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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다 비행기록 세운 콜롬비아호 해부

다국적 다인종 컬럼비아호 우주나들이

 

태양관측위성 스파르탄

 

컬럼비아호(STS-87)가 16일 동안의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컬럼비아호로서는 24번째 비행이며, 우주왕복선으로서는 88번째 비행이다.
이번 승무원은 모두 6명. 그런데 승무원들의 국적과 인종이 제각각 달라 화제를 모았다. 선장 케빈 크레겔(41세)과 조종사 스티브 린드세이(47세)는 미국인으로 백인이다. 우주항공전문가로 우주유영에 나섰던 미국인 윈스턴 스코트(47세)는 흑인이다.

미션 전문가인 칼파나 차우라(여, 37세)는 인도 태생. 또 일본인 최초로 우주유영에 성공한 도이 다케오(43세)와 우크라이나인 최초로 우주왕복선을 타고 우주여행에 나선 레오니드 카데뉴크(46세)도 눈길을 끈다. 황인종, 흑인, 백인이 함께 우주 나들이에 나선 것이다.

컬럼비아호는 지난해 11월 21일 케이프 커내버럴을 출발했다. 특이한 점은 이전의 발사와 달리 우주왕복선이 거꾸로 날았다는 점. 컬럼비아호는 발사후 6분 동안 머리를 아래로 두고 우주로 올랐다. 이렇게 하면 발사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 미항공우주국(NASA)의 설명이다. 또한 버뮤다 추적기지와의 통신도 원활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번 우주비행의 가장 큰 목적은 태양관측위성인 스파르탄을 우주유영을 통해 인간이 직접 지구궤도에 올려놓는 일이었다. 스코트와 다케오는 우주유영에 나서 스파르탄을 지구궤도에 올려놓는데 성공했으나, 스파르탄의 자동항법장치 이상으로 애초 태양 코로나와 태양풍을 관측하려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스코트와 다케오는 다시 우주유영에 나서 스파르탄위성을 회수했다. 우주식물학자인 카데뉴크는 우주공간에서 식물의 꽃가루받이에 관한 실험을 했다. 차우라와 린드세이는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을 대비해 컬럼비아호의 로봇팔을 작동하는 훈련을 했다. 스파르탄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을 때도 로봇팔을 이용해 도왔다.
 

달 궤도를 돌면서 자원을 조사할 루나 프로스펙터


핵융합 원료 찾으러 달 탐사 재개

달에는 어떤 자원이 있을까. 또 물은 없는 것일까. 그러한 비밀을 캐기 위해 1월 5일 미국의 루나 프로스펙터가 발사된다. 1972년 12월 마지막 달탐사를 마치고 돌아온 아폴로 17호 이후 26년만의 일이다. 루나 프로스펙터는 1년 동안 달의 극궤도를 돌면서 달의 구성물질, 화산활동, 중력 및 자기장 지도를 만든다. 또 얼마전 논란이 됐던 물의 존재도 확인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달에는 산화철, 알루미늄, 티탄과 같은 광물질이 매우 풍부하다. 또 우라늄과 칼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헬륨3(He3)이다. 핵융합 원료인 이 원소는 지구에는 적지만 달에는 매우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어떤 과학자들은 비싼 로켓을 쏘아서 가져오더라도 채산성이 맞다고 주장한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헬륨3를 가져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난해 달의 남극이나 북극에 가면 지표 아래에 물이 얼음 상태로 존재한다는 보고 있어 학계가 떠들썩한 적이 있다. 1994년 1월 미 국방부는 '별들의 전쟁'이라고 일컬어지는 전략방위구상계획(SDI)의 일환으로 클레멘타인이란 우주선을 달에 보냈다.

이 위성은 4개월 동안 달궤도를 돌면서 레이저를 이용해 달표면을 조사했는데, 이때 극에서 얼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전에는 달에 물이 없다는 것이 정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이번 루나 프로스펙터 계획에는 모두 6천3백만달러가 들었다. 30년 전 처음 달을 탐사할 때 들었던 2억6천만달러에 비하면 매우 저렴한 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물이 있을 것이라고 잘못 보고됐던 달의 북극 모습.


국제우주정거장 알파 건설 2단계 진입

미국, 러시아, 일본 등 16개 나라가 참여한 국제우주정거장 '알파'가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건설된다. 6월 화물선(FGB)이 처음으로 러시아의 프로톤로켓으로 발사되기 시작해, 7월에는 미국의 우주왕복선 (STS-88)이 우주실험실들을 우주로 나른다. 이와 관련해 언제부터 알파에 인간이 거주할 것인가 하는 것이 관심을 끌어왔다. 현재의 계획으로는 1999년 1월 국제우주정거장에 거주할 승무원이 처음 파견된다.

인류의 새역사를 장식한 3명의 우주인은 윌리엄 세퍼드(국제우주정거장 선장, 미해군 대령), 유리 기젠코(소유즈 선장, 러시아공군 대령), 세르게이 크리칼레프(조종사). 이들은 러시아의 소유즈를 타고 알파를 찾아가 5개월 동안 머물며 그동안 쏘아올린 알파의 구조물들을 조립한다.

두번째 알파 승무원들은 미국의 애틀랜티스호에 탑승한다. 선장은 러시아의 유리 우사체프가 맡고, 미국의 제임스 보스(미육군 대령)와 수잔 헬름스(미공군 중령)이 참여한다. 여성 우주비행사인 헬름스는 1993년 엔데버호, 1994년 디스커버리호, 1996년 컬럼비아호에 탑승했던 베테랑이다. 그녀는 3차례에 걸쳐 33일 동안 우주에서 지냈다.

3번째 승무원들은 소유즈를 타고 올라가 두달 동안 알파에서 거주한다. 케네스 바워삭스(선장, 미 해군 대령), 블라디미르 데추로프(조종사, 러시아공군 중령), 그리고 기술요원으로 미하일 튜린이 그 일을 맡게 됐다.

4번째 승무원은 유리 오누프리엔코(선장, 러시아공군 대령), 칼 왈츠(미공군 중령), 대니엘 버슈(미해군 대령)으로 구성될 예정. 이들은 2000년 초에 디스커버리호를 타고 올라갔다가 소유즈를 타고 지구로 귀환한다.
 

국제우주정거장 알파의 첫 승무원 왼쪽부터 크리칼레프, 세퍼드, 기젠코


우주왕복선의 산 역사, 컬럼비아호

세계적인 관심을 모았던 최초의 우주왕복선은 이번에 최다 우주여행(24회)을 마친 컬럼비아호다. 1981년 4월 12일 처녀비행에 탑승했던 우주비행사는 존 영과 로버트 크리펜 두 사람이다. 영은 20년이 넘는 우주비행 관록을 가지고 있었으며, 제미니와 아폴로를 탔다.

그는 나중에 최다 우주비행 기록을 세웠다. 제미니 3호(1965년), 제미니 10호(1966년), 아폴로 10호(1969년), 아폴로 16호(1972년), 컬럼비아호(1981년, 1983년) 등. 그는 아폴로 16호를 타고 달에 착륙하기도 했다. 크리펜은 미공군 유인궤도실험실 계획이 취소된 후 1969년 미항공우주국으로 옮겨왔다.
 

1998년 4월 뉴로랩 계획에 따라 발사될 컬럼비아호의 상징마크


컬럼비아호의 첫번째 비행은 성공적이었다. 그러나 50시간 동안 비행하는 두사람은 "어떻게 캘리포니아(발사지였던 케이프 커내버럴이 있는 미국의 주)로 돌아가지"라며 줄곧 지구귀환을 걱정했다. 그들은 결국 에드워즈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첫 우주비행에서 돌아온 컬럼비아호의 몸은 열을 막는 타일이 벗겨지는 등 온통 상처뿐이었다.

이것은 우주왕복선이 우주에서 돌아올 때마다 계속 문제가 됐다. 우주왕복선은 우주정거장 때문에 생겨났다. 미국은 옛소련과의 우주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엄청난 돈을 1960년대에 퍼부었다. 달에 먼저 가는 일이라면 미국이 앞서야 한다고 국민과 의회가 동의했던 것이다. 1965년 미항공우주국은 아폴로계획뿐 아니라 화성탐사를 위해서 우주정거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1970년대에 들어서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달정복은 성공했지만 우주계획에 엄청난 예산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우주계획을 수립하는 사람들조차 몰랐다. 단적인 예로 그들은 지금도 상상하기 힘든 1백여명이 거주하는 우주정거장 계획을 세웠다.
 

컬럼비아호가 두번째 우주여행을 떠나기 전(1981년 11월)


예산이 고갈되자 우주계획 입안자들은 우주정거장 건설에 앞서 화물과 사람을 우주로 나를 우주왕복선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기존의 우주로켓을 이용한 우주여행은 너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우주선이 필요했던 것이다. 우주왕복선은 1974년 컬럼비아호의 시험선에 해당하는 엔터프라이즈가 만들어지기 시작된 후 7년 후에 처녀비행에 나섰다.

그동안 우주왕복선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냉전시대가 종식되기 전에는 전혀 알 수 없었다. 1990년대 초가 돼서야 컬럼비아호를 비롯한 우주왕복선의 성과가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초기 컬럼비아호는 자체에 결함이 많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초창기에는 보조로켓과 열차단 타일에 관한 문제가 심각했다. 또 다른 임무가 있었다면 군사용 위성을 쏘아올리는 일이었다.
 

케이프 커내버럴에서 우주왕복선이 발사되는 모습


우주왕복선은 우주실험실로 잘 알려져 있다. 그 최초의 실험도 1983년 11월 컬럼비아호에서 이뤄졌다. 우주비행사들은 컬럼비아호 화물칸에 마련한 우주실험실(Spacelab-1)을 작은 튜브를 통해 오가며 우주실험을 했다.

컬럼비아호에서 이뤄진 실험 중에는 1991년 6월 있었던 '생명과학실험 1호'를 기억할 만하다. 당시 무중력공간에서 심장, 혈관, 폐, 신장, 호르몬, 내분비선 등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는 실험이 이뤄졌다. 또 우주멀미와 근육의 변화, 뼈와 세포의 변화, 그리고 지구로 돌아올 경우 중력적응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이 포함됐다.

30마리의 쥐와 2천4백78마리의 해파리가 우주여행에 동행했다. 이밖에도 단백질 결정의 성장실험(1992년 6월), 골다공증 연구(1992년 10월), 반도체 생산(1994년 3월) 등이 있었다.

1995년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일본의 여성 우주비행사 나이토무카이 치아키(46세)는 1994년 7월 컬럼비아호를 타고 15일 동안 우주여행을 했다. 그녀는 무중력상태에서 물고기들이 교미하고 달걀이 부화된다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다. 컬럼비아호에 탔던 1백44개의 달걀 가운데서 10개 가량이 부화됐다.
 

일본 여성우주비행사 무카이 박사


또 메다카라는 일본 물고기는 지상에서와 마찬가지로 사랑을 나눴다. 당시 우주에 보내진 실험동물은 메다카 4마리, 금붕어 6마리, 해파리 1백26마리, 도룡뇽 4마리, 도룡뇽 알 1백44개, 메다카 알 3백40개, 두꺼비 알 1백80개, 성게 새끼 1만1천2백마리, 파리 5백마리였다. 나이토무카이 박사는 우주여행 중 키가 4cm나 자랐다.

컬럼비아호가 보여줬던 쇼도 많았다. 1990년 1월 컬럼비아호는 우주에 6년 동안 방치해둔 '우주 토마토' 씨앗 1천2백50만개를 회수해 각 나라에 보냈다. 우리나라에도 3백세트가 보내졌다.

같은 해 12월 우주여행에 나선 반스 브랜드는 59세의 나이로 우주비행에 나서 가장 나이 많은 우주비행사가 됐다. 반스와 함께 탔던 4명의 천문학자들은 우주강의를 통해 학생들과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무중력에서 인간의 뇌가 어떻게 활동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우주쇼의 압권은 역시 1995년 10월 있었던 프로야구 시구일 것이다. 컬럼비아호 선장 바워삭스는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5차전 시구를 우주에서 실시했다. 그는 우주에서 시구하는 모습을 카메라로 담아 경기가 열렸던 제이콥스구장 전광판에 재생한 것이다.

비슷한 예가 또 하나 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이 열리기 전 컬럼비아호는 성화와 깃발을 우주로 가져갔다가 다시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전달했다.

컬럼비아호는 우주에서 인간의 수면은 어떻게 이뤄지고,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꽃이 어떻게 이는지 등 인간이 우주에서 사는데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실험을 해왔다. 그러나 우주에는 아직 많은 수수께끼가 있다. 내년 컬럼비아호가 우주동물원을 만드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컬럼비아는 그동안 군사위성이나 상업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려놓기도 했지만 주로 우주실험에 매달려왔다. 이와 달리 애틀랜티스호는 미르 도킹과 국제우주정거장 건설을, 디스커버리호는 지구자원 조사와 천체관측 등을 분업하고 있다.

내년 4월에 있을 컬럼비아호의 25번째 비행은 17일 동안 우주동물원을 운영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뉴로랩(Nurolab)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계획에는 미국, 일본, 캐나다, 유럽우주기구 등이 참여해 7개 영역의 31가지 실험을 실시한다.

자율신경계 연구에서는 중력과 혈압의 관계를, 수면 연구에서는 우주에서 수면시간이 지구에서보다 하루 평균 2시간 가량 짧아지는 이유를 조사한다. 수면실험에는 만병통치약으로 알려진 멜라토닌의 수면효과도 측정한다. 활동력 연구에서는 우주에서 공을 잡는 능력을 평가하는데, 소리를 들을 수 없는 미세중력 상태에서 뇌가 시각만으로 자신의 행동을 결정할 수 있는지를 알아본다.
 

우주에서 만든 단백질 결정


쥐를 이용한 포유류 연구에서는 무중력 상태에서 뇌와 신경의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는지, 수생동물 연구에서는 담수뱀장어와 황새치가 무중력 상태에서 보이는 반응을 조사한다. 또 신경생물학 연구에서는 쥐들이 무중력상태에서 뇌와 신경계가 정상적으로 발육하는지를 관찰한다. 귀뚜라미를 이용하는 신경유연성 연구에서는 신경계의 발육에 유전자와 환경변화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한다. 이러한 연구는 인간이 우주비행을 하면서 수면이나 신경계 등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에 대한 실마리를 풀어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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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01월 과학동아 정보

  • 홍대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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