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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심층수 제품이 봇물 터지듯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해양심층수란 이름이 붙으면 ‘몸값’이 2~3배는 너끈히 뛰어오르는데….
‘심해저의 깊은 맛’ 해양심층수의 인기 비결을 알아보자.
3매년 3월 22일은 수자원 보존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국제연합(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전 세계 인구가 급격히 늘어나며 경제 활동량이 증가했고 환경변화와 오염으로 많은 국가들이 물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와 함께 깨끗한 물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며 ‘물 시장’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깊은 바닷속에서 끌어올린 해양심층수는 깨끗할 뿐 아니라 고혈압 예방, 항알레르기 작용 등의 효과가 있다고 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무기염류 풍부하고 세균 없어 ‘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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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난해 ‘마린보이’ 박태환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빛 물살’을 가른 뒤 박 선수가 광고 모델로 등장했던 ‘블루마린’을 중심으로 해양심층수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해양심층수는 태양광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아래의 바닷물이다. 해양생물학적 관점에서 수심 200m를 기준으로 그 위의 바닷물을 표층수로, 그 아래의 물은 해양심층수로 구분한다. 그런데 해양심층수와 표층수는 마치 물과 기름처럼 잘 섞이지 않는다. 해양심층수가 표층수보다 온도는 10~20℃ 낮고 염분농도가 높아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해양심층수는 구성성분도 크게 다르다. 표층수보다 칼슘이나 마그네슘과 같은 무기염류(미네랄)는 풍부하지만 유기물이나 병원균은 거의 없다.
해양심층수가 ‘물 좋은’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바닷속 150~200m 이하로 내려가면 도달하는 태양광량이 수면의 1% 이하로 줄어든다. 전체 태양광 중 최소 1% 이상이 도달하는 층을 유광층(有光層)이라고 하는데, 이 층은 광합성을 하는 식물플랑크톤이 살 수 있는 경계층이다. 해양생태계의 생산자인 식물플랑크톤이 없으면 이를 먹고 사는 미생물도 살 수 없어 먹이사슬이 형성되지 않는다.
결국 유광층 아래에는 이 층에서 미처 분해되지 않고 가라앉은 유기물을 먹고 사는 적은 수의 미생물만 존재한다. 그런데 수심이 깊어질수록 유기물의 양이 줄어들어 세균 같은 미생물이 감소하기 때문에 해양심층수는 자연히 청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300년 이상 ‘숙성’된 동해 심층수
자연이 만든 ‘청정수’인 해양심층수는 어디서 시작될까. 전 세계 해류의 대순환은 그린란드에서 시작된다. 그린란드 부근을 순환하던 바닷물이 빙하를 만나 급격히 냉각되면서 심층해류를 만든다. 빙하를 만난 일부 바닷물은 얼면서 염분을 내놓는데, 이렇게 빠져나온 염분과 냉각된 바닷물이 섞이면서 밀도가 커져 심해로 가라앉는다. 무거워진 물줄기는 수심 200m에서 최저 4000m까지 내려가 심층해류를 형성한 뒤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오랜 여행을 시작한다.
경동대 해양심층수학과 어재선 교수는 “북대서양의 그린란드에서 침강한 바닷물은 대서양 서쪽을 타고 남극 주변으로 이동한 뒤 태평양을 거쳐 인도양으로 움직이는데, 이 과정은 2000년 정도 걸리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와 일본이 동해에서 개발 중인 해양심층수는 그린란드에서 시작된 해양심층수보다 작은 규모의 순환을 하는 심층수다. 어 교수는 “동해 해양심층수의 근원은 블라디보스토크 남동부 해역”이라며 “이곳에서 침강한 물이 약 300~400년에 걸쳐 반시계 방향으로 순환해 울릉도나 울진 주변의 해저산맥인 왕돌초 근처에서 용승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해양심층수 개발에 성공한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일본, 노르웨이, 대만 5개국뿐이다. 미국은 북대서양의 카리브해에서, 노르웨이는 북대서양 그린란드 인근 해역에서 심층수를 개발한다. 우리나라는 동해에서만 심층수를 개발할 수 있다. 황해는 평균수심이 약 44m에 불과할 뿐 아니라 수질이 좋지 않고 남해는 수질은 깨끗하지만 평균수심(101m)이 얕고 가장 깊은 곳도 수심이 228m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동해에서는 워터비스, 울릉미네랄, 강원심층수, 글로벌심층수, 해봉 등 5개 업체가 앞 다퉈 해양심층수를 개발하고 있다.
물맛 결정하는 ‘경도’(硬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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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심층수 제품을 살펴보면 ‘경도 150’ 혹은 ‘경도 110’이라고 표시된 문구를 볼 수 있다. 경도는 물속에 포함된 칼슘염과 마그네슘염의 양을 나타내는 수치로 보통 경도가 20 이상일 경우에 ‘센물’, 20 이하면 ‘단물’이라고 부른다.
경도는 칼슘 함유량에 2.5를 곱한 뒤 마그네슘 함유량에 4.1을 곱한 값과 더해서 구한다. 예를 들어 워터비스에서 판매하는 ‘몸애(愛)좋은물’의 경우 18(칼슘)×2.5+26(마그네슘)×4.1를 계산하면 경도 152가 나온다.
바다에서 바로 뽑아낸 해양심층수의 경도는 얼마일까.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심층수연구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동해 1032m에서 끌어올린 ‘원수’(原水)는 경도가 8000을 넘어 먹는 해양심층수 제품보다 50배 이상 높다. 해양심층수는 칼슘, 칼륨, 인, 나트륨, 철, 구리, 아연, 요오드, 망간, 셀렌, 크롬, 몰리브덴 같은 무기염류를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무기염류는 생명체의 신진대사에 중요한 성분일 뿐 아니라 물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경도가 높으면 쌉쌀하거나 텁텁한 맛이 커지고 경도가 낮으면 담백한 맛이 난다. 일본에서는 경도 1200의 제품도 출시됐지만 사람들이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끼는 경도 범위는 10~100정도로 보고 있다. 칼슘과 마그네슘의 균형도 중요하다. 현재 출시된 제품들은 마그네슘이 칼슘보다 2~3배 많다. 일반적으로 칼슘보다 마그네슘이 많으면 쓴맛이 조금 더 심해진다. 어재선 교수는 “보통 마그네슘은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데, 마그네슘은 세포막 활성을 안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예방에 항알레르기 작용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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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투과시키지만 물에 용해돼 있는 이온이나 분자는 투과시키지 않는 반투막을 사이에 두고 양쪽에 담수 와 해양심층수를 각각 넣으면 고농도의 심층수를 희석하기 위해 담수의 물 분자가 심층수 쪽으로 이동하는 삼투작용이 일어난다. 이때 삼투압보다 10~30배 높은 압력(30∼100kg중/cm2)을 반대 방향으로 가하면 심층수의 물 분자가 용질의 농도가 낮은 담수 쪽으로 이동(역삼투)해 해양심층수에 녹아 있는 각종 무기염류를 분리할 수 있다. 이렇게 추출한 무기염류는 경도를 맞추기 위해 종류와 양을 조절해 선택적으로 다시 집어넣는 과정을 거친다. 그 뒤에는 경도와 세균을 검사하는 수질 분석을 마친 뒤 마지막으로 자외선 살균을 거쳐 제품으로 완성된다.
해양심층수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동국대 의대 손윤희 교수는 “동물실험 결과 해양심층수가 동맥경화와 고혈압을 예방하고 항알레르기 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실험쥐에게 6주 동안 경도 500과 1500의 해양심층수를 먹인 결과 해양심층수를 먹은 쥐는 HDL콜레스테롤 이 심층수를 먹지 않은 쥐보다 최고 30% 증가한 반면, LDL콜레스테롤 은 3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 교수는 “해양심층수는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인 히스타민도 억제하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몸에 필요한 각종 무기염류를 섭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고혈압 예방에 항알레르기 작용까지. 웰빙식품으로 주목 받으며 해양심층수의 몸값은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해양심층수 제품을 맛보면 왠지 모를 바다 냄새가 난다. 짭조름한 바다 냄새는 날 단순히 ‘물’로 보지 말라는 해양심층수의 이유 있는 변명인 셈이다.
해양온도차발전에서 찾아낸 ‘바닷속 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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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해양심층수를 끌어올려 생물생산력을 높이는 청정 증식이나 양식법 연구도 시작됐다. 해류 대순환에 의해 자연적으로 해양심층수가 해수면으로 용승(湧昇)하는 페루 앞바다 같은 곳은 많은 어류와 생물이 서식하는 천혜(天惠)의 어장이 형성된다. 이런 사실에 착안한 미국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1972년 카리브해 인근의 세인트 크로이 섬 앞바다의 수심 870m 해역에서 끌어올린 심층수로 식물플랑크톤이나 해조류, 조개류를 키우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심층수에서 생물이 더 잘 자란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해양심층수에는 식물플랑크톤의 생장에 필요한 무기염류가 많기 때문이다. 식물플랑크톤이 많아지면 식물플랑크톤을 잡아먹고 사는 동물플랑크톤이 많아지고 다시 이를 먹고 사는 어류가 풍부해진다. 우리가 먹는 해양심층수는 우연히 발견한 ‘바닷속 보물’인 셈이다.
담수
염분이 없는 물로 민물이라고도 한다.
HDL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은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는 좋은 콜레스테롤이고 LDL콜레스테롤은 동맥경화와 고혈압의 원인이 되는 나쁜 콜레스테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