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속에서 납치된 모험이를 탈출시키기 위해 슬기가 생각해낸 물과 공기의 장난. 물 속에서 그림이 사라졌다가 나타나기도 한다는데….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투명 플라스틱 컵을 이용한 빛의 트릭
왜 그럴까?!
눈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빛이 있기 때문이다. 광원에서 나온 빛이 물체에서 반사돼 눈에 들어올 때 우리는 물체를 볼 수 있다. 그래서 빛의 성질을 잘 이용하면 눈을 속일 수 있다.
빛의 성질은 직진, 반사, 투과, 굴절, 회절, 그리고 산란으로 나눠볼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라 여러 법칙이 있다. 가령 빛은 반사될 때 입사각과 반사각이 같다. 이것이‘반사의 법칙’이다.
또한 만약 빛이 공기에서 물 속으로 들어간다면, 빛의 속력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때 어떤물질이냐에 따라 그 값이 달라진다. 이로 인해 빛은 공기와 물처럼 서로 다른 두 물질의 경계면을 지날 때 꺾인다. 이 현상이‘빛의 굴절’이다.
그런데 빛이 지나가는 물질에 따라서 두 물질의 경계면에서 빛이 꺾이는 정도가 다르다. 물질마다 다른 굴절정도를‘굴절률’이라고 한다. 즉 공기 중에서 같은 입사각으로 입사하더라도 물보다는 유리 속에서, 유리보다는 다이아몬드 속에서 더 크게 꺾인다.
한편 빛이 물(큰 굴절률의 매질)에서 공기(작은 굴절률의 매질)로 굴절할 때는 굴절각이 입사각보다 크다. 이 경우에 입사각을 크게 할수록 굴절각도 커지는데, 어느 순간에는 굴절각이 90˚가 돼 빛이 더이상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전부 반사만 한다. 이러한 현상이 바로‘전반사’다.
빛이 전반사할 수 있는 최소의 입사각을‘임계각’이라고 하는데, 물의 임계각은 48.5˚이다. 따라서 물 속에서 48.5˚보다 더 큰 각으로 입사하는 빛은 공기 중으로 빠져나오지 못한다.
이 실험은 바로 빛의 전반사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즉 컵의 구멍을 손가락으로 막아서 두컵 사이에 공기 층을 만들면 안쪽 컵에서 나오는 빛이 전반사돼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따라서 안쪽 컵의 그림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손가락을 떼서 두컵 사이에 물이 들어가면 공기층이 사라져 더이상 전반사 현상이 일어나지 않게 된다. 따라서 완전한 그림을 볼 수 있다.
슬기는 이번 어드벤처에서 사용한 장치를 이용하기 위해 플라스틱 컵 안쪽에 빼곡이 비밀번호를 적는다. 그리고서는 다른 이들에게 들키지 않고 무사히 오빠 모험이에게 전달한다. 그리고 함께 비밀번호를 가지고 탈출에 성공한다. 슬기는 행복하게 꿈에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