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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공개할 수 없던 사진을 보내드립니다.”
지난 3월 11일 메일 수신함에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첨부된 사
진에는 모종삽에 찔려 교실에서 살해된 한 학생의 모습이 있었다. 얼굴을 알아볼 수 없도록 외투를 뒤집어 쓴 채 학교 복도를 따라 끌려 나가는 용의자의 사진도 있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은폐돼 언론에 공개되지 않은 교내 살인 사건의 내부고발인 걸까(너무 놀라지 마시길. 기사 작성을 위해 연출된 사진이다).
사진을 보낸 사람은 인천 영선고 과학동아리 아톰(ATOM)의 기장 최정수 학생(3학년). 보내준 사진들은 전국 생명과학 연합동아리 ‘하이 바이오(Hi Bio)’에서 만드는 동명의 잡지에 최대한 재미난 기사를 싣기 위해 아톰의 부원들이 고민고민하다 내놓은 결과물의 일부다. 생명과학 연합 동아리에서 만드는 잡지에 이런 사진이 필요했던 까닭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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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잡지 만들기 = 즐거운 생명과학 공부
‘하이 바이오’는 충남 논산 대건고 생명과학 동아리 딕셀(Dixcell)이 주축이 돼 만들어 졌다. 딕셀과 앞서 소개한 아톰을 포함해 총 9개의 고등학교 과학동아리, 28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기본적으로 온라인 공간에서 생명과학과 진로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는데, 연중 가장 큰 행사는 1년에 2권의 과학잡지를 손수 만드는 일이다. 과학잡지 제작이 힘든 까닭은 실험활동보고서나 논문과 달리 대중이 읽어도 흥미를 느낄 만큼 재미있어야 하기 때문. 앞서 소개한 아톰 부원들은 가상의 살인 사건을 연출하고, 드라마 ‘싸인(2011)’의 대본 형식을 본 떠 기사를 작성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 최정수 학생은 “마침내 완성한 잡지를 보니 무척 뿌듯했다”며, “완성한 잡지를 기증하는 방식으로 지식기부를 할 수 있어 보람찼다”고 말했다.
독립된 과학동아리로 활동하다 연합동아리가 돼 달라진 점은 없을까. 전국구 생명과학 연합동아리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윤건웅 학생(대건고 3학년)은 “이전까지 자신도 모르게 편협하게 보던 생명과학 분야를 더 넓게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윤건웅 학생은 하이 바이오가 있기 전까지 항암 분야에 관심이 큰 학생이었다. 그런데 연합동아리가 되고 보니 다른 학교 동아리에서 활발하게 다루는 생태학, 한의학, 농법 등에도 눈을 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이렇게 생명과학이 좋아 모인 학생들이지만 다들 관심분야가 다양하기 때문에 잡지에 실린 기사 주제도 가지각색이다. 하이 바이오는 생체 응용 모방 기술에서 시작해(대건고 딕셀), 점심 메뉴와 졸음에 관한 연구(경기 고양 백석고 BiC) 등 총 17개의 광범위한 주제를 다뤄 서로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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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공학자의 뒷모습을 엿보다
과학잡지 하이 바이오를 만들며 생명공학자가 겪어야만 하는 슬픔을 미리 엿본 동아리도 있다. 인천 석정여고 생물동아리 B.T.L.P는 ‘병아리, 탄생의 비밀을 밝히다’라는 기사를 썼다. B.T.L.P 부원들은 인큐베이터에 달걀을 넣고 부화하기까지 20여 일 동안 3일마다 알을 깨트려 병아리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관찰했다. 당시 실험에 참여했던 이소영 학생(당시 석정여고 3학년)은 “B.T.L.P가 실험동물을 보호하는 캠페인에도 참여했던 터라 더 큰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치고 기사도 완성해 뿌듯함을 맛보았지만, 실험을 위해선 반드시 실험동물의 희생이 필요한 생명공학자들의 뒷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소영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며 얻은 성취감과 스트레스 모두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이 바이오 학생들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점심 메뉴와 졸음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기사를 쓴 백석고 과학동아리 BiC의 유혜원 학생(3학년)은 “동아리 시간 내내 무슨 기사를 쓸 지 회의만 하다 끝난 적도 있다”며, 동아리 활동이 기사에 과도하게 치중된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하이 바이오 부원들은 1년에 2권씩 앞으로도 꾸준히 과학잡지 ‘하이 바이오’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
과학잡지 하이 바이오를 만들며 생명공학자가 겪어야만 하는 슬픔을 미리 엿본 동아리도 있다. 인천 석정여고 생물동아리 B.T.L.P는 ‘병아리, 탄생의 비밀을 밝히다’라는 기사를 썼다. B.T.L.P 부원들은 인큐베이터에 달걀을 넣고 부화하기까지 20여 일 동안 3일마다 알을 깨트려 병아리가 얼마나 자랐는지를 관찰했다. 당시 실험에 참여했던 이소영 학생(당시 석정여고 3학년)은 “B.T.L.P가 실험동물을 보호하는 캠페인에도 참여했던 터라 더 큰 죄책감에 시달렸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성공적으로 실험을 마치고 기사도 완성해 뿌듯함을 맛보았지만, 실험을 위해선 반드시 실험동물의 희생이 필요한 생명공학자들의 뒷모습도 함께 엿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이소영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하며 얻은 성취감과 스트레스 모두가 진로를 결정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하이 바이오 학생들이 가야할 길은 아직 멀다. 점심 메뉴와 졸음과의 상관관계에 관한 기사를 쓴 백석고 과학동아리 BiC의 유혜원 학생(3학년)은 “동아리 시간 내내 무슨 기사를 쓸 지 회의만 하다 끝난 적도 있다”며, 동아리 활동이 기사에 과도하게 치중된다는 점을 단점으로 꼽았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하이 바이오 부원들은 1년에 2권씩 앞으로도 꾸준히 과학잡지 ‘하이 바이오’가 나올 것이라 믿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