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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M무인은행현금자동입출금기

철분농도로 위조지폐 판단

몇 년전만 해도 은행을 가기 위한 필수준비물은 도장과 통장이었다. 또 은행업무가 끝나기 전 때맞춰 가지 않으면 낭패 당하기 일쑤. 그러나 이제는 공휴일이나 밤늦은 시간에도 입금이나 출금 같은 은행업무를 은행카드 하나로 간단하게 해결할 수 있다. 바로 길 건너에 설치돼 있는 소위 '자동화코너'때문이다. 자동화코너의 주인공인 현금자동입출금기에 대해 알아보자.

현금자동입출금기의 영어 표현은 ATM(automated teller machine)이다. ‘자동으로 금전출납을 해주는 기계’라는 뜻. ATM은 무인 은행이나 마찬가지다. 대출, 외환, 상담업무를 제외한 웬만한 은행업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퇴근할 필요도 없고, 월급을 줄 필요도 없기 때문에 싼 비용으로 은행업무를 대신해주는 매력적인 물건이다.

ATM 등장 이전에는 현금 인출만 가능한 현금자동지급기(CD, cash dispenser)가 ‘무인 은행’의 대명사였다. 88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1천대 이상의 CD기가 설치됐고 1993년을 전후로 해 ‘자동화코너 붐’이 일어나면서 1만2천-1만3천대의 CD기가 설치됐다. 작년까지 3만6천-3만7천대의 CD기가 가동 중이다.

그런데 CD기는 현금을 찾는 것만 가능하다. 이왕이면 은행이 문을 닫는 밤이나 공휴일에도 저금을 할 수 있고, 다른 은행에도 돈을 부칠수 있으면 더 편리하지 않을까. 그래서 등장한 것이 현금자동입출금기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외환은행에 10대, 조흥은행에 4대, 광주은행에 1대를 설치한 것이 처음이다. 현재는 3천대 정도가 보급돼 있다. 앞으로는 ATM이 CD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자동화 코너’는 보통 땅 값이 비싼 시내 중심부에 많이 설치되고 있다. 한가지 일만 하는 CD보다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ATM이 공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①입금

CD에 비해 ATM의 가장 큰 장점은 입금 기능이다. 얼마만큼의 현금이나 수표가 들어왔는지, 또 진짜인지 가짜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이미 가지고 있는 돈을 이용자의 요구에 따라 출금해주는 것보다 어려울 수밖에 없다. 최근 가짜 돈을 입금시켜놓고 다른 곳에서 진짜 돈을 출금해가는 일이 발생해 가짜 돈 식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금의 경우 지폐의 두께와 크기를 검사하고, 빛 투광도와 지폐 표면의 철분농도를 감지해 위조여부를 판단한다. 한편 수표는 수표 아래부분에 자성을 띠는 잉크로 인쇄된 글자를 그대로 읽어들여 검사한다.

그런데 검사 기준을 엄격하게 하면 ATM의 위폐 감별 능력은 올라가겠지만, 진짜까지도 가짜로 판단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지폐가 여러 사람 손을 거치다보면 손상되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마만큼 검사기준을 까다롭게 하느냐가 관건이 된다.

한편 입금한 돈이 쌓여 다시 출금할 수 있는 ATM은 순환ATM이라고 하고, 입금과 출금이 별도인 것은 비순환 ATM이라고 한다. 비순환식인 경우 가짜 돈을 입금한 사람을 추적하기가 용이하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는 돈을 낱장으로 입금을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봉투채 입금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고객이 ATM이 제공하는 봉투에 돈을 넣어 입금하고 양심적으로 얼마를 넣었는지를 입력하는 방식. 이 방법은 나중에 사람이 일일이 입금액을 확인해야 하며 금액이 맞지 않을 경우 분쟁의 소지가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도입하지 않았다.

②출금

ATM의 가격은 약 4천만원 정도. 그렇다면 ATM이 보유할 수 있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ATM은 3천장의 돈을 담아 놓을 수 있는 상자를 두 개 가지고 있다. 10만원권 수표로 모두 채운다면 최대 6억원까지 담아놓을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한쪽에는 1만원권을, 나머지는 10만원권 수표를 ‘적당히’ 채워 놓는다. 1천원권이나 5천원권은 3천장이라고 해도 얼마되지 않기 때문에 취급하지 않는다. 또 은행에서는 도난방지를 위해 폐점시간이 되면 외부에 노출돼 있는 ATM과 CD 안에 있는 돈을 회수한다.

③④통장, 카드 인지

아직까지 자기띠에 저장된 데이터만 읽어들이지만, 기종에 따라서 IC 카드를 읽는 것도 있다. 데이터는 입력된 암호번호와 함께 모뎀을 통해 은행의 중앙전상망으로 전달된다. 그러면 신원을 조회하고 입금과 출금 내용을 기록한 후 카드나 통장을 돌려준다.
ATM 을 이용하면 사용한 내역이 적혀있는 명세표를 받는다. 이것은 이용자에게 주는 것과 ATM 자체 보관용 두 개가 동시에 인쇄된다.

화면

ATM 생산 초기에는 메뉴판이 떠 있는 화면이 브라운관이었지만, 점차 액정화면으로 교체되고 있다. 단색으로 보이는 브라운관에 비해 액정화면은 총천연색이 가능하다. 요즘은 손가락만 대면 선택되는 터치스크린 방식도 등장하고 있다. 액정화면 위로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막이 형성돼 있는데, 여기에 손가락이 들어가면 손가락 때문에 차단된 적외선이 XY좌표로 표시돼 어디에 손가락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접속구성도

모든 CD와 ATM은 해당 은행의 중앙컴퓨터와 전산망으로 연결돼 있다. 그리고 각 은행의 중앙컴퓨터는 은행감독원의 컴퓨터와 연결돼 있다. 그래서 A은행 ATM에서 B은행으로 입금과 출금이 가능하다. 가끔 ‘공동전산망 장애로 사용이 중지되고 있습니다’라는 표시가 나오면서 ATM이 작동하지 않는 것은 바로 은행끼리의 거래를 담당하는 컴퓨터에 이상이 생겼기 때문이다.

은행마다 자동화코너의 운영시간이 다른 것은 은행마다 중앙컴퓨터 운영시간이 다르기 때문이다. 타 은행간의 거래 가능한 시간이 정해진 것은 바로 은행감독원의 컴퓨터가 24시간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든 CD와 ATM은 해당 은행의 중앙컴퓨터와 전산망으로 연결돼 있다.


보안장치

돈을 다루는 기계이다 보니 보안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그래서 ATM은 여러 가지 보안장치로 무장하고 있다. ATM은 외부로부터 위협이 가해지면 작동을 중지하고 잠금장치가 가동된다. 망치로 두드리거나 발로 차는 것 같은 충격이 가해질 경우, 자신에게 맞는 열쇠가 아닌 물리적인 힘이 작용되는 기미가 감지될 경우, 또 땅에서 5-8cm 이상 들릴 경우, 화재나 용접 등에 의해 외부 온도가 80℃ 이상 올라갈 경우 입출금 등 모든 동작이 중단된다. 물론 감시카메라나 감시버튼으로 전문 보안 서비스회사와 전화선으로 연결돼 24시간 감시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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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곽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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