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소망과 사랑은 이 세상 끝까지 영원하며….’ 잘 알려진 노래가사에 따르면 믿음은 영구불변의 가치다. 지난 11월 9일 미 뉴올리언즈에서 열린 신경과학회에서 미 클래어몬트 그래듀에이트대 폴 자크 박사팀은 믿음이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과 관계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실험에 자원한 학생들을 두명씩 짝지워 단순한 게임을 시켰다. 먼저 두학생에게 모두 10달러를 보여줬다. 학생 A는 학생 B에게 10달러를 모두 줄 수도 있고 그 중 일부를 줄 수도 있다.
선택은 A에게 달려있다. A가 줄 금액을 정하면 연구팀은 그 금액의 3배에 해당하는 돈을 B에게 줬다. 그런 다음 B가 A에게 다시 그 중 얼마를 돌려줄지를 결정하게 했다. 두 학생은 이런 규칙을 알고 있고, 모든 거래는 익명으로 이뤄졌다. A가 B를 신뢰할수록 더 많은 돈을 줄 것이다.
연구팀은 B가 A의 돈을 받은 직후 B의 혈액을 채취했다. 그 결과 A에게 받은 돈이 많은 B일수록 혈액에서 옥시토신의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옥시토신 농도가 높은 것은 자신이 남들로부터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여겨진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신호라고 말한다.
그러나 옥시토신 농도가 높다는 것이 그가 정말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보장해주지는 못한다. 자크 박사는 “A에게 가장 많은 돈을 받고 옥시토신 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난 B가, 받은 돈의 전부를 A에게 돌려주고 싶어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동물의 경우 옥시토신은 어미가 새끼에게 젖을 먹이거나 암컷과 수컷이 교미하는 행동을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