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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달기지가 만들어진다면

골프도 치고 초능력도 생기고

 

엘런 세파드가 골프를 치는 모습


옷에다 오줌을 누는 것은 당연

1969년 7월 20일 달에 처음 착륙했던 아폴로 11호 때의 일이다. 닐 암스트롱에 이어 두번째로 달에 내려서던 에드윈 올드린은 그만 옷에다 오줌을 싸고 말았다. 원래 신장이 약한데다가 겁에 질렸던 것이다. 올드린은 이러한 사실을 ‘지구로의 귀환’(Return to Earth)이란 자서전에서 처음 공개했다. 그가 지구인을 향해 멋지게 손을 흔들 때 오줌을 누고 있으리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하지만 올드린은 많은 사람의 동정을 받았다. 누구나 달에 간다면 올드린과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달에서 내놓고 오줌을 쌀 수는 없다. 그래서 올드린을 비롯한 우주비행사들은 채뇨기라고 하는 오줌수거장치를 우주복 안에 착용했다. 이 장치는 콘돔처럼 생긴 고무주머니로 성기의 크기에 따라 대·중·소 3종류가 개발돼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우주비행사들도 단소(短小)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어 대부분 큰 것을 택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우주비행사들 중에는 오줌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아폴로11호^1969년 7월 16일-24일 궤도선 : 컬럼비아호 착륙선 : 이글호 독수리는 착륙선 이글과 미국을 나타낸다.


6번 아이언 잡고 타샷

앨런 세파드는 1961년 5월 5일 머큐리(프리덤 세븐)를 타고 미국인 최초로 15분 동안 탄도비행에 성공한 사람이다. 그는 1963년 귀에 문제가 생겨 일시적으로 NASA에서 퇴역했다가 1968년 대수술을 받고 다시 NASA에 복귀했다. NASA는 그를 필요로 했기 때문이다. 그는 아폴로 14호의 선장이 돼 1971년 2월 5일 달에 착륙했다.

세파드는 에드거 미첼과 함께 바퀴가 둘 달린 리어카를 끌고 다니면서 달을 탐사했다. 당시만 해도 월면차(LRV)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달에서 했던 가장 중요한 실험은 인공지진을 일으켜 어떤 결과가 일어나는지를 살피는 것이었다. 당시 TNT(화약) 11t의 위력을 가진 새턴 V의 3단계 로켓을 점화시킨 결과 달은 마치 종처럼 흔들렸으며, 3시간 동안 떨고 있었다고 한다.

세파드는 34시간의 달탐사를 끝내고 돌아오려고 할 때 우주복 호주머니에서 골프공과 6번 아이언 헤드를 꺼냈다. 그리고 아이언 헤드를 막대기에 묶어 힘차게 골프공을 내려쳤다. 그는 지구 중력의 6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달에서 티샷을 하면 어떻게 될지 궁금했던 것이다. 세파드가 친 골프 공은 수백 야드를 날아갔다. 공기도 없고 중력도 약해 지평선까지 날아갈 것이라는 처음의 생각과는 달랐다. 그렇다면 달기지가 만들어졌을 때 농구를 하고 야구를 하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우선 농구장이나 야구장의 크기를 지구에서보다 훨씬 크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초능력이 생긴다
우주여행에서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은 하나같이 머리가 맑아지고 정신력이 보강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한다. 무슨 생각을 해도 금방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는데.

우주개발이 한창이던 1950년대에 미국과 옛소련은 텔레파시를 군사적으로 이용하려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1958년 미 국방부는 웨스팅하우스사에 위탁해 대서양을 항해 중인 원자력잠수함 노틸러스호와 2천km 떨어진 미국본토와 텔레파시 실험을 한 적이 있다. 이때 ESP카드(초심리학에서 사용하는 별, 파동, 구, 사각형, 십자 등 5종류가 섞인 카드)는 75%의 성공률을 보였다고 한다.

앨런 세파드와 함께 아폴로 14호를 타고 달에 착륙했던 에드거 미첼도 ESP 카드를 가지고 똑같은 실험을 했다. 달에서 지구까지의 거리는 38만km. 그는 25장의 ESP카드의 내용을 6분마다 한장씩 텔레파시로 미국 시카고에 살고 있는 초능력자 오롭 존슨에게 보냈다. 그러나 큰 성과는 없었다고 한다. 출발 전 케이프 커내버럴 기지에 있던 미첼이 시카고에 보낸 텔레파시는 50%의 성공률을 보였다. 만약 정상적이라고 한다면 20%여야 한다. 어쨌든 미첼은 달에서 돌아온 다음 자신이 초능력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NASA에서 퇴역한 다음 샌프란시스코에다 초능력연구소를 차렸다.

초능력을 느꼈다고 하는 사람은 또 있었다. 아폴로 15호를 탔던 어윈은 우주여행을 할 때 머리 속에서 갑자기 섬광처럼 빛나는 현상을 경험한 다음 머리가 맑아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우주여행을 할 때 왜 머리가 맑아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어떤 사람은 100% 산소로 호흡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100% 산소호흡을 꼭 우주에서 경험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표1) 인간의 달 착륙


우표사건

달에 다녀온 사람들은 잘만 하면 돈방석에 앉을 수가 있다. 아폴로 11호 때부터 내려온 전통 중의 하나는 달에 우주비행 기념우표를 붙인 봉투를 가지고 갔다가 달에서 스탬프를 찍고 사인을 한 다음 지구로 가져오는 것이다. NASA가 우주비행사들이 가까운 사람들에게 이를 선물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그런데 이 우표와 봉투가 수집가들에게 표적이 됐다. 아폴로 15호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스코트와 제임스 어윈은 독일의 우표상으로부터 각각 8천달러씩 받고 1백장의 우표를 가지고 달에 갔다. 그리고 앞서 말했던 ‘그짓’을 해서 가져왔다. 그런데 이 일이 발각된 것이다. NASA는 그들을 보호해주기 위해 아폴로계획이 끝나기 전에는 팔지 말라고 각서까지 받았다. 하지만 며칠 후 우표상에서는 스코트와 어윈이 가져온 우표가 1장당 1천5백달러에 팔리고 있었다. 스코트는 이 일 때문에 승진하지 못했다. 나중에 목사가 된 공범 어윈은 설교할 때마다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설명하면서 이 일을 자주 인용했다고 한다.

달 여행은 서늘한 시간에

아폴로 11호가 달에 머문 시간은 21시간 반에 불과하지만, 아폴로 17호가 머문 시간은 75시간(3일)에 이른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우주비행사들이 혹독한 달의 밤과 낮을 견뎌내는 대단한 기술을 지니고 있는 것처럼 생각했다. 달의 낮기온은 1백30℃, 밤기온은 영하 1백30℃에 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것은 오산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시간들은 모두 지구시간을 기준으로 한 것이기 때문이다. 달은 자전주기와 공전주기가 같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길이는 지구시간으로 각각 14일이다. 따라서 달의 하루는 지구시간으로 28일이고, 지구의 하루는 달시간으로 53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아폴로 11호는 달시간으로 47분 동안, 가장 길게 체류한 아폴로 17호는 2시간 43분 정도 밖에 달에 머물지 않았다.

아폴로 11호에서 17호까지 6번의 달착륙기간을 음력으로 환산해 보면, 대부분 상현달 시기인 음력 7-10일 사이에 도착한 것을 알 수 있다(표1). 이것은 모든 아폴로 우주선이 혹독한 달의 기온을 피하기 위해 달시간으로 이른 아침에 착륙했다가 기온이 올라가기 전인 오전에 다시 달을 떠났다는 것을 뜻한다. 아폴로 우주선들은 달이 서늘한 온도를 유지할 때 잠깐 방문했다가 돌아온 것이다. 만약 달기지를 만든다면 지구시간으로 14일마다 낮과 밤이 바뀌는 것과, 온도가 1백30℃에서 영하 1백30℃를 오르내리는 것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인간의 생존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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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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