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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따위 무섭지 않아!”

동물행동학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이다. 아무리 겁이 없는 쥐라도 고양이에게 가까이 갈 생각은커녕 ‘야옹’ 소리가 들리거나 냄새만 맡아도 깊은 곳에 숨어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쥐가 ‘정말’ 겁을 상실할 수도 있다. 특정 기생충에 감염됐을 때다. 재미있는 것은 기생충을 없앤 뒤에도 여전히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미국 UC버클리 웬디 잉그람 박사팀은 톡소플라즈마 곤디(Toxoplasma gondii)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으며, 이 행동 양상은 기생
충을 제거해도 오랜 시간동안 유지된다는 연구를 9월 18일자 미국 공공도서관학회지인 ‘플로스원’에 발표했다.


톡소플라즈마 곤디는 쥐뿐만 아니라 고양이, 개, 소를 비롯해 인간에게도 감염되는 기생충이다. 동물 사이에서는 날고기나 생선을 먹을 때 감염
되며, 인간은 이 기생충에 감염된 동물의 변을 직접 만질 때 옮을 수 있다. 임부가 감염되면 태아를 사산할 정도로 위험하지만 다행히도 실제 감염률은 매우 낮다.

이 기생충은 쥐의 뇌에 기생한다. 기생충에 감염된 쥐는 보통의 쥐와는 달리 고양이의 소변 냄새를 맡아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생충은 뇌에 영향을 주는 단백질을 분비해 고양이에게 잡아먹히도록 유도한다. 쥐에서 고양이로 숙주를 옮기기 위해서다.

연구팀은 기생충을 제거해도 감염이 됐던 쥐가 여전히 고양이를 무서워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게 만드는 원인을 없앴는데도 쥐의 행동이 변하지 않았다. 기생충을 제거한 지 3주가 지나도 여전히 고양이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잉그람 박사는 “기생충을 치료해도 관련된 질병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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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오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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