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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누구?

카레이서에서 수녀까지 지원

우주인 열풍이 불고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을 선발하는 온라인 공모(www.woojuro.or.kr)에 신청자가 쇄도하고 있다. 지난 4월 21일 공모 첫날 2000명을 훌쩍 넘더니 나흘 만에 1만명을 돌파했다. 2008년 4월 탄생할 첫 우주인이 누가 될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우주인이 되면 ‘우주영웅’이라는 수식어와 더불어 각종 광고출연과 강연 요청으로 ‘몸값’이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떤 사람들이 우주인에 지원했을까. 세계 각국 최초의 우주인은 무슨 일을 하던 사람이었으며 우주에 다녀온 뒤 그들의 삶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한국 최초의 우주인 공모를 기념하는 행사 중 하나. 행사에 참가한 어린이가 우주 수면을 경험할 수 있는 장비에 들어가 있다.


최초 접수자는 20대 직장인 여성
 

지난 5월 19일까지 한국 최초의 우주인에 도전한 신청자는 1만8751명을 기록해 2만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신청자 가운데 82%인 1만5405명이 남자, 18%인 3346명이 여자로 집계됐다. 여성지원자가 3000명을 넘어 ‘여성 우주인’의 탄생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하루에 200~300명이 지원하고 있어 5월말이면 신청자가 2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최초 접수자가 여성 직장인 고모(29)씨이고 5월 19일 현재 최고령 지원자는 62세의 남자라고 공개했다. 또 1차 접수에 이어 처음으로 개인이력, 자기소개 등 상세등록까지 마친 사람은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장비개발 업무를 맡고 있는 한모(33)씨로 밝혀졌다.
 

전체 접수자 가운데 상세 자료를 입력한 등록자(7726명)는 직업도 다양하다. 대학생이 42%로 가장 많았으며, 과학자, IT 전문가를 포함하는 전문직 종사자 25%, 회사원 13%, 기술직 12% 순으로 나타났다. 군인이 전체 등록자 가운데 3%를 차지한 가운데 여군 지원자도 있었다.
 

최기혁 항우연 우주인사업단장은 “지원자 중에는 카레이서, 수녀, 농부, 벤처 CEO(최고경영자)도 포함돼 있다”며 “지역별로 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에 사는 사람이 60%로 나타나고, 연령별로는 19~25세가 50%, 26~30세가 30%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로 인류 최초의 우주인이 탄생한지 45주년이 됐다. 1961년 4월 12일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지구 궤도를 한바퀴 돌며 최초의 우주비행에 성공했다. 가가린은 원래 공군 시험조종사였다. 그는 1968년 러시아의 최신 제트 전투기를 시험 비행하는 도중 추락해 사망했다.


러시아에게 선수를 빼앗긴 미국은 1961년 5월 부랴부랴 자국 최초의 우주인을 탄생시켰다. 앨런 세퍼드 해군 소령이 지구를 반 바퀴쯤 돌고 태평양으로 귀환했던 것이다. 이듬해 2월 존 글렌 해병대 중위가 지구 궤도를 완벽하게 도는데 성공했다.

 

우주인 지원자의 직업분포


가가린과 글렌의 공통점
 

하지만 글렌이 귀환하는 과정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자동비행장치가 고장나 살아 돌아오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수동으로 우주선을 조종하며 무사히 귀환했다. 글렌은 그 뒤 상원의원으로 활약하며 국민의 존경을 받았다. 1998년 77세의 나이로 다시 우주왕복선에 탑승하며 노익장을 과시하기도 했다.

각국 최초의 우주인은 군인 출신이 많다. 2003년 중국 최초로 선저우 5호를 타고 우주비행에 성공한 양 리웨이는 공군 중령이다. 무명의 전투기 조종사에 불과했던 그는 하루아침에 중국의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린 영웅으로 거듭났다. 중국에서 가장 유명한 인물이 됐으며 두 계급 특진했다.
 

최근 탄생한 브라질 최초의 우주인은 마르코스 폰테스 육군 중령이다. 지난 3월 29일 러시아의 소유즈 호에 탑승해 우주비행에 성공한 그는 대통령 훈장을 받으며 국가적 영웅으로 급부상했다. 오는 10월 실시되는 연방주의원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최초의 우주인은 일란 라몬 공군 대령이다. 중동전에서 큰 공을 세운 그는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에 탑승했다. 하지만 2003년 2월 1일 귀환 도중 폭발 사고가 나 순직했다.


1990년 도쿄방송사의 토요히로 아키야마 기자가 일본인 최초로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에 올라갔다. 그는 세계 최초의 민간인 승객으로 9일간의 우주생활을 생생하게 기록했다. “지구의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말을 남긴 그는 우주비행에서 돌아온 뒤 자신의 말을 지키기 위해 방송사를 그만두고 시골에 들어가 농사를 지으며 환경주의자로 살고 있다.

 

프랑스 최초의 우주인 클로드 에뉴레(오른쪽). 훗날 한국의 과학기술부 장관에 해당하는 연구기술부장관까지 올랐다.


기사작위 받고 장관까지 등극


사실상 일본 최초의 우주인은 정부에서 선발한 모리 마모루 박사다. 홋카이도대 핵공학과 교수인 그는 1985년 533:1의 경쟁률을 뚫고 우주인으로 선발됐고 1992년과 2000년 2차례 우주왕복선에 탑승해 재료, 생명과학, 의학과 관련된 실험을 했다. 현재 일본 과학미래관 관장인 그는 국가적 영웅이자 대중적 스타다.


영국 최초의 우주인은 헬렌 샤먼이란 여성이다. 셰필드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그는 마스 과자회사 연구원으로 일하다 1만3000명 지원자 중에서 최종 선발됐다. 우주인 모집 광고를 자동차 안에서 우연히 들었다고 한다. 샤먼은 1991년 우주정거장 미르를 방문한 뒤 영국 왕실에서 명예 기사작위를 받고 5년간 과학 홍보 활동을 했다. 현재 미국의 인터넷기업 아메리카온라인(AOL)에 근무중이다.


프랑스 최초의 우주인도 여성이다. 의대 출신의 신경과학자인 클로디 에뉴레는 1985년 1000명의 지원자와 경쟁해 우주인에 선발된 뒤 1996년 미르 호를 방문했다. 그는 연구기술부장관까지 올랐으며 2004년 한국을 찾아오기도 했다.

각국의 최초 우주인들은 대부분 국가적 영웅이자 세계적 유명인사가 됐다. 한국 최초의 우주인도 이에 못지 않은 명성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 단장은 “우주인 후보는 훈련 받는 동안 항우연에서 위촉 연구원으로 임명해 소정의 수당을 제공하고, 우주비행을 마친 뒤에는 항우연에서 채용할 계획”이라며 “2번째 우주인을 선발하는 임무도 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초의 우주영웅인 러시아의 유리 가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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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06월 과학동아 정보

  • 이충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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