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나이프에 녹색 커튼 드리워진 이유
로마 신화에서 어두운 밤을 물리치고 새벽을 부른다는 여신 아우로라(Aurora).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는 이 여신의 이름에서 오로라라는 이름을 땄다. 시커먼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며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오로라가 밤의 어둠을 걷어내는 새벽 여명과 닮아서일까. 그런데 ‘새벽의 여신’은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흔히 극지방에만 오로라가 보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로라는 위도 60°에서 80° 사이의 지역(오로라 대)에서 볼 수 있다. 오로라 대에 속하는 곳은 캐나다 중북부와 허드슨만, 래브라도반도, 시베리아 북부 연안, 알래스카 중부, 아이슬란드 남부, 스칸디나비아 북부 등인데, 이 지역에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력선이 형성된다.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는 대개 녹색이다. 가끔은 분홍색이나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도 보인다. 오로라의 색깔은 대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에서 온, 전하를 띠는 입자들이 대기 중 어떤 원소와 충돌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하늘은 특히 산소가 많기 때문에 녹색 오로라가 나타난다. 질소가 많은 날에는 와인처럼 보랏빛을 띠는 오로라가 생기기도 한다.
오로라의 밝기는 0.01~0.1lx(럭스, 빛의 세기 단위)인데, 책을 읽기에 좋은 밝기가 약 100 lx라고 한다. 오로라의 밝기를 1m 앞에 초를 켜놓고 맨눈으로 바라볼 때의 밝기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오로라가 형광 빛을 발하며 하늘을 환하게 비추더라도 대낮처럼 밝아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새벽의 여신’이 선택한 도시에서의 첫날밤
캐나다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 옐로나이프(북위 62°).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호수인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의 북쪽에 위치하며 오로라 대에 속한다. 왜 ‘옐로나이프(Yellowknife, 노란 칼이란 뜻)’일까. 처음 서양 탐험가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 인디언(치퍼맨 족)이 노란 칼을 차고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칼이 노란색이었던 이유는 구리의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치퍼맨 족은 코파마인 강에서 채취한 구리로 무기와 도구를 만들어 썼다. 옐로나이프는 구리 광산뿐 아니라 다이아몬드 광산도 발달했다. 결국 이곳은 캐나다 북부의 중심지로 1930년대 골드러시 이래로 계속 번영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도 유명하다.
옐로나이프의 주민들은 오로라를 ‘신의 영혼’이라 부른다. 이미 캐나다에서는 인기 신혼관광지로 정평이 나 있는데, 오로라가 출현한 밤에 첫날밤을 맞이하면 신의 기운을 받아 머리가 좋은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옐로나이프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1만 명이 넘으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로 오로라다. 캐나다 정부에서는 옐로나이프에서 3일 동안 머물면 오로라를 볼 확률이 95%가 넘는다고 당당히 공표하기도 했다.
옐로나이프는 위도상의 특징 외에도 오로라 대에 속한 다른 지역과 달리 교통이 발달된 도시라는 점, 산이 없이 편평하다는 점, 북극곰처럼 추운 지역에 사는 위험한 동물이 없다는 점 덕분에 오로라를 관측하기에 적합하다. 또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구름)가 옐로나이프 근방에 있는 매켄지 산맥을 오르면서 비를 뿌려, 봉우리 너머에 있는 옐로나이프는 건조하다. 오로라를 덮을 만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오로라와 함께하는 별자리 이야기
구름도 없고 태양도 없이 밤하늘을 홀로 지키는 ‘새벽의 여신’은 외롭지 않을까.
화려한 형광 녹색 빛을 발하며 출렁이는 오로라에 뺏긴 정신을 잠시 차리고, 그 주변에서 재잘거리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하늘에 뿌려진 별들은 오로라에게 밤새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늘 오른쪽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냥꾼 ‘오리온’이 있다. 한 손에는 방망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방패를 들고, 커다란 사자와라도 싸우는 듯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찾기 쉬워 겨울 밤하늘에서 단연 돋보이는 오리온자리. 오리온자리에 포함된 별은 모두 60개가 넘는데, 밝은 1등성 2개(사진에서는 하나만 보인다)와 그 중간에 같은 간격으로 늘어선 별 3개가 눈에 띈다. 별 3개는 오리온의 허리띠에 해당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1등성은 적색거성인 베텔기우스다. 지름은 태양보다 700배나 크고 표면온도는 약 3700℃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1등성은 오리온의 한쪽 발인 리겔이다. 청색별로 약 1만℃나 돼 오리온자리에 있는 별 가운데 가장 밝다. 오리온자리는 옆에 작은개자리가 있고 앞에 황소자리가 있어, 마치 오리온이 개를 이끌고 황소와 맞서 싸우는 듯한 재미난 모습을 연출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의 연인 오리온을 하늘에 띄워 별자리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리온과 아르테미스는 몹시 사랑했는데, 이를 반대한 오빠 아폴론의 계략에 빠진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화살로 쏴 죽였다고 한다.
오로라 동영상 보기
로마 신화에서 어두운 밤을 물리치고 새벽을 부른다는 여신 아우로라(Aurora). 1621년 프랑스의 과학자 피에르 가센디는 이 여신의 이름에서 오로라라는 이름을 땄다. 시커먼 밤하늘에서 밝게 빛나며 주변을 환하게 비추는 오로라가 밤의 어둠을 걷어내는 새벽 여명과 닮아서일까. 그런데 ‘새벽의 여신’은 아무 데서나 아무 때나 만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흔히 극지방에만 오로라가 보인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오로라는 위도 60°에서 80° 사이의 지역(오로라 대)에서 볼 수 있다. 오로라 대에 속하는 곳은 캐나다 중북부와 허드슨만, 래브라도반도, 시베리아 북부 연안, 알래스카 중부, 아이슬란드 남부, 스칸디나비아 북부 등인데, 이 지역에는 지구에서 가장 강력한 자기력선이 형성된다.
캐나다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는 대개 녹색이다. 가끔은 분홍색이나 붉은색, 파란색, 보라색도 보인다. 오로라의 색깔은 대기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에서 온, 전하를 띠는 입자들이 대기 중 어떤 원소와 충돌하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하늘은 특히 산소가 많기 때문에 녹색 오로라가 나타난다. 질소가 많은 날에는 와인처럼 보랏빛을 띠는 오로라가 생기기도 한다.
오로라의 밝기는 0.01~0.1lx(럭스, 빛의 세기 단위)인데, 책을 읽기에 좋은 밝기가 약 100 lx라고 한다. 오로라의 밝기를 1m 앞에 초를 켜놓고 맨눈으로 바라볼 때의 밝기와 비슷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오로라가 형광 빛을 발하며 하늘을 환하게 비추더라도 대낮처럼 밝아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새벽의 여신’이 선택한 도시에서의 첫날밤
캐나다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 옐로나이프(북위 62°). 세계에서 10번째로 큰 호수인 그레이트슬레이브 호의 북쪽에 위치하며 오로라 대에 속한다. 왜 ‘옐로나이프(Yellowknife, 노란 칼이란 뜻)’일까. 처음 서양 탐험가가 여기에 도착했을 때 인디언(치퍼맨 족)이 노란 칼을 차고 있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칼이 노란색이었던 이유는 구리의 함량이 높기 때문이다.
치퍼맨 족은 코파마인 강에서 채취한 구리로 무기와 도구를 만들어 썼다. 옐로나이프는 구리 광산뿐 아니라 다이아몬드 광산도 발달했다. 결국 이곳은 캐나다 북부의 중심지로 1930년대 골드러시 이래로 계속 번영했다. 지금은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지로도 유명하다.
옐로나이프의 주민들은 오로라를 ‘신의 영혼’이라 부른다. 이미 캐나다에서는 인기 신혼관광지로 정평이 나 있는데, 오로라가 출현한 밤에 첫날밤을 맞이하면 신의 기운을 받아 머리가 좋은 아이를 낳는다는 속설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어떤 이유에서든 옐로나이프를 찾는 관광객은 매년 1만 명이 넘으며,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바로 오로라다. 캐나다 정부에서는 옐로나이프에서 3일 동안 머물면 오로라를 볼 확률이 95%가 넘는다고 당당히 공표하기도 했다.
옐로나이프는 위도상의 특징 외에도 오로라 대에 속한 다른 지역과 달리 교통이 발달된 도시라는 점, 산이 없이 편평하다는 점, 북극곰처럼 추운 지역에 사는 위험한 동물이 없다는 점 덕분에 오로라를 관측하기에 적합하다. 또 태평양의 습기를 머금은 공기(구름)가 옐로나이프 근방에 있는 매켄지 산맥을 오르면서 비를 뿌려, 봉우리 너머에 있는 옐로나이프는 건조하다. 오로라를 덮을 만한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계속된다는 뜻이다.
오로라와 함께하는 별자리 이야기
구름도 없고 태양도 없이 밤하늘을 홀로 지키는 ‘새벽의 여신’은 외롭지 않을까.
화려한 형광 녹색 빛을 발하며 출렁이는 오로라에 뺏긴 정신을 잠시 차리고, 그 주변에서 재잘거리는 작은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하늘에 뿌려진 별들은 오로라에게 밤새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하늘 오른쪽에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냥꾼 ‘오리온’이 있다. 한 손에는 방망이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방패를 들고, 커다란 사자와라도 싸우는 듯 자세를 취하고 있다.
가장 화려하면서도 가장 찾기 쉬워 겨울 밤하늘에서 단연 돋보이는 오리온자리. 오리온자리에 포함된 별은 모두 60개가 넘는데, 밝은 1등성 2개(사진에서는 하나만 보인다)와 그 중간에 같은 간격으로 늘어선 별 3개가 눈에 띈다. 별 3개는 오리온의 허리띠에 해당한다.
사진에서 보이는 1등성은 적색거성인 베텔기우스다. 지름은 태양보다 700배나 크고 표면온도는 약 3700℃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1등성은 오리온의 한쪽 발인 리겔이다. 청색별로 약 1만℃나 돼 오리온자리에 있는 별 가운데 가장 밝다. 오리온자리는 옆에 작은개자리가 있고 앞에 황소자리가 있어, 마치 오리온이 개를 이끌고 황소와 맞서 싸우는 듯한 재미난 모습을 연출한다.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는 달의 여신 아르테미스의 슬픔을 달래기 위해 그의 연인 오리온을 하늘에 띄워 별자리로 만들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리온과 아르테미스는 몹시 사랑했는데, 이를 반대한 오빠 아폴론의 계략에 빠진 아르테미스가 오리온을 화살로 쏴 죽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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