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세 이상 장수하는 사람들은 노화에 관한 비밀을 간직한 유전자를 갖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로써 과학자들은 어떤 사람은 왜 일반인보다 심지어 3배 이상 오래 살 수 있는가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
하버드의대 토마스 펄스 박사와 보스톤아동병원의 루이스 쿤켈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1백세 이상 노인의 가계조사연구를 통해 사람의 4번 염색체에 장수와 관련된 유전자가 최소 1개 이상 있음을 8월 28일자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장수 노인과 그 형제의 혈액에서 1백43명분의 DNA를 추출했다. 그 뒤 인간게놈 전체와 반응하는 4백개의 마커를 이용해 그들의 DNA에만 공통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 부위를 찾았다. 그 결과 4번 염색체에서 그들만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장수’유전자 부위가 발견됐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실험실에서 동물 수명을 연장하는 단일 유전자를 밝혀낸 적이 있을 뿐이었다. 인간게놈 전체를 대상으로 장수유전자를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자유전학자인 루이스 쿤켈 박사는 “사람의 노화현상은 1천개 이상의 유전자가 관여하는 복잡한 현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이번 연구결과로 특정 유전자가 노화에서 보다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셈”이라며 “이번 연구대상자는 흔히 장수 비결로 꼽히는 운동이나 식이요법 등의 공통점이 없어 연구결과에 신빙성을 더한다”라고 밝혔다.
노인병 전문의인 토마스 펄스 박사는 이번에 발견된 DNA 부위를‘장수 촉진로켓’이라 부르며“질병에 강한 이 장수 유전자의 도움을 받으면 정해진 수명보다 20년을 더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