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천문연구원(원장 조세형)과 동아사이언스(대표 김두희)가 주최하고 한국아마추어천문학회(회장 이태형)가 후원하는 제11회 천체사진공모전의 당선작이 결정됐다. 지난 3월 10일 세종대 충무관에서 전문가 5인이 공정한 심사를 벌인 끝에 영예의 대상은 서울 강남구의 권오철(30)씨가 출품한 ‘학암포의 저녁 무렵’에 돌아갔다. 지구 자전에 의해 별이 흐르는 모습인 일주운동을 촬영한 작품에 대상이 수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국적인 색깔을 띤 신비스런 바닷물과 수평선 위로 이어진 깨끗한 밤하늘, 그리고 그 위에 펼쳐진 별의 일주운동이 한폭의 그림처럼 멋들어진 장면을 연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마추어천문학회 감사이기도 한 권오철씨는 7전8기 끝에 천체사진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그동안 은상 1번, 동상 5번, 장려상 1번을 수상했다. “우리나라에서 일주운동으로 대상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수상 소감을 밝힌 권씨는 고집스럽게 멋진 풍경이나 특이한 천문현상과 어우러진 독특한 천체사진을 촬영해 왔다. 이번 대상작도 날씨, 달의 위치, 밀물 시간, 수평선의 습기, 가로등 불빛을 함께 고심한 작품이다. 작품 촬영은 지난해 10월 13일 서해안 학암포에서 40분 동안 진행됐는데, 처음 갯벌 상태에서 점차 밀려들어온 바닷물이 가로등 불빛에 의해 신비한 색깔을 보여줬다고 한다. 특히 권씨는 일주운동을 촬영할 때 가로등 불빛, 달빛, 여명 등 미약한 빛을 잘 이용하라고 강조했다. 시간이 흐르면 빛의 효과로 인해 사진에 입체감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청소년 부문에 23점, 일반부문에 48점으로 총 71점이 경쟁을 벌였는데, 출품된 작품의 수는 지난해보다 다소 늘었다. 특히 이번 수상작 가운데 은상을 차지한 허숙진씨의 ‘긴 겨울밤’이 대상과 함께 뛰어난 일주운동 사진으로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보기 드물게 12시간 동안 별의 일주운동을 찍은 작품이다. 또 지난해 초 새롭게 발견된 이케야-장혜성이 구상성단 M13과 함께 한 모습을 담은 염범석씨의 작품도 눈에 띄었다.
한편 모든 당선작은 한국천문연구원(www.kao.re.kr)과 동아사이언스(www. dongaScience.com) 홈페이지에 함께 공개되고, 시상식은 4월 중에 대전 천문연구원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