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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과학자, 난치성 ‘전립선암’ 치료 가능성 열어


2009년 12월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09년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07년 전립샘암 발생자수는 인구 10만 명 중 18.1명으로 나타났다. 전립샘암은 남성암 전체 발생률의 6.2%을 차지한다. 이는 위암, 폐암, 대장암, 간암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다.

전립샘암이 무서운 이유는 암이 진행되거나 다른 장기로 전이될 경우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로 완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방사선 대신 호르몬 요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2년에 불과해 결국 암이 재발한다.

그런데 얼마 전 캐나다 벤쿠버 브리시티컬럼비아주 암연구센터에 근무하는 명재경 박사(사진)와 그가 속한 연구팀은 호르몬 요법의 단점을 개선해 난치성 전립샘암을 치료하는 새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호르몬 불응성 전립샘암에 대한 연구는 많이 나왔지만 호르몬과 결합하는 부위가 아닌 수용체의 ‘아미노말단 도메인(N-terminal domain)’을 연구한 사례는 처음이다.

“진행성 전립샘암 치료에는 보통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하기 위해 테스토스테론 같은 남성호르몬을 차단시키는 호르몬 요법을 씁니다. 안드로겐 수용체에 대신 결합해 안드로겐이 활성화되지 않도록 만드는 항안드로겐을 투여하기도 해요. 그런데 이런 효과는 1~2년밖에 지속되지 않습니다. 결국 암이 호르몬 불응성 전립샘 암으로 재발해 2~3년 내에 목숨을 잃습니다.”
명 박사는 기존 치료 방식의 한계를 이렇게 설명했다.

호르몬 불응성 전립샘암은 그 이름처럼 호르몬 요법으로 안드로겐 수치를 낮게 유지해도 결국 암 세포가 증식한다. 학계에서는 안드로겐과 안드로겐 수용체의 결합 부위에 돌연변이가 생겨 안드로겐이 부족한 상태에서도 암 세포를 증식시키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명 박사와 동료들은 수용체 결합 부위 대신 수용체 자체의 활성에 영향을 미치는 아미노말단 도메인에 주목했다. 아미노말단 도메인이 수용체의 엔진 역할을 한다는 사실은 약 10년 전 같은 암연구센터의 메리언 세이더 박사가 최초로 알아냈다. 명 박사가 속한 연구팀은 해초 같은 해양 생물에서 아미노말단 도메인에 결합해 수용체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EPI-001’이라는 물질을 찾아냈다. 이 물질을 투여한 암 세포는 시간이 갈수록 크기가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PI-001은 안드로겐 수용체와 다른 단백질간의 상호작용을 방해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수용체가 전사과정을 일으키지 못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증식하지 못하죠.”

명 박사는 “EPI-001가 구체적으로 어떤 메커니즘으로 아미노말단 도메인에 작용하는지 연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명 박사는 국내에서 석사까지 마치고 현재 캐나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토종 한국인 여성 과학자이며 이번 결과는 과학적 성과를 인정받아 ‘암세포’ 6월 14일자에 실렸다.

2010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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