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쥐라기공원’에 나오는 공룡의 피부색은 현재 지구상에 살고 있는 파충류를 보고 상상해 낸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확실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은 멸종돼 유사종이 없는 고생물의 피부색은 알아내기가 더욱 어렵다. 최근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구진은 고생물의 피부색을 정확히 알아내는 방법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생물의 피부색은 색소체의 색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됐다. 그러나 생물이 화석화될 때 피부 깊숙한 층의 색소체들이 피부 겉층의 색소체보다 잘 보존될 수 있으므로, 화석에 포함된 색소체만 가지고 생물의 피부색을 짐작하는 것은 완전하지 않다.
연구진은 보존상태가 좋은 화석들을 다수 분석하고 다양한 종류의 생물체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생물의 피부색은 피부 겉층의 색소체 뿐만 아니라 세포의 구조에도 영향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약 3천5백만년 전에 살았던 수중 갑주어류(Ostracods)의 세포구조를 분석해 본 결과, 세포구조가 회절을 일으키는 격자구조로 돼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동물의 등 부분에는 붉은 색소층과 함께 격자구조가 있었고 배 부분에는 여러 층의 회절격자구조가 발견됐다. 이 구조에 빛이 비췄을 때 등은 연분홍 진주빛을 띠고 배는 은회색을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러한 정밀한 분석을 통해 공룡의 화석을 분석한다면 머지않아 쥐라기 공원에 등장하는 공룡들의 완전한 피부색을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