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함부로 뜯지 마세요
하드웨어에 꽤 정통한 사람도 노트북의 내부를 살펴볼 기회란 그리 많지 않다. 데스크톱보다 훨씬 비싼 돈 주고 산 물건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염려 때문이다. 실제로 큰 덩치를 A4 종이 한장 크기에 담은 노트북은 내부 구성이 매우 정밀해 전문가가 아니면 함부로 뜯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내부는 정전기에 매우 약해 전문가라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수리 도중 더 큰 화를 초래할 수 있다.
CD롬 드라이브와 사운드카드는 기본
지난 몇 년 사이 데스크톱에 CD롬 드라이브와 사운드카드 등의 장착이 보편화되면서 노트북에도 멀티미디어화가 급속하게 진행됐다. 초기에 나온 멀티미디어 노트북에서는 무게를 줄이기 위해 외장형 CD롬 드라이브를 연결해 사용했지만, 요즘은 높이를 대폭 줄인 노트북 전용 제품을 한 몸에 담았다.
최근 등장한 것들은 데스크톱보다 두께가 얇은 6배속 CD롬 드라이브를 사용하고 있다. 외장형 CD롬 드라이브는 PCMCIA 타입 II 슬롯에 장착해 사용하는데, 여기에 TV수신카드 등을 장착하면 야외에서도 TV를 시청할 수 있다. 노트북의 사운드카드는 하나의 칩으로 제작해 메인보드에 꼽아 사용한다.
키보드 간격을 넓혀라
제품에 따라 다르지만 노트북에는 보통 90개 내외의 자판이 붙어 있다. 1백개 이상의 키를 가진 데스크톱용에 비해 훨씬 적은 숫자이긴 해도, 키 하나가 2-3가지의 기능을 수행하도록 설계돼 기능상으로는 동일한 역할을 충분히 커버한다.
노트북의 키보드는 약점이 많은 부분이다. 일단 자판 하나하나의 크기가 작고, 표준 데스크톱용 키보드에 비해 자판 간격도 조밀해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오타가 많이 난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IBM에서는 자사의 싱크패드 시리즈 일부 제품에 이른바 ‘나비(butterfly)형 키보드’를 내놓아 큰 호평을 받았다. 나비형 키보드는 인체공학을 바탕으로 뚜껑을 열면 키보드 중간이 좌우 양쪽으로 나뉘어져 키보드 간격이 늘어나도록 설계된 것이다.
보통 키보드는 기계식과 멤브레인식으로 나뉜다. 기계식은 각 자판 밑에 ㄷ자형 스프링을 넣어 누를 때마다 소리가 난다. 반면 멤브레인식은 스프링 대신 탄력 있는 특수막을 넣어 살짝 손만 대도 문자가 입력된다. 물론 두 방식 모두 기능상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노트북 제조회사들은 대개 자사가 고집하는 방식으로 키보드를 제조하고 있다.
내부열 발산 위해 방열판 이용
노트북을 위험에 처하게 하는 요소는 외부로부터의 충격과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 특히 액정은 가벼운 충격에 의해서도 큰 상처를 받을 수 있어 항상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러 망가뜨리기를 작정하지 않은 이상 노트북을 팽개칠 사람은 없으므로 내부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열이 더 큰 문제.
원래 CPU에 작업 부하가 걸리면 80℃ 가량 열이 발생한다. 노트북을 한참 사용하고 나서 밑판을 만져보면 뜨끈뜨끈함을 느낄 수 있는데, 이는 바로 CPU의 발열 때문이다. 물론 열이 나는 것은 데스크톱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데스크톱은 상대적으로 공간도 넉넉해 자연 냉각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열을 외부로 발산시키기 위해 CPU 위에 팬을 달아 강제로 냉각시키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노트북은 공간 효율성을 위해 냉각 팬을 달지 않는다. 또 열을 외부로 내보내면 다른 부품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부분의 노트북은 보드에 꼽힌 CPU 윗면에 열 전도율이 높은 금속 방열판을 맞대놓아 열을 발산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
노트북 전용 CPU, 낮은 전력 소모가 핵심
겉보기엔 똑같아도 노트북에 들어가는 CPU는 데스크톱의 그것과 사뭇 다른 제품이다. 대부분의 IBM 호환기종에 메인프로세서를 공급하고 있는 인텔사는 노트북용 CPU에 별도의 하이테크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은 이른바 ‘VRT’(Voltage Reduction Technology)라 불리는 저전력 소모기술과, 연산작업을 하지 않을 때는 자동으로 전원 공급을 차단하는 파워다운 기술.
VRT는 3백30만개의 트랜지스터로 구성된 노트북용 펜티엄 프로세서의 외부 핀은 3.3V로 작동시키고, 프로세서의 내부 핵심부분은 2.9V로 작동하게 한다. 이에 따라 같은 급의 데스크톱보다 최대 40%의 절전효과를 거둘 수 있다.
파워다운 기술은 CPU에 해당과제가 없으면 스스로 전원을 공급받지 않도록 설계한 것인데, 이는 배터리의 수명을 늘려주는 역할을 한다.
노트북 사전에 업그레이드란 없다
현재 전세계 PC업체들이 만드는 노트북의 메인보드는 표준이 없다. 인텔에서 제조하는 메인프로세서나 그 호환 CPU를 사용하는 IBM 호환기종이라고 해도, 회로기판을 구성하는 각 부품과 회로는 모두 각 회사의 독자적인 설계에 의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고장이 났을 때 고칠 수 있는 방법도 제한적이다. 아예 부품을 갈아야 하는경우가 더 많은 것이다. 작은 공간에 데스크톱에 들어 있는 모든 것을 집어넣기 위해 복잡한 회로의 상당 부분을 몇개의 칩으로 만들어 사용하지만, 이렇게 해도 회로기판 양면은 노트북 전용 부품으로 빼곡하게 채워진다.
데스크톱의 최대 장점은 뭐니뭐니 해도 뛰어난 확장성에 있다. 대부분의 PC 뚜껑을 열어보면 적어도 2-3개의 슬롯이 항상 비어 있기 때문에 여기에 각종 기능카드를 꼽을 수 있어 필요한 기능은 언제든 보충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노트북은 이 부분이 취약하다. 두께가 얇다보니 데스크톱에서 사용하는 주변장치들을 그대로 사용하기도 힘들고, 대체로 노트북 전용의 주변장치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트북에는 사실상 업그레이드란 개념이 없다”고 말한다. 풍성한 공간을 가지고 있는 데스크톱과 비교해 새로운 장치가 들어갈 공간이 절대 부족한데다가, 워낙 정밀한 제품이라 램을 증설하거나 하드드라이브의 용량을 바꾸는 일(착탈식 하드디스크의 경우) 외에 사용자가 손 댈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하드디스크 슬림화 가속 중
현재 데스크톱에 사용되는 하드디스크는 10GB가 넘는 것까지 나와 있으나 노트북용은 2GB가 최고 용량이다. 하지만 하드디스크의 용량은 3-4개월에 한번꼴로 크게 늘어나고 있어 한계를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데스크톱용은 3.5인치 하드디스크를 사용하지만, 노트북에는 2.5인치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2.5인치 하드디스크보다 먼저 나온 제품 중에는 3인치짜리도 있는데, 이는 큰 만큼 가격이 더 싸다.
요즘 노트북에는 준비된 슬롯에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착탈식 하드디스크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착탈식 하드디스크는 한가지 이상의 운영체제를 선택적으로 사용하거나, 데이터 백업을 받아두는 데도 유용하다.
휴대하기 펀하냐, 큰 화면이냐
액정 화면은 노트북의 제조 원가중 30% 이상을 차지하는 부품이다. 요즘 판매되는 대부분의 노트북은 이른바 ‘TFT-LCD’(Thin Film Transistor -Liquid Crystal Display)라 불리는 박막액정표시장치를 화면으로 사용한다. 실리콘으로 된 얇은 반도체막을 덮은 유리판 두장 사이에 고체와 액체의 중간성질을 지닌 액정을 넣고, 여기에 전기 자극을 줄 때마다 액정 내에 생기는 빛을 굴절시켜 문자 등을 띄워준다. 액정화면은 데스크톱 모니터로 사용하는 음극선관(CRT)보다 전력 소모가 적고(소비전력 2.3W), 선명한 색상을 표시한다는 장점이 있다. 무게는 대략 6백g.
노트북에 사용되는 액정은 오랫동안 10.4인치가 주류를 이루었으나 PC 환경이 윈도를 기반으로 한 그래픽 환경으로 바뀐 요즘은 12.1인치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현재까지 나온 노트북용 액정의 최대 크기는 지난달 LG전자가 발표한 14.1인치. 지난 10월에는 일본 후지츠사가 13.3인치 LCD를 내놓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