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정한 구조를 가진 단백질을 분해할 때는 소단위체를 적게 사용하지만(A), 안정된 단백질 구조를 분해할 때는 6개를 모두 사용한다(B).]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는 핵주먹의 주인공, 무하마드 알리를 무릎 꿇게 한 파킨슨 병.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원인이 밝혀지지 않았지만 아밀로이드라는 변형 단백질이 침착되면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하거나 잘 전달되지 않을 때 생기는 병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연구진이 아밀로이드를 제거할 방법을 찾아내 파킨슨병 치료제를 만들 단서가 나올지 관심을 끌고 있다. 제임스 쇼터 미국 펜실베니아대 생화학및생체물리학부 교수는 빵 만들 때 사용하는 효모인 이스트가 만드는 효소 ‘Hsp104’가 아밀로이드 침전물과 비정상적인 구조를 가진 단백질을 분해하는 데 특별한 효능을 가진다는 연구 결과를 ‘셀’ 11월 9일자에 발표했다.
Hsp104는 6개의 단백질 소단위체를 가진 효소의 일종이다. 이 효소를 이용해 단백질을 분해할 때는 소단위체 6개가 모두 단백질과 결합해 분해한다. 연구팀은 분해할 단백질이 불안정한 구조를 가졌을 때 소단위체 1개만으로도 단백질을 분해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아밀로이드를 분해하는 데 이 효소를 사용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효모에서 만들어진 Hsp104는 탁월한 효능을 보였지만, 이 효소가 세균에서 만들어지면 아밀로이드를 분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포유류를 비롯한 동물에서는 Hsp104가 아밀로이드를 분해시키는 속도가 지나치게 느렸다. 쇼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아밀로이드를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의미를 갖는다”며 “앞으로 Hsp104를 파킨슨 병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