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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구성하는 물질과 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러한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먹거리의 대차대조표를 만들었다. 또 기본영양소 외에도 식품에는 여러가지 첨가물이 들어있는데, 이들의 역할은 무엇인지 함께 알아보자.

항간에서 우리들의 외모가 먹는 음식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빈대떡에서 피자로 먹거리 문화가 바뀌어가면서 우리들의 체구와 외모도 서양형으로 점점 변해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음식물을 먹는다. 어떤 물질을 먹고 있으며, 얼마나 먹고 배설하는지를 함께 짚어보자.
 

현재 사용되는 식품첨가제는 3천여조. 맛, 색깔, 부패방지 등을 위해 사용되지만 여러가지 부작용도 낳았다.


지각과 생명체의 차이
 

(표1)^지각과 생물체의 원소 비교


인체는 고도로 정밀화된 기계장치와 같다. 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에너지원이 되는 무엇인가를 열려진 소화기관으로 공급해줘야 한다. 그렇다고 아무 것이나 마구 먹어서는 안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만 적재적소에 그리고 적시에 공급해야 된다. 과연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표1)은 지각과 생물체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을 나타낸 것이다. 생물체가 지각과 두드러지게 다른 점은 산소(O), 탄소(C), 수소(H), 질소(N)가 많이 들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생물체는 지각을 구성하는 원소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필요한 원소들을 취사선택해 끌어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우리는 '물질대사'라고 부른다.

이 원소들은 우리 인체 내에서 어떤 형태로 존재할까? 이미 잘 알고 있겠지만 탄소, 수소, 산소는 탄수화물과 지질의 기본 구성원소다. 여기에 질소가 더 들어간 것이 단백질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원소들이 필요하다. (표2)는 우리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물질의 구성비를 보여준다.
 

(표2)^인체를 구성하는 물질의 구성비


그럼 이제 확실해졌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 물질들이다(물론 궁극적으로는 원소들이겠지만). 그래서 우리는 이 물질들을 섭취하기 위해 때론 고달프게 때론 흥겹게 하루하루를 버텨나간다.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얼마나 흡수하고 얼마나 배설하는지도 관심거리다. 물론 먹고 마시는 양에는 개인차가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흡수하고 배설하는 양은 (표3)과 같다.

(표3)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들어간 물질의 양과 나오는 물질의 양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바로 생물체만이 가지는 특징인 물질대사에 의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체내에서 여러가지 물질대사가 이뤄져 물질의 종류와 구성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들의 몸은 '굴뚝없는 화학공장' 이라고 할 수 있다. (표3)에서 눈여겨볼 만한 것은 물(H₂O)이다. 물은 섭취하는 양보다 배설하는 양이 상당히 많아져 있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할까.

우리는 과학동아 6월호에서 호흡에 대해서 알아본 적이 있다. 호흡은 포도당과 같은 영양분을 산소로 태우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에너지 화폐(ATP)가 나온다고 했다. 이 과정을 딱딱한 화학반응식으로 써보면 다음과 같다.
 

(표3)^사람이 하루동안에 섭취하는 물질과 배설하는 물질의 구성비


${C}_{6}$${H}_{12}$${O}_{6}$(포도당) + 6O₂ + 6H₂O
→ 6CO₂ + 12H₂O + 38ATP

이 화학반응식을 보면 들어간 물은 6분자인데 나온 물은 12분자가 된다. 여기에 물이 늘어난 비밀이 있다. 생명체는 호흡으로 에너지원을 산화시킬 때 물을 양산하고 있다.

또한 탄수화물의 경우도 재미있다. (표3)을 보면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많은데도 불구하고, (표2)에서 볼 수 있듯이 인체를 구성하는 탄수화물은 거의 없다. 그 이유 역시 대부분 호흡과 관련돼 있다. 탄수화물은 궁극적으로 호흡에 의해 포도당과 같은 에너지원으로 전환돼 소모되고 일부는 단백질이나 지방 등으로 전환된다.

탐구활동/우리들의 간식거리

그렇다면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음식물에는 어떤 것들이 들어있을까. 즐겨먹는 빵류, 과자류, 라면류, 빙과류 등을 조사해보자.

◇ 조사할 점
1. 각각의 식품에 몇가지 영양소가 들어있는가?
2. 어떤 종류의 비타민과 무기염류가 들어있는가?
3. 영양소 이외의 어떤 것들이 첨가돼 있는가?

(표4)와 (표5)는 동작고 1학년 학생들이 조사한 몇가지 식품의 포장지에 기재된 성분표다. 즐겨 먹는 간식거리를 조사하다 보면 영양소 이외에도 다른 것들이 첨가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식품첨가물들은 주로 색을 내기 위해, 향을 만들기 위해, 장기적 보존을 위해 사용된다. '신문스크랩'은 식품첨가물의 허용치에 대해 신문에 게재됐던 내용이다. 이를 읽어보고 식품 첨가물에 대해 생각해 보자.

천태만상의 식품첨가물
 

(표4)^식품의 주요 구성성분


식품첨가물에 대한 생각은 식품 제조회사, 소비자보호단체, 환경단체가 각각 다를 수 있다. 그래서 학계에 알려진 몇가지 인공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알아보려고 한다.

소비자들의 의식이 높아짐에 따라 지금은 방부제를 사용하는 빵이 거의 없는 듯하다. 방부제는 체내 세포에 독성을 끼쳐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통해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어묵 등의 제품은 2-3%의 과산화수소액을 순간적으로 사용해 표백 효과를 얻는다고 한다. 식품 중의 과산화수소는 비교적 장기간 남아 있기 때문에 사용 기준을 정해 잔존량을 규정하고 있다.

표백분과 차아염소산나트륨은 유지, 전분 등의 표백과 음료수, 야채 등의 살균소독에 사용되는데, 무기질이나 다른 화학물질과 반응해 해로운 화학물을 생성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음료수에 포함된 비타민 E를 파괴하거나 우리 몸에 유익한 장내 세균을 죽이는 작용을 한다고 한다.

빙과류에는 인공 식용색소가 사용된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고 있는 합성 색소는 31종 정도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인공색소로는 적색 4호(소시지), 황색 4호, 황색 5호(젤리, 초코볼, 환타), 아질산나트륨(햄), 청색1호(겨자가루) 등이 있다.

햄, 베이컨, 소시지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아질산나트륨은 단백질과 결합해 암, 빈혈증, 구토, 호흡 기능 악화 등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니트로시민이라는 물질을 만든다.

인공조미료는 많은 논쟁을 야기시켰던 물질로 1986년 국제소비자기구가 매년 10월 16일을 ``'화학조미료 안 먹는 날'로 지정할 정도다. 자연 조미료인 것처럼 광고하는 다시다, 감치미 등도 주요 성분은 핵산, 즉 화학 조미료다. 맛소금의 경우도 10% 정도가 화학조미료다. 화학조미료에는 맛을 내는 식품첨가물인 글루타민산나트륨이 들어있다. 이는 중국음식증후군(중국음식을 먹고나면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얼굴경직, 가슴 압박감, 불쾌감을 일으킴), 어린이 뇌손상, 천식, 우울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콜라에 카페인이 들어있다는 것은 너무 유명한 예다. 카페인은 일시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소화 기능을 촉진하지만 자꾸만 카페인 음료를 찾게 만드는 중독성이 있다. 카페인 음료를 많이 섭취하면 불면증, 두통, 구토, 정서적 불안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첨가물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우리의 주변을 감싸고 있는 현실이다. 이제는 인공 식품첨가물이 아닌 자연 식품첨가물을 사용하던 옛 선조들의 먹거리문화를 다시 생각할 때가 됐다.
 

(표5)^과자의 영양정보표시


식품첨가물 허용치의 함정

식품제조업계뿐 보건전문가까지도 식품첨가제 때문에 우리가 식품빈곤국을 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식품부유국일수록 곡물이나 육류, 생선, 야채, 과일의 가짓수보다 가공한 식품이 더 많다.

한국인을 보릿고개에서 건져준 라면을 비롯해 요구르트, 과자, 청량음료, 즉석요리를 위한 중간 가공품들, 햄과 소시지, 피자와 햄버거 등 가게에서 파는 식품들 중 첨가제를 쓰지 않은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현재 사용되는 식품첨가제는 3천여종. 영양 강화용에서부터 맛을 좋게 하거나 색깔을 좋게 하기 위해, 부패와 변질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지만 이것들이 인체에 들어가 다른 여러가지 나쁜 작용을 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허용량을 정하는데, 그 과정은 무척이나 까다롭고 신중하다. 그 허용량은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식량농업기구가 위촉한 권위있는 과학자 수백명이 보통 2년여의 실험결과를 토대로 회의에 회의를 거듭해 정한다.

회의 대변인은 "실험쥐에서 안전치를 구한 다음 그 수치의 1백분의1 이하로 사용량을 규제하므로 일생동안 매일 먹어도 아무 해가 없다" 고 말한다. 이 말을 들으면 식품 첨가제가 든 식품을 먹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이 설명은 표본이 무엇이며 먹는 사람의 기준이 누구냐에 따라 결정적 위해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별로 고려하지 않은 것 같다. 실험쥐에게 인간이 먹는 것처럼 여러 종류의 식품첨가제가 든 음식을 현재와 같은 인간적 환경에서 먹여 얻은 실험결과냐 아니냐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소시지에는 허용된 식품첨가제가 무려 6종에서 20여종이 들어간다. 서양식은 소시지와 함께 빵 속에 들어가는 몇가지 야채의 화학성분만 따지면 아주 간단히 그 정량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한식처럼 음식의 종류와 반찬이 다양한 경우 허용량의 기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막연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김치젓갈까지 곁들여지면 더욱 그렇다.

이처럼 민족마다 식단문화와 식음문화가 다른데 거기에 맞춰 어떤 제품에 첨가제 허용치를 정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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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 09월 과학동아 정보

  • 신영준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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