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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과학자들과 협력하는 것이 돈 버는 비결”

세계 최고 연봉 펀드매니저 제임스 사이먼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 선정 2014 세계 부자 순위 88위(순자산 약 13조3362억 원). 연봉 1위 펀드 매니저(2005~2008년). 연봉 3조원을 받는 사나이(2007년, 2008년)”

수학자로서 세계 최고 거부 반열에 오른 제임스 사이먼스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설립자를 말할 때 항상 등장하는 수식어다.

돈버는 비결은 과학자들의 협력

사이먼스가 세운 단기금융투자 전문 헤지펀드회사인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최근 15년간 승승장구했다. 단 두 달만 투자손실을 봤을 뿐, 이 회사의 대표펀드인 메달리온 펀드의 수익률은 30년간 매년 30%가 넘는다.

그 외에 르네상스 테크놀로지에 대해서 알려진 게 많지 않다. 단지 직원으로 과학자를 선호하며, 이공계 각 분야에서 최고가 되면 이 회사에게 입사할 수 있다는 소문만 여기저기서 들린다.

“직원 300여 명 중 100여 명이 박사학위를 가진 과학자예요. 그들은 연구팀 소속으로 주식시장의 움직임을 수학 모델로 나타내는 연구를 하고 있죠. 사실 연구팀은 과학자가 아니면 뽑지 않아요. 과학자라고 해도 경제나 금융을 공부한 사람은 선호하지 않아요. 기존의 방식이 아닌 새로운 방법으로 수학 모델을 만들기 원하거든요.”

그가 과학자를 선호하는 이유는 금융인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것보다 과학자에게 금융을 가르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학과 과학을 잘한다고 모두 성공한 투자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각 분야 최고 과학자들이 모여 서로 협력했기에 성공한 겁니다. 일주일에 한 번 모여 서로의 연구 내용을 공유해요. 그리고 모든 연구 결과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하죠. 모두가 협력해야 좋은 성과를 내기 때문이에요.”

그는 협력하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성공이 자신에게 이익이 되도록 연봉시스템도 바꿨다. 연봉을 당장 한 해 실적을 바탕으로 주지 않는다. 몇 년에 걸쳐 한 일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회사 이익 중 일부를 지급한다. 그래야 다른 사람의 성공의 일부를 나눌 수 있고 서로가 잘될 수 있도록 협력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분야 찾아, 끊임없이 도전

사이먼스는 금융 공학자가 되기 전 수학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미국 UC버클리에서 미분기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뒤 24살이라는 어린 나이로 하버드대 수학과 교수가 됐다. 1974년 독특한 기하학적 측정법을 고안해 미분기하학자인 천성선(陳省身)과 함께 ‘천-사이먼스 이론’을 만들어 유명해졌다. 2년 뒤인 1976년에는 미국수학협회가 주는 오즈월드 베블런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그에게 수학 교수직은 따분하기만 했다. 그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위해 4년 만에 교수직을 관두고 미국 국가안보국(NSA) 암호해독관으로 일했다.

“NSA에서 일할 때도 근무시간의 반은 암호 해독을 했고, 반은 수학 연구를 했습니다. 제가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화해 줬어요. 제 아이디어가 맞는지 틀린지 컴퓨터로 테스트하는 일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거기서 했던 일들이 훗날 금융권에서 수학 모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나 그는 NSA에서 해고를 당했다. 베트남 전쟁 당시 뉴욕타임즈에 “베트남 전쟁은 무모하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고, 글을 본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도중 “업무시간에 수학 연구만 한다”고 말한 게 화근이었다. 일은 안하고 개인적인 연구만 하는 것으로 몰려 결국 관뒀다. 그 뒤 뉴욕 스토니브룩대 교수로 옮겼지만 이마저 관두고 38세에 금융계로 진출했다.

수학과 물리 등 기초과학 연구에 기부

사이먼스는 1993년 사이먼스 재단을 설립해 자선활동을 했다. 2004년부터는 좋은 수학, 과학 교사를 양성하는 프로그램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09년 은퇴 이후에는 재단 일을 직접 챙기며 주로 기초과학 연구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최근 7년간 뉴욕 스토니브룩대 수학과와 물리학과에 1800억 원이 넘는 돈을 발전기금으로 내놓았다. 또 딸이 앓고 있는 자폐증의 원인을 밝히는 연구에 기부하는 것은 물론, 가족 DNA를 연구용으로 제공했다.

“수학과 물리학 같은 기초과학 연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초과학 없이는 첨단기술과 공학은 불가능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사이먼스 재단 기금의 90%는 기초과학 연구 지원에 힘쓰고 있어요.”

그는 과학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라고 질문을 던지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해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이 과정에서 새로운 이론이 탄생하기도 하고요.”

사이먼스는 세계수학자대회 개막식이 열리는 8월 13일 오후 8시 서울 코엑스에서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수학, 과학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강연을 할 예정이다. 참가비는 무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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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뉴욕=조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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