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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 탐지기로 질병추적

꾀병환자 금새 들통난다

병이 생기면 체온이 변한다. 열이 얼마나 오르는지 알면 통증의 정도를 알 수 있다. 첨단 적외선 촬영기를 이용해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열을 추적하는 체열의학을 살펴보자.

TV나 영화의 수사물을 보면 꾀병을 부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사기범들이 곧잘 등장한다. 일부러 뼈에 약간 금이 갈 정도로 몸을 자해한 후 지나가는 자동차에 ‘슬쩍’ 뛰어들거나 행인과 부딪쳐 넘어지고는 ‘허리가 삐끗했다’거나 ‘다리가 아파 일어나지 못하겠다’면서 호들갑을 떠는 장면들이 나온다. 사기범들은 통증을 과장되게 표현하며 막대한 치료비를 요구한다.

가해자와 피해자는 병원에 가서 정확한 상해 정도를 측정한다. 사람들은 보통 뼈에 이상이 있을 때 검사하는 기계로 CT(컴퓨터단층촬영장치)나 MRI(핵자기공명장치)를 떠올린다. 그러나 이 기계들은 뼈의 해부학적 이상을 판독할뿐 통증의 정도를 알려주지 못한다. 사기범들은 이점을 이용, 약간 금이 간 것을 근거로 막 넘어갈 정도로 통증을 호소한다. 이때 ‘가해자’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적외선 체열촬영기(DITI)로 아픈 부위를 검사하는 것이 한가지 방법이다.

내장에 염증 생기면 피부가 뜨끈

체열촬영 검사는 인체의 피부에서 발산되는 열을 감지하고, 이를 등고선 모양의 체열 지도로 나타내 신체의 이상 부위를 진단하는 방법이다. 몸의 어느 부위에 통증이 오면 피부의 체온이 변한다. 이때 체온은 정상보다 높아지거나 낮아진다. 온도 변화가 클수록 통증도 크게 느껴진다. 따라서 사기범들의 체열을 기계로 측정하면 아프다고 말하는 부위가 정말 ‘아픈지’ 금방 드러난다. 이처럼 인체 전체, 또는 특정 부위의 체온을 측정해 그 변화를 과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병을 진단하고 치료에 응용하는 분야를 체열의학이라 부른다.

피부에는 많은 혈관과 신경이 밀집돼 있어 체온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체표면에서 수mm 깊이 이내의 체온은 주로 사람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통제되는 자율신경계에 의해 조절된다.

만일 피부 내부에서 세포들의 대사 작용이 증가하면 그 부위의 온도는 올라간다. 병원균이 침입해 이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염증, 그리고 피부 암세포의 활발한 작용이 대표적인 경우다. 또 화상을 입었을 때 온도가 올라가는 것은 당연하다.

이에 비해 자율신경계가 자극돼 그 부위의 혈관이 위축될 경우 온도는 내려간다. 한겨울에 동상이 걸려 감각이 마비된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그렇다면 몸 내부에 질병이 생긴 경우는 어떨까. 즉 피부와 멀리 떨어진 내부 장기에 병이 생긴 것을 어떻게 피부 온도로 감지할 수 있을까.

내부 장기에 이상이 생길 때 피부의 특정 부위가 아프게 나타난다는 사실로부터 판단할 수 있다. 이를 연관통(referred pain)이라 부른다. 예를 들어 심장의 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증이 있을 경우 환자는 대부분 흉부에 심한 통증을 느끼지만, 이 외에도 왼쪽 어깨 부위와 팔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 원리를 이용하면 몸 내부의 질병도 피부에서 열로 감지할 수 있다. 온도가 올라가는지 내려가는지를 결정하는 원인은 피부의 경우와 동일하다. 예를 들어 위에 염증이 생기면 해당 부위의 피부 온도는 올라간다. 또 척추를 다치면 그곳을 지나는 신경이 자극을 받고, 이 신경이 지나는 특정 부위에서 피부 온도가 내려간다.

물론 정상적인 경우에도 피부의 온도는 변한다. 피부는 항상 외부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환경에 따라 온도가 달라진다. 외부 기온이 너무 낮을 경우 몸의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도록 피부 부위에서 혈류가 줄어들고 혈관이 수축된다. 반대로 외부 온도가 높아지면 피부는 땀을 배출하면서 열을 발산한다.

환자의 체열을 측정할 때 ‘정상적인’ 피부 온도의 변화를 고려하기 위해 환자는 20℃ 정도의 방에서 15분 간 대기한 후 촬영에 임한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외부 온도의 변화에 의해 발생하는 자연적인 체온 변화는 제거되기 때문이다.
 

(그림1)피부에 연관통을 일으키는 내장 부위^신체 내부에 질병이 생기면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통증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횡경막이 아프면 어깨의 피부에도 통증이 생긴다.(그림1)피부에 연관통을 일으키는 내장 부위^신체 내부에 질병이 생기면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통증이 일어난다. 예를 들어 횡경막이 아프면 어깨의 피부에도 통증이 생긴다.


유방암 조기진단
 

(그림2)몸에 바른 진흙이 건조하는 모습^배 부위에 열이 나 진흙이 빨리 말랐다.(그림2)몸에 바른 진흙이 건조하는 모습^배 부위에 열이 나 진흙이 빨리 말랐다.


체열의학의 시조는 히포크라테스였다. 히포크라테스는 환자의 몸에 진흙을 얇게 덮은 뒤 부분적으로 빨리 건조되는 곳을 질병 부위라고 예측했다. 이것이 문헌상 가장 오래 된 체열 검사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환자의 질병 상태와 통증, 혈류 분포, 신경학적 이상에 의한 피부의 온도를 연구 하는 것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재까지 축적된 모든 의학 분야의 지식이 필요하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체계적인 체열 연구는 근래에 들어 시작됐다.

1968년 미국과 일본에서 ‘체열의학회’가 출범한 후 활발한 연구 활동이 진행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센서를 몸에 직접 대고 열을 측정하는 ‘접촉식 체열촬영기’를 주로 사용했다. 최근에는 몸에 대지 않고 컴퓨터화된 적외선 촬영기로 측정하는 연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0년대 중반 접촉식 체열 촬영기가 여러 병원에 도입돼 연구가 진행됐으며, 1989년 적외선 체열촬영기가 영동세브란스병원에 처음 도입되면서 체열의학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다. 체열의학회가 결성된 것은 1990년이다.

체열영상을 의학적으로 이용한 것은 1956년 캐나다의 로손 박사가 유방암을 촬영한 것이 최초다. 최근 들어 유방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조기진단법이 여러 각도에서 연구됐지만, 아직 만족할만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암 덩어리의 지름이 최소 0.5cm 이상 돼야 유방 방사선 촬영기나 유방 초음파 진단기에 감지되기 때문이다. 또 환자가 자신의 유방을 만져 덩어리가 감지될 때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상태에서 유방암은 어느정도 진행된 셈이다.

체열촬영기는 이런 단점을 보완해준다. 암에 걸리면 암세포의 빠른 대사작용 때문에 그 주변의 피부에는 많은 열이 발생한다(그림 3). 즉 암 덩어리가 0.5cm 크기로 되기 훨씬 이전에도 암세포의 대사가 왕성하기 때문에 체열촬영기로 유방암의 진단이 가능하다. 따라서 중년 여성의 경우 매년 1-2회 정도 정기 검진을 받을 때 덩어리가 만져지기 전에도 유방암의 조기진단이 가능하게 됐다. 이때 방사선으로 인한 인체의 피해는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피부의 온도를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질병으로 디스크병을 들 수 있다. 척추뼈 사이에는 척추간판이라는 젤리같은 물질이 있다. 이것은 두꺼운 조직에 묶여 제자리에 있다가 조직이 약해지면 빠져나와 척수의 앞 뒤 근육이나 신경, 그리고 주변 조직을 누른다. 그 결과 다리가 저리거나 운동능력이 줄어들면서 통증이 느껴진다.
 

(그림3)유방암 촬영 모습^오른쪽 유방 상부에 0.5cm의 유방암이 발생한 부위의 온도가 현저하게 올라가 있다.(그림3)유방암 촬영 모습^오른쪽 유방 상부에 0.5cm의 유방암이 발생한 부위의 온도가 현저하게 올라가 있다.


급성·만성에 따라 색깔 달라져

흥미로운 점은 척추간판이 튀어나온 정도와 통증의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즉 척추간판이 많이 튀어나와도 환자가 별 불편을 느끼지 않을 수 있고, 반대로 약간만 튀어나와도 통증이 무척 심할 수 있다.

그 원인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의사는 튀어나온 정도와 무관하게 환자의 통증이 얼마나 심한지 알아야 한다. 뼈의 해부학적 구조를 규명하는 기존의 CT나 MRI로는 알아낼 수 없는 사실이다.

체열촬영이 적용되는 부분이 바로 이곳이다. 디스크의 경우 신경이 자극돼 혈관이 수축했기 때문에 통증이 느껴지는 해당 부위의 온도는 떨어진다. 또한 통증이 심할수록, 그리고 급성일수록 온도는 많이 떨어진다. 반대로 통증이 약하거나 만성일수록 온도가 떨어지는 정도는 적다.

체열촬영은 특히 척추간판이 여러 곳에서 튀어나온 경우에 유용하다. 의사는 어느 부위에서 가장 심하게 통증을 느끼는지 알아야 수술의 범위를 결정할 수 있다. 이때 체열의 분포를 보면 어떤 부위의 온도가 가장 심하게 변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도움을 준다.

척추병은 단지 디스크에 한정되지 않는다. 척수에 종양이 생기거나, 척수 가운데 물주머니가 길게 생긴 경우, 그리고 골수에 염증이 생긴 경우 등 다양한 질병이 발견되고 있다. 이때 환자의 신경학적 변화나 병의 중증 여부, 그리고 치료의 효과를 측정하는데 체열촬영이 유용하다.
 

(그림4)디스크병의 수술 전후 모습^수술 전 사진(왼쪽)에서 오른쪽 다리의 온도가 떨어진 것이 보인다. 수술 후(오른쪽)에는 온도가 올라가 좌우 다리의 온도차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그림4)디스크병의 수술 전후 모습^수술 전 사진(왼쪽)에서 오른쪽 다리의 온도가 떨어진 것이 보인다. 수술 후(오른쪽)에는 온도가 올라가 좌우 다리의 온도차가 별로 나타나지 않는다.


갓난 아기의 아픈 부위

말을 못하는 어린이나 장애자, 그리고 동물이 아파서 괴로워할 때 병을 쉽게 진단할 수 있다는 면에서 체열의학의 장점은 빛난다. 실제로 미국의 많은 수의학 대학에서는 체열촬영기로 동물의 전신을 촬영함으로써 어느 부위에서 비정상적인 온도를 보이는지 쉽게 찾아내는 방법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동물에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는 경우도 사전에 알아낼 수 있다. 예를 들어 큰 돈이 걸린 경마 경기에서 출발 직전에 흥분제를 투여하거나 다른 말에 외상을 입히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때 경주마들의 체열을 촬영함으로써 빠른 시간 내에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

체열의학의 응용은 의학의 전 분야로 확대되고 있다. 치과에서는 턱관절의 이상을 진단할 때 사용되고 있다. 환자가 입을 벌리거나 음식을 씹기 힘들 때 보통 X-선으로 촬영하지만, 턱관절에 문제가 생긴 후 일정 기간이 지나야 뼈의 변화가 발생하기 때문에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체질에 따라 몸이 ‘냉’한 정도를 판단하는 한의학의 경우 체열촬영을 이용하면 진단이나 치료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생명을 좌우하는 상황이 긴박하게 진행되는 수술실에서도 체열촬영이 한몫한다. 예를 들어 장기이식 수술을 할 때 혈류의 공급이 순조로운지, 그리고 이식된 장기가 정상적으로 살아있는지를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또 심장을 수술하려면 일단 심장을 마비시켜야 하는데, 수술을 끝낼 때 마비 상태로부터 잘 회복되는지, 그리고 별다른 질환이 나타나지 않는지를 감시할 수 있다.

체열의학적용 사례

사진에서 색깔은 무지개색에 흑ㆍ백을 더해 백ㆍ빨ㆍ주ㆍ노ㆍ초ㆍ파ㆍ남ㆍ보ㆍ흑색의 순서로 온도가 낮아짐을 뜻한다.

1.다한증/손에 땀이 많다

다한증이란 몸의 체온 조절에 필요한 양 이상으로 과다한 땀을 흘리는 상태를 말한다. 일부의 경우 당뇨병, 갑상선병, 두부 손상 등의 원인에 의해 2차적인 증상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대개의 경우 정확한 질병이 없는 건강한 상태에서 나타난다. 이를 본태성 다한증이라 부른다.

본태성 다한증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자율신경계가 비정상적으로 자극을 받았다는 점만이 알려져 있다.

본태성 다한증에 걸리면 손바닥과 발바닥에 땀이 많이 나며, 심한 경우 겨드랑이와 몸통, 얼굴에도 땀이 많이 발생한다. 얼마 전까지 이 증상에 대한 진단은 사람의 눈에 의존해 왔다. 그래서 치료를 한 경우에도 땀이 나는 정도를 판단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 실정이었다.

그러나 체열촬영기로 측정하면 땀에 의한 온도 소실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있다. 손에 땀이 많이 나면 온도가 떨어지는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따라서 치료가 효과적으로 진행됐는지를 제대로 비교할 수 있게 됐다.

2.자율신경 이상/이유없이 아프다

넘어지거나 부딪치는 등 외부로부터 물리적인 타격을 받았을 때 골절이나 근육의 손상, 그리고 신경의 절단이 없는데도 근육이 위축되고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다. 예를 들어 오토바이에서 떨어진 사고 후 왼팔이 아프고 팔이 가늘어져 힘을 못쓰게 된 젊은이가 병원을 찾았다. 이때 CT나 MRI, 그리고 혈액 검사를 거쳐도 모두 정상으로 판명된다. 심지어 근전도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다.

지금까지 이 증상에 대한 진단은 경험이 풍부한 일부 의사에 한해서 이뤄졌다. 하지만 체열촬영을 하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된다. 통증이 느껴지는 부위의 온도가 현저히 오르거나 떨어지면 그 부위의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긴 것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면 치료가 훨씬 쉬워진다.

3. 당뇨 합병증/피 안통해 발이 썩는다

당뇨병에 걸리면 수많은 합병증세가 따른다. 특히 당뇨병이 오래 지속되면 말초 신경에 손상이 나타나고 혈류에 장애가 오는 일은 피할 수 없는 증상으로 알려져 있다.

발의 감각이 무뎌지고 제멋대로 움직여져 자주 여기저기에 부딪혀서 멍들기 일쑤다. 또 발은 심장과 가장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혈류 장애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 결과 발에 염증이 잘 생기고 심하면 피부가 썩어들어가는 현상이 진행된다. 항생제의 투여에도 불구하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아 결국 발을 자르는 경우도 생긴다.

당뇨병 환자의 발 부분을 매년 2회 정도 체열촬영하면 다리의 혈류 장애 여부를 쉽게 알 수 있다.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온도가 떨어지는 원리를 적용한 것이다. 다리를 자를 정도로 증세가 심해지기 전에 예방하는 일이 중요하다.

4. 위-식도 역류/위산이 넘어온다

위의 소화액(위산)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아래 부위의 점막이 손상을 입어 통증이 나타나는 질병이다. 이때 통증이 가슴에서 느껴지기 때문에 환자들은 심장에 이상이 생기지 않았나를 먼저 의심한다. 하지만 심장을 검사하면 정상 판정이 나온다.

현재 이 질병을 진단하는 방법은 식도와 위의 연결 부위에 염산을 떨어뜨려 환자가 가슴의 통증을 느끼는지 판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의 느낌에 주로 의존하다보니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실정이다.

체열촬영의 경우 생리식염수와 염산을 주입해 비교하는 방법을 사용한다. 위-식도 역류가 나타나는 경우 생리 식염수를 떨어뜨릴 때는 별다른 변화가 없지만 염산을 주입하면 온도가 심하게 떨어진다. 정상인의 경우 두가지 모두에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질환이 있는데 통증을 느끼지 못한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 방법이다.

집에서 활용하는 체열의학
급성은 찬 찜질, 만성은 더운 찜질

운동을 하다 넘어져 발목이 삐거나 멍이 들었을 때 그 부위는 열이 나면서 빠르게 부어오른다. 이때 상처를 가라앉히려면 찬 찜질을 해야할까, 더운 찜질을 해야할까.

신체부위가 부어오르는 것은 혈관이 부분적으로 파괴돼 체액(림프액)이 혈관 바깥으로 배출될 때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때 더운 찜질을 하면 혈관 표면적이 늘어나 체액배출이 더욱 늘어난다. 따라서 혈관을 수축시켜 부은 것을 없애기 위해서는 찬 찜질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어깨결림이나 류머티즘과 같이 만성 질병인 경우는 다르다. 오랫동안 체액이 빠져나간 상태이므로 이 노폐물들을 제거하고 상처부위에 영양분을 제공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이때 더운 찜질을 하면 혈관이 확장돼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노폐물 제거가 쉬워진다. 또 혈액순환이 증가하므로 영양분도 잘 공급된다. 즉 상처부위가 급성이냐 만성이냐에 따라 찜질의 온도가 바뀌어야 한다.

화상을 입었을 때는 어떨까. 심한 경우 병원에 가는 것이 제일 좋지만, 혈관이 파괴된 상태이기 때문에 붓는 것을 막기 위해 일단 깨끗한 찬물로 식히는 것이 좋다. 어떤 사람은 살균효과를 노려 독한 알코올을 뿌리기도 하는데, 알코올은 자극적이어서 오히려 고통을 증가시킬 수 있다. 그나마 소주는 도수가 낮아 살균효과도 미미하다.

차갑고 뜨거운 정도는 얼마일까. 일정한 기준이 없다. 찬 찜질에는 얼음이나 수돗물이 사용된다. 더운 물의 온도는 보통 40℃. 하지만 ‘불쾌하지 않은 정도’가 적절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무리하면 오히려 통증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의 사항 한가지. 더운 찜질 시간은 20-30분 정도가 적당하다. 이 시간이 지나면 몸은 스스로 그부위를 식히려는 작용을 한다. 즉 찜질을 오래하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단 쉬다가 되풀이 하는 것은 무관하다.(김훈기 기자)

체열촬영기가 걸어온 길
온도계에서 적외선 망원경까지

서양의경우 몸의 발열과 질병이 어떤 관계를 가진다는 언급은 기원전 1500년 경부터 발견된다. 이후 기원전 400년 경 히포크라테스는 여러 형태(악성, 양성, 급성 등)의 열을 정의함으로써 체열에 대한 이론을 체계화시키기 시작했다. 당시부터 수세기 동안 열이 나는 것 자체가 하나의 질병으로 생각됐으며, 피부를 직접 만져봄으로써 진단이 가능하다고 여겨졌다.

현재 체온을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기계로 개발된 것은 두가지 종류, 즉 접촉식 촬영기와 비접촉식 적외선 촬영기다. 몸에 기구를 접촉시켜 체온을 잰다는 개념은 온도계의 등장으로 실현되기 시작했다. 16세기에 갈릴레이가 처으으로 온도계를 만들었다. 그러나 유리 튜브의 윗부분이 열려있는 기구였기 때문에 대기 압력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현재와 같은 온도계는 17세기에 들어서면서 만들어졌으며, 온도계의 기준 온도를 물이 어느 점과 끓는 점을 기준으로 삼기 시작했다.

최근까지 사용된 접촉식 체열촬영기는 1960년대 초에 개발됐다. 온도 변화에 따라 색이 변하는 액정물질(콜레스테롤의 벤조산 에스터유도체)을 기계평면에 코팅하고 이 부위에 신체를 접촉시킨다. 이때 신체부위의 온도에 따라 색이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굴곡이 있는 신체부위를 촬영하면 골고루 영상이 나타나지 않으며, 접촉 후 열이 분산돼 신체부위의 온도가 변해서 두 번째 촬영한 영상이 첫 번째 영상과 차이가 난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비접촉식 적외선 촬영기의 개발은 열의 복사(radiation)현상이 발견되면서 가능성이 열렸다. 1790년 모든 물체가 열을 복사하며, 온도가 높을수록 복사량이 많아진다는 점이 아려졌다. 1800년 경 허셜은 암실에서 스펙트럼으로 분산된 가시광선 파장을 관찰하던 중 적색의 바깥 부위에서 온도계의 눈금이 올라가는 현상을 발견했다. '적외선'부위가 발견된 순간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면서 물체로부터 방출되는 복사열 중 적외선 부위를 측정하는 기계가 만들어졌다. 대표적인 예가 적외선망원경과 적외선카메라였다. 이들은 2차 대전과 한국전에서 군사적 목적을 활발히 사용됐다.

1960년대 초반에 상업적인 적외선 카메라가 상품화됐다. 당시에는 흑백 영상으로 볼 수 있었는데, 점진적인 발전을 거듭해 눈으로 쉽게 온도차를 알 수 있도록 색상화된 것이 현재의 적외선 촬영기이다.
 

글 : 김훈기
글 : 장호열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척추센터
글 : 김영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척추센터
이미지 출처 : GAMMAㆍSYGMA

과학동아 1997년 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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