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내리실 역은 과학관, 과학관 역입니다.” 2008년에는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의 이름이 이렇게 바뀔지도 모르겠다. 경기도 과천의 서울대공원 앞 부지에 국립과학관이 들어서기 때문이다. 2002년 과학기술부가 야심차게 구상을 시작한 지 3년만에 윤곽을 드러낸 국립과학관을 미리 만나보자.
과학적인 과학관
과천에 우주비행장이 들어선 것은 아닐까. 국립과학관은 우주로 비상할 채비를 끝낸 첨단 비행체 모습을 하고 있다. 양 옆으로 시원하게 쭉 뻗은 날개 뒤쪽에서는 금방이라도 불꽃이 뿜어져 나올 것 같다. 국립과학관의 설계개념 ‘우주로의 도약’(Touch the Universe)을 건축에 그대로 옮겼다.
과학관의 건축 기본설계를 담당한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 유승호 소장은 “우주에 닿는다는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나선형 성운의 모양을 본땄다”고 말했다. 때문에 과학관의 외관은 반듯한 직선보다 유선형에 가깝다. 초생달을 닮기도 했다.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높이 32m, 너비 400m의 본관에 야외의 과학광장, 천체관과 천체관측소, 생태체험관, 과학캠프장 등을 포함하면 대지면적이 7만4000평에 달해 상암월드컵경기장보다 더 크다. 본관은 한 번에 3000명가량이 동시에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 하나를 둘러보는데도 제대로 보려면 4시간은 족히 걸려 하루 만에 과학관 전체를 관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과학관은 과학적으로 설계됐다. 천장에는 태양집열판을 설치해 과학관에서 사용되는 전기의 일정량을 태양에너지로 충당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양옆으로 막힘이 없어 공기가 자연적으로 순환할 수 있도록 탁 트인 구조를 도입했고, 동시에 과학관 앞에는 호수 같은 수장고를 배치해 과학관의 열기를 식힐 수 있는 하이브리드 환기시스템을 도입했다.
본관에는 기초과학관, 자연사관, 전통과학관, 첨단과학관, 어린이탐구체험관 등 과학의 각 주제별로 상설전시관이 들어선다. 중앙 로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상의 첨성대와 천장의 천궁도. 한민족의 뛰어난 과학기술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상징한다. 전시관을 둘러보는 방법은 관람객들의 맘이다. 전시관 5개가 방사형으로 배치돼 있어 원하는 전시관부터 골라서 관람할 수 있다.
전시관에 들어설 전시물은 대부분 관람객들이 직접 작동해 보고 그 감동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눈으로 훑고 지나가거나 단추 한번 눌러보고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관람객과 전시물이 서로 ‘대화’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물들이 들어선다.
국립과학관에 거는 기대는 크다. 우리나라는 과학관 1곳당 수용인구가 85만명으로 13만6000명인 미국이나 15만 8000명인 일본 등에 비해 매우 열악하다. 국립과학관이 들어서면 2200만명에 달하는 수도권 시민의 ‘과학 놀이터’가 생겨 어느 정도 갈증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는 스미소니언과학박물관이 있고, 영국에는 국립과학관, 프랑스에는 라빌레뜨과학산업관, 일본에는 국립과학박물관이 있어 자국을 대표한다. 과천에 들어설 국립과학관이 한국을 대표할 과학관 대표브랜드로 탄생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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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린이 탐구 체험관 : 나는야 꼬마과학자. 과학완구거리, 전통놀이거리, 힘을 이용한 놀이, 다섯가지 감각 보물찾기, 비누방울놀이 등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쑥쑥 키워줄 ‘과학 놀이터’로 꾸며진다.
2. 첨단과학관 : 미래의 과학은 어떤 모습일까.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첨단과학을 정보통신, 기계소재, 항공우주, 생명과학, 에너지환경의 5개 분야로 나누고, 인간과 과학기술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미래상을 제시한다.
3. 기초과학관 : ‘재미있는 과학’이라는 주제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수학의 5개 전시관으로 나눠 생활 속의 과학 원리를 탐구한다. 비례를 보여주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비트루비우스의 인체비례’가 벽면에 전시되고, 그네 구조물에서 힘과 운동을 배운다.
4 전통과학관 : 첨성대, 천궁도, 거북선, 한글. 인간과 자연을 중심으로 한 우리 민족의 뛰어난 과학적 창조성을 되새겨본다.
5 자연사관 : 우주의 창조에서부터 인간의 탄생까지 일련의 과정을 창조, 변화, 진화, 생명, 탐구의 장 순으로 전시한다. 거대한 공룡의 골격과 숲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공간에서 생생한 자연학습체험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