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친절을 베푼다’는 말은 더 이상 사람에게만 해당되지 않는다. 인간과 가장 유사한 동물인 침팬지의 새로운 특징이 3월 3일자 ‘사이언스’에 발표됐다.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의 앨리샤 멜리스 박사는 침팬지의 협동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침팬지 8마리를 각각 독방에 넣어 어떻게 먹이를 얻어내는지 관찰했다.
각 방에는 먹잇감이 가득 든 투명한 상자가 놓여있었다. 이 상자는 양 옆에 있는 줄을 동시에 당길 때에만 열리도록 만들어졌다. 혼자서 두 줄을 모두 당길 수 있을 때 침팬지들은 다른 침팬지가 자기 방에 들어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두 줄의 간격이 너무 넓어 혼자서 당기지 못하게 됐을 때 침팬지는 방문을 열어 다른 침팬지를 방안으로 불러들였다. 이런 행동을 여러 번 반복한 뒤에는 다른 침팬지 중에서도 가장 협조적인 상대를 골라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침팬지가 항상 먹이를 얻기 위해서만 협력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연구소의 플릭스 워네큰 박사와 마이클 토마셀로 박사는 어린 침팬지 3마리 모두가 땅에 떨어진 사육사의 펜을 주워 돌려줬다는 실험결과를 같은 호 ‘사이언스’에 소개했다. 이는 침팬지가 아무 목적 없이 친절을 베푼다는 것을 보여준다.
친절은 인간 고유의 특징으로 지금까지 동물에게는 관찰된 적이 거의 없었다. 멜리스 박사는 “진화론적 관점에서 침팬지의 친절은 이타적인 인간의 특성이 수백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