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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미래를 말한다


로보캅, 터미네이터, 마징가Z, 짱가, 태권V, 아톰, 옵티머스 프라임, 고바리안, 스타트렉의 데이터, 스타워즈의 R2D2와 3PO,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뜨겁게 달궜던 ‘두리봇’ 논쟁까지.

007의 제임스 본드를 뛰어넘어 미키마우스나 슈렉에 비견할 만한 불멸의 인기를 누리는
이들의 공통점은 ‘로봇’이라는 것이다. 로봇은 갈수록 세분화되고 있는 과학계의 종합선물세트이자 지향점이다. 기계공학, 전자공학, 뇌과학, 생물학 등 전통과 응용과학의 수준을 뛰어넘어 철학, 인류학, 고고학 등 인문학의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로봇이라는 존재가 처음으로 언급된 곳은 체코 작가 카렐 차펙이 1921년 발표한 희곡 ‘로섬의 만능로봇’이다. 희곡 속에서 로섬은 공장에서 일하는 노예로 기계 인간을 만들고 로봇이라는 이름을 붙인다. 그러나 한 과학자가 로봇에 감정을 불어넣자 반란이 일어나 결국 인간은 로봇의 지배 아래 놓이게 된다. 로봇의 어원은 체코어로 ‘법정 노동, 강제 노동’ 등을 뜻하는 로보타에서 유래했다. 근본적으로 로봇은 인간을 대신하는 존재였던 셈이다.

그 후로 10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로봇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꿈꾸는 로봇의 미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식의 길을 묻다’ 5회에서는 응용과학의 최고봉으로 불리는 로봇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알아본다. 과연 현재의 로봇은 어느 수준에 와 있을까. 왜 로봇의 발전은 SF속의 모습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일까. 로봇공학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과 로봇이 만들어 낼 미래상, 로봇의 등장으로 불거질 수 있는 윤리적 논쟁 등에 대해 국내외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장면1
지난 봄 어느 화요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위치한 미항공우주국(NASA) 에임스 센터에서는40명의 학생들이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강의를 듣고 있었다. 그러나 학생들이 실제 대화를 나누는 대상은 바퀴가 달려 있고, 얼굴 부위의 화면에 브린의 얼굴이 나오는 ‘브린봇’이라는 로봇이었다. 실제 브린은 먼 곳에서 비디오 컨퍼런스 시스템을 통해 브린봇을 조정하고 있었다. 브린봇은 SF영화 스타트렉에 등장했던 개인용로봇(PR)을 현실에 구현한 초기 모델이다. 구글과 NASA 등의 후원으로 설립된 융합학문이 실험장소인 특이점대가 시도하는 미래의 모습이다.

##장면2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학(UC샌디에이고)이 운영하는 유치원. ‘루비’는 세 살짜리 아이에게 하얀색 운동화를 들어 보이며 핀란드어로 신발을 뜻하는 ‘켄카’라는 단어를 설명한다. 루비가 신발을 내려놓자 아이는 이를 집어 들어 “켄카”라고 외치며 즐거워한다. 아이에게 핀란드어를 가르치는 건 사람이 아니다. TV 모양의 몸통에 기계팔이 달려 있는 루비라는 이름의 로봇이다. 뉴욕타임스(NYT)는 6월 중순 특집기사를 통해 진화를 거듭해 온 로봇이 ‘창조주’인 인간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UC샌디에이고, 매사추세츠공대(MIT) 등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핀란드어 단어 20개를 배운 뒤 루비를 만난 미취학 어린이 9명은 12주 뒤에 10개를 생생하게 기억했다.

루비처럼 보조 교사 역할을 하는 로봇은 한국에도 있다. 대구에는 영어 보조교사 역할을
하는 로봇 ‘잉키(잉글리시 자키)’ 수백 대가 일하고 있다. 펭귄 모양의 이 로봇은 수백 대가 일선 학교에 보급돼 시장과 문구점 등에서 학생과 대화를 주고받으며 영어회화를 가르친다. 아이들의 발음을 고쳐 주고 잘 했을 경우 손을 들어 손뼉을 맞추며 가슴에 설치된 스크린을 통해 학생들에게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 이 로봇은 앞으로 수천 명의 원어민 교사를 대체하고 산간벽지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일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로봇이 외국어 학습에만 이용되는 것이 아니다. 자폐아들과 어울리며, 이들을 치유하는
친구 같은 로봇도 있다. 사우스캘리포니아대의 ‘밴딧’이나 조지아공대의 ‘사이먼’이다. 전문가들은 자폐아 교육처럼 반복적인 행위가 필요한 분야에서는 로봇이 참을성이 많고 잘 훈련된 교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로봇은 부족한 존재다. 로봇을 대하는 일반인들의 가장 큰 문제의식은 ‘상상과 현실의 괴리’다. 지나치게 발전된 로봇의 미래를 영화를 통해 많이 접했기 때문일까. 로봇의 발전 속도는 당초 기대보다 늦기만 하다.

세계가 열광했던 아시모나 휴보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사람들은 ‘인간과 가까운 로봇’ 대신 인간을 닮은 로봇이 움직이거나 계단을 걸어 오르내리는 수준에 만족하고 있다. 로봇의 두뇌가 되는 인공지능의 발전 속도 역시 더디기는 마찬가지다. 영화 ‘트랜스포머’가 큰 인기를 끌었던 것도 현재의 과학수준에서 만날 수 없는 로봇을 아예 ‘외계 생명체’로 설정해 논란의 여지를 없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시간의 문제일 뿐 언젠가 인간을 뛰어넘는 로봇이 등장하는 것은 분명히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의 입을 통해 로봇의 현재와 미래를 둘러싼 각종 담론들을 풀어봤다.

하나, 현재의 로봇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

유범재 Vs 오세영 Vs 김동환 Vs 이덕환

▶휴머노이드 마루와 아라를 만든 유범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박사는 로봇을 ‘미래 사회의 비전을 보여주는 표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C3PO, R2D2, 터미네이터, 바이센테니얼맨 등을 예로 들며 “영화 속에서 새로운 로봇의 등장은 항상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실 속의 로봇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는 수준’으로 평가했다. 유 박사는 “사람이나 가구와 부딪치지 않고 돌아다니며 청소하는 청소로봇이나 전시관이나 미술관의 도슨트 로봇 정도가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이 밖에 원격 조종 군사 로봇 ‘탈론’이나 수술용 로봇 ‘다빈치’도 현재 로봇 기술 수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과거와 비교하면 로봇 기술의 발달을 실감할 수 있다고 유 박사는 주장한다. 로봇의 관절을 구성하는 전기식 모터는 1990년대 초기와 힘이 같지만 크기와 무게는 절반 이하로 줄었고, 정밀도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980년대 초에는 대용량의 시각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 대형 냉장고 크기의 컴퓨터가 필요했지만 이제는 노트북 컴퓨터로도 수십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영상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실제와 마루와 아루의 구동에는 슈퍼컴퓨터는 고사하고 일반적인 대용량 컴퓨터조차도 필요하지 않다.

▶포스텍 지능로봇연구센터장을 맡았던 전자전기공학과 오세영 교수는 인공지능을 컴퓨터에서 구현하는 ‘신경컴퓨터’ 연구에만 20년 넘게 매달리고 있다. 그는 현재 실현됐거나 초기 단계 모델이 선보이고 있는 청소로봇, 도우미 로봇, 인공지능 자동차 등 세 가지를 로봇의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했다. 상당히 높은 수준의 로봇기술이 이미 구현돼 있으며 약간의 장애만 해결한다면 획기적인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오 교수는 “청소로봇은 보기와 달리 센서를 통한 정확한 위치인식과 상황대처능력이 필
요한 인공지능의 집합체”라며 “완벽한 청소로봇을 만들 수 있다면 다른 분야에도 적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도요타나 혼다 등 일본 기업들이 집중하고 있는 도우미 로봇이나 인공지능 자동차에서도 인간의 뇌를 본뜬 신경컴퓨터를 집어넣으려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역설했다. 포스텍 연구팀은 현재 신경망을 재설계한 컴퓨터로 학습, 경험, 적응이 가능한 신개념의 로봇 프로그램을 실험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로봇연구소로 꼽히는 미국 피츠버그 카네기멜론대(CMU) 로봇연구소에서 공동연구를 진행했던 KIST 김동환 박사는 “SF영화 속에 등장하는 것처럼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갖춘 로봇은 아직 없다”면서 “현재 연구실에서 연구하는 로봇은 대부분 인간의 마음을 담기 위해 노력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CMU로봇연구소의 마스코트인 ‘탱크’다. 연구소 입구에 자리 잡은 탱크는 키보드와 모니터, 카메라만으로 구성된 지극히 단순한 구조다. 들어간 기술은 그래픽과 시각인식 딱 두 가지에 불과하다. 탱크가 맡은 일은 건물 안내, 센터 소개, 사람 검색 등에 불과하지만, 연구소를 처음 방문한 사람들은 첨단 기계를 접했을 때와는 다른 훈훈한 감동을 받는다고 김 박사는 설명했다.

▶통섭을 추구하는 문진포럼을 이끌고 있는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는 “로봇공학 자체의 모습이 놀랍다”고 표현했다. 이 교수는 “지난 반세기 동안 로봇공학은 전자공학과 기계공학은 물론 심리학, 미학 등 수많은 학문과 연관을 맺으며 발전해 왔다”면서“영역이 넓지는 만큼 발전 속도도 매우 빨라 학제간 연구에서 주목해야 할 사례”라고 말했다.

둘, 로봇 발전의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세바스찬 승 Vs 유범재 Vs 오세영

▶“인간처럼 생각하고, 스스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기 위해서는 뇌가 필수적이지만 아직 과학자들은 뇌의 외곽만을 맴돌고 있다.”

MIT 뇌 및 인지과학자 세바스찬 승(한국명 승현준) 교수는 인간처럼 생각하는 컴퓨터 연구의 최전선에 있다. 그가 개발한 ‘신경컴퓨터’는 사람의 뇌 속 뉴런의 연결을 모방한형태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승 교수는 “스파게티처럼 얽혀 있는 신경세포의 연결선을 밝혀 내는 것이 현재 집중하고 있는 과제”라며 “각각의 신경세포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 수 있는 ‘컨넥톰’이라는 뇌신경 연결지도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로봇의 뇌를 연구하는 수단으로는 크게 컴퓨터의 성능을 높여 뇌의 복잡성에 접근하는 전통적인 방식과 승 교수가 주도하는, 뇌를 먼저 이해해 컴퓨터의 설계에 적용하는 계산신경과학 등 두 가지가 있다. 승 교수는 “컨넥톰이 먼저 뇌를 구현할지 아니면 컴퓨터가 발전해 뇌의 기능을 갖게 될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전제한 뒤 “두 가지 방법이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유범재 박사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특히 그는 로봇의 기술 발전 속도가 늦은 것을 끊임없이 한계에 다다른 기존 기술을 능가하는 새로운 창조적 기술이 더필요하기 때문으로 봤다. 로봇의 관절을 구성하는 전기식 모터는 사람의 관절과 비교하면 아직 두 배 이상 크고 인간의 근육에 비해 힘은 작다. 인공근육 혹은 유압모터와 같이 사람 수준 혹은 이를 능가하는 새로운 구동기술이 필요하다. 카메라에서 입력되는 대용량 영상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색, 경계, 거리 등의 정보를 사용하지만 그 신뢰성은 인간의 시각 기능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이다. 유 박사는 “이 밖에도 혁신적인 새로운 영상 특징, 뇌 내부의 병렬처리 능력, 인간의 학습 및 추론 지능 등을 결합한 인간과 흡사한 수준의 카메라 및 시각기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인공지능도 스스로 배우고 추론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해야 하고, 특히 인간과 같이 물리적인 신체 기능과 밀접하게 결합된 인공지능 기술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영 교수는 로봇연구의 가장 큰 걸림돌로 학문간 시너지 효과 부족을 꼽았다. 다양한 분야가 고르게 발달해야 하고 서로 유기적인 연관을 맺어야 로봇이라는 완성체가 만들어질 수 있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기계공학, 생명공학, 전자공학 등 유관 학부가 입주해 있는 포스텍 지능로봇연구센터 안에서도 고정관념으로 인한 벽이 존재한다”면서 “특히 각 기술간 격차가 커저 공동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많다”고 강조했다. 이어 “아직까지 신경학 분야에서 뇌 연구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했고,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기본적인 센서의 성능조차 떨어지는 편”이라며 “로봇공학은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는 분야인 만큼 다양한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셋, 로봇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유범재 Vs 커즈와일

▶유범재 박사는 “15년 전 과학자들은 두발로 걷는 인간형 로봇, 즉 휴머노이드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고 말을 꺼냈다. 현재의 로봇을 보면 터미네이터나 스타워즈의 로봇들은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공장에 로봇팔이 등장하고 걷는 로봇이 등장하는 등 지금까지 이뤄진 발전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이미 걷는 것은 물론 달리기를 하고 춤을 추거나 가사도우미를 할 수 있는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는 것이다. 유 박사는 “인간과 비슷하거나 이를 능가하는 수준의 기술이
로봇의 각 영역별로 차례차례 개발돼 결합하기 시작하면 상상 속의 로봇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며 “10여 년만에 휴대전화와 무선인터넷이 우리의 생활을 바꿔 놓은 것 이상의 발전이 로봇으로 인해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베스트셀러 ‘특이점이 온다’로 유명한 미래학자 레이몬드 커즈와일 박사는 지난 6월
초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일반적인 학자들과는 조금 다른 로봇의 미래를 전망했다.
커즈와일 박사는 “현재의 기술 속도를 감안할 때 2030년쯤이면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뛰
어넘게 되며 인간이 자신의 기억을 컴퓨터에 이식하면서 정신적으로 불멸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는 올봄 그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싱귤래러티대에서 ‘브린봇’을 구현하면서 가능성을 입증했다. 독특한 사고방식과 과감한 실천력으로 구글을 세계 최고의 기업으로 올려놓은 세르게이 브린을 본뜬 브린봇은 비록 아직까지는 기본적인 로봇에 네트워크 컴퓨터의 기능을 덧씌운 실제 브린에 불과하다. 하지만 앞으로 실제 기억을 저장할 수 있게 되면 브린은 로봇을 옮겨다니며 영원히 살 수 있는 것이다.

넷, 로봇이 인간을 지배하거나 디스토피아로 이끌 것인가?

커즈와일 Vs 세바스찬 승 Vs 네그로폰테

▶커즈와일 박사의 ‘특이점 이후 시대’ 주장과 관련한 논란은 미국에서 벌써 5년 넘게진행되고 있다. 로봇의 몸에 사람의 정신을 심는다는 그의 주장에 대해 종교계와 윤리학자, 시민단체 등은 “신의 영역을 침범하려는 시도”라며 우려하고 있다. 생물학자나 인류학자들 사이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지면 진화의 방향이 달라지거나 인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특히 커즈와일 박사의 비전에 동조하는 사람들과 현재의 모습을 지켜나가려는 부류로 인류가 나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대해 커즈와일 박사는 “정신적 불멸을 추구하거나 700년 이상 삶을 이어가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로 볼 수 있으며 특이점 이후의 시대가 오면 이를 통해 사람들은 한 단계 더 높은 세상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토마스 무어가 중세에 예측했던 유토피아가 도래한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이와 같은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를 보여주는 ‘초인’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이라며 “우리는 이미 특이점에 임박해 있으며 이제부터 기존 생물학의 모든 한계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간을 닮은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인 세바스찬 승 교수는 컨넥톰이 완성되더라도 로봇이 인간의 정신이나 의식, 감정 등을 가질 우려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컨넥톰은 신경해부학자들이 100년 이상 연구했지만 밝혀 내지 못했던 뇌 문제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객관적인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일에 불과하다”며 “정해진 사고방식에 따라 논리적으로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는 일은 가능하겠지만 감정을 가진 로봇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MIT 미디어랩 창시자인 니컬라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로봇이 가져올 수 있는 디스토피아 역시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문제라는 입장이다. 그는 “내가 1970년에 쓴 첫 번째 책의 제목이 ‘기계에까지 스며든 휴머니즘’이었다”면서 “인간성은 과학과 기술의 힘을 통해 최고로 구현되며 로봇 역시 같은 범주에서 이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로봇 이전에도 끊임없이 논란을 낳은 과학기술은 얼마든지 있었으며, 이는 기술이 잘못 만들어졌거나 디자인의 문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의 주장이다. 결국 로봇의 발전방향을 찾고 비전을 제시하고, 실제로 만들어 운영하는 것 모두 인간의 역할인 만큼 로봇 자체의 발전이 인간을 위협하는 것은 아니라고 네그로폰테 교수는 설명했다.
글 : 박건형 과학칼럼니스트 rollerboy@naver.com

과학동아 2010년 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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