곳입니다. 2007년 삼성-허베이스피릿호 기름유출사고나 2011년 후쿠시마원전사고처럼 바다에서 사고가 난 이후에는 그 지역의 오염이 얼마나 심각한지,
시간에 따라 나아지는지 조사를 해야합니다. 이때 조사를 하는 연구실이 제대로 된 시료를 분석하는지 확인하는 데 사용되는 것이 표준물질입니다. 바다에서 채취한 바닷물, 어류, 패류, 해조류 등 다양한 시료를 사용해서 여러 가지 오염물질의 표준물질을 만드는데, 분석자료의 품질을 보증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합니다.

점심 자유 시간에 해양스포츠 즐겨

IAEA-EL에서 연구하는 정직원은 30명도 채 안 됩니다. 하지만 프랑스, 모나코, 이탈리아, 스페인, 호주, 베트남, 독일 등 국적이 무척이나 다양합니다. 한해에 평균 50~60개 정부와 협력하고 있어서일까요. 아무튼 이런 연구원들이 연구소 안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가 어딘지 알아봤습니다. 정답은 “없음”이었습니다. 코앞에 지중해 바다가 있는데 무슨 설명이 필요하겠어요. 많은 직원들이 샌드위치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바다에 가서 수영이나 해양스포츠를 즐긴다고 합니다.

여행에 먹을 것을 빼놓을 수 없겠죠. 푸른 바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해산물을 기대하는데, 우리나라에서 먹던 것과 비교해 맛은 조금 떨어지고, 가격은 상당히 비싸다는 게 가본 분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굴 한 개 가격이 2000~3000원…. 지중해로 유입되던 나일강 강물이 댐으로 가로막히는 바람에 바다가 빈영양해역으로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등의 음식문화가 뒤섞여 모나코만의 대표음식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나 너무 실망하진 마세요. 지중해잖아요. 연구소와 가까운 카지노 슈퍼마켓에서 피자 한 조각과 맥주를 사서 바다를 바라보며 먹을 수 있습니다. 당장 달려가고 싶네요.
 



 
글 : 이영혜 과학동아
도움 : 오재룡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남해특성연구센터
이미지 출처 : 오재룡, IAEA/J-L.Tyssie

과학동아 2016년 0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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