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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마인드스톰을 체험한다

내가 설계하고 만드는 로봇

누구나 레고로 집을 짓고 모형을 만들던 어린 시절의 즐거움을 잊지 못한다. 레고와 함께 상상력을 길러 온 이들을 위해 레고도 계속 발전했다. 다양한 세트가 출시됐고, 모터를 달아 움직일 수 있는 레고도 나왔다. 그런데 ‘내 맘대로’ 움직이는 레고는 왜 없는 것일까? 레고로 로봇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짜 작동하게 할 수 있다면? ‘레고 마인드스톰’은 그런 소망을 가진 이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최근 개관한 대구 칠곡의 레고교육센터(www.legoeducationcenter.co.kr)를 찾아가 레고 마인드스톰에 대해 알아봤다.
 

나만의 맞춤형 로봇을 만들자

레고교육센터의 문을 열고 들어서자 먼저 친근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함께 곳곳에 장식된 레고 모형들이 눈길을 잡아끈다. 레고 마인드스톰 센터는 로봇에 대한 지식이 없는 학생들도 쉽게 기본 개념을 배워 로봇을 만들 수 있도록 마련된 시설이다. 화성에서 무인탐사를 하는 등 여러 가지 상황과 임무를 설정해 즐겁게 놀면서 로봇을 조립하고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꾸며졌다.
 

혼자서 만들기보다 팀을 구성해 토의하는 과정에서 서로 자극이 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게 레고교육센터 박태수 대표이사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부품을 조립하는 것이 어려운 어린이들을 위해 줄거리를 설정하고, 기본적인 개념부터 익히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마인드스톰은 덴마크의 레고 그룹이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페퍼트 교수팀과 10여 년의 공동 연구로 개발한 로봇 조립 교재로, 1997년 미국에 처음 소개된 뒤로 어린이들부터 기계공학 전공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은 제품이다.
 

먼저 레고 브릭(brick)으로 로봇의 뼈대를 조립한다. 그리고 RCX라는 8비트 CPU가 로봇을 제어하는 두뇌 역할을 담당한다. 여기에 로봇이 움직일 수 있도록 모터를 끼워 작동하도록 구성됐다. 마인드스톰 세트에 포함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RCX에 자신이 짠 프로그램을 집어넣으면 로봇이 명령을 수행한다.
 

프로그램 가능한 만능 레고

지금까지의 레고가 브릭을 이리저리 쌓아 집을 짓거나, 모터를 내장해 움직일 수 있는 정도에 그쳤다면 마인드스톰은 ‘프로그램이 가능한 레고’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마인드스톰 세트에는 타이어, 톱니바퀴, 기어, 벨트 등 일상에서 접하는 기계들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부품들이 축소된 형태로 준비돼 있어 사실상 어떤 모형이든 직접 만들 수 있다.
 

자동차를 예로 들면, 먼저 레고 브릭으로 자동차 모양을 만들고, 여기에 모터와 바퀴를 달아 본체의 CPU와 연결한다. 그리고 프로그램을 짜서 전진, 후진, 변속을 명령하면 이리저리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그럴듯한 자동차가 완성된다. 이에 더해 실제 자동차처럼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이 각종 센서다. 자동차에 빛의 양을 감지하는 광센서를 달면 검게 칠한 길을 그대로 따라가게 할 수 있다. 그리고 물체에 닿을 때 반응하는 터치센서를 달면 길 가운데 놓인 장애물을 건드릴 때마다 방향을 바꾸도록 하는 등 여러 가지로 응용할 수 있다.
 

마인드스톰에 쓰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로보랩'. 각 기능에 해당하는 아이콘을 골라 순서대로 배열하고, 선을 그어 연결하면 프로그램이 완성된다.


1분이면 배울 수 있다

마인드스톰은 기본 원리가 간단해 어린이들도 로봇이라는 개념을 쉽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작성하느냐에 따라 자신이 제작한 로봇의 기능이 달라지므로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해 점점 복잡하고 강력한 로봇을 만들어가며 기계공학의 원리를 익힐 수 있는 것이다. 레고를 갖고 놀아본 사람이라면 쉽게 익숙해질 수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장점이다.
 

마인드스톰 센터는 어린이를 위해 눈높이를 더 낮췄다. 팔을 뻗어 물건을 잡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조립된 부품을 모터가 달린 본체에 연결했더니 곧 움직이는 로봇팔이 만들어진다. 좀 더 익숙해지면 하나씩 부품을 맞춰가며 자유롭게 만들어 보는 재미를 누릴 수 있다.

이어서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작성한다. ‘흰 선을 네 번씩 지나고, 오른쪽으로 돌아 2.5초 동안 직진하고, 흰 선 끝에 멈춰 서고, 팔을 뻗어 목표물을 잡아라’는 내용이다.
 

프로그램 작성은 쉽다. ‘흰 선 지나기’ ‘우회전’ ‘직진’ ‘정지’ ‘팔 뻗기’ 아이콘을 순서대로 하나씩 끌어다 놓으면 된다. 복잡한 명령어를 조합할 필요 없이 모터 구동, 정지 등 각 기능을 수행하는 아이콘을 순서대로 짜맞추는 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 방식이기 때문이다.
 

완성된 프로그램은 적외선 송신기를 이용해 로봇에 입력해 실행한다. 처음엔 로봇이 뜻한 대로 움직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조금씩 시행착오를 반복하다 보면 원하는 동작을 명령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프로그래밍에 대한 감각이 생길 수 있다. 이 과정을 도와주는 프로그래밍 언어는 ‘로보랩’이라고 하며 실제 화성 무인탐사 로봇에 사용된 ‘랩뷰’라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개발됐다. PC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C와 비슷한 ‘NQC’라는 언어를 이용하면 아주 상세한 부분까지 조작할 수 있다. 사용자의 수준에 맞게 프로그램을 작성하도록 단계별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레고 마인드스톰 세트의 하나인 '화성탐사'. 바닥에 그려진 흰 선을 따라가며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미리 체험하는 공학 원리

지난 6월 16일 정부는 ‘지능형 로봇산업 비전과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로봇산업계에 대한 지원과 함께 로봇전문연구소·대학원을 신설하는 등 연구 인력을 적극 육성할 예정이다. 로봇산업과 관련 인력에 대한 수요도 이에 맞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마인드스톰에서 브릭으로 로봇 뼈대를 만들고, 프로그램을 작성해 작동시키는 과정은 공학자들이 실제로 로봇을 개발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앞으로 마인드스톰은 로봇공학의 기본 개념을 배우려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어릴 때부터 기계와 컴퓨터의 원리에 친숙해지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로봇올림피아드(WRO)에서 마인드스톰으로 만든 로봇이 역기를 들어올리고 있다.


세계 대회에 도전하는 한국 학생들

내 손으로 만든 로봇을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 여러 인터넷 사이트가 방대한 양의 마인드스톰 예제와 각종 팁을 제공하고 있지만, 점점 능숙해지다 보면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해지기 마련. 퍼스트레고리그(FLL)와 월드로봇올림피아드(WRO)는 세계 마인드스톰 매니아들이 재능을 마음껏 펼 수 있는 기회다.
 

FLL은 9~14세의 청소년들을 상대로 미국 퍼스트 재단과 레고사가 주최하는 세계적 로봇대회다. 지난 4월 미국 애틀랜타에 미국, 영국, 캐나다, 오스트리아, 덴마크, 한국 등에서 예선을 거친 75개 팀이 모여 마인드스톰 로봇 경기를 벌이고 팀끼리 활발한 교류를 가졌다. 대회는 로봇경기 외에도 주제연구·발표, 디자인, 팀워크 등 폭넓은 부문에 걸쳐 경쟁하도록 진행됐다.
 

레고교육센터가 주관하는 제2회 FLL 한국대회에서 선발된 학생들은 올해 세계대회에 나가 로봇경기 부문에서 3위에 입상했다. WRO는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이 참가하는 로봇 경진대회다. 지난해는 13개국에서 88팀이 싱가포르에 모여 달리기, 미로, 씨름경기 등 여러 종목에서 각자 제작한 로봇의 성능을 겨뤘다. 로봇의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심사한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초등씨름부문에서 3위에 입상했다.
 

국내에서는 대한창작지능로봇협회가 주최하는 제3회 전국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가 오는 8월에 열린다. 여기서 종합대회에 우승한 팀은 11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WRO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레고교육센터 최유식 이사는 “많은 참가팀이 레고 마인드스톰을 이용해 만든 로봇으로 대회에 참가해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앞으로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 07월 과학동아 정보

  •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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