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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반상대성 이론의 예언

중력은 공간을 휘게 한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공상과학 속에서나 통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드넓은 우주 곳곳에는 일반상대성이론을 증명해주는 현상들이 많다. 블랙홀 중력파 중력렌즈 등 그 예들을 찾아 나서보자.

현대 과학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경향은 온 우주를 실험실화하려는 시도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구상에서 도저히 다룰 수 없는 속도 질량 에너지 등을 가진 현상들이 ‘우주 실험실’ 에서는 항상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상대론적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은 ‘우주 실험실’ 에 다양하게 존재한다. 이것들이 상대성이론에 대한 우리의 신뢰를 더욱 굳혀주고 있음은 물론이다.
 
예언1. 해가 빛을 휘게 한다 에딩턴의 개기일식 실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중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은 질량을 가진 물체뿐 아니라 질량이 없는 물체인 빛마저도 휘게 한다. 뉴턴의 중력이론은 질량을 가진 물체 사이의 운동만을 설명할 수 있으므로 중력에 의해 빛이 휘는 현상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만일 태양을 지나는 별빛이 있다면 그 빛은 태양의 중력장에 의해 휘어진 공간을 따라 움직이므로 직진하지 않고 휘어야 한다.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통해 태양 옆을 지나는 빛이 약 2초의 각만큼 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그의 예언은 당시의 학자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워낙 난해한 수학에 의존하고 있고, 빛이 휘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혁신적인 것이었기 때문이다.

1919년 천문학자 에딩턴은 아인슈타인의 예언을 확인하려고 개기일식을 보기 위해 아프리카로 찾아갔다. 그의 관측 결과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주었다. 평소 낮엔 별을 볼 수 없지만 개기일식 때는 달이 해를 가리는 덕분에 그 주변의 별들을 볼 수 있다. 에딩턴이 시도한 방법은 이 별들을 사진으로 찍어 두었다가 약 6개월 뒤 그 별들이 다시 밤하늘에 나타날 때 찍은 사진과 비교하는 것이다. 만약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다면 태양으로부터 가까운 별들의 위치가 달라져야 하고, 태양으로부터 멀리 있는 별일수록 그 위치이동이 점점 더 작아져야 한다. 에딩턴의 관측은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증명해 줌으로써 유명해졌다.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하기 위한 비슷한 실험이 또 있었다. 이번에는 가시광선을 방출하는 별이 아닌, 전파를 방출하는 퀘이사들이 지구에 보내오는 전파의 편향을 관측했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로 중력에 의해 공간이 휜다는 것을 검증할 수 있었다.

상대성이론 에피소드 계산은 신이 틀렸다

에딩턴이 개기일식을 통해 아인슈타인의 예언을 입증하자, 아인슈타인은 "이론이 맞으니 그것은 당연한 결과" 라고 담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자 일제 로젠탈-슈나이더가 이를 축하하면서 "만약 개기일식 관측 결과가 상대성이론이 틀렸다고 입증했다면 어떻게 했을 것인가" 라고 아인슈타인에게 물었다. 그러자 아인슈타인은 역시 담담한 표정으로 "그래도 내 계산은 맞으니, 그 경우엔 신의 계산이 틀렸다고 할 수밖에"라고 대답했다.(나대일/세종대학교 지구과학과 교수, '아인슈타인과의 두뇌게임'에서)
 
(그림) 에딩턴의 개기일식 관측 실험

예언2. 뉴턴역학으로 풀지 못한 수수께끼 수성의 근일점 이동

태양계 내에는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숙제가 있었다. 바로 수성의 근일점 이동이다. 근일점 이동은 수성의 타원 궤도가 닫히지 않아 근일점이 1백년마다 각크기 43초씩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근세의 천문학자들은 뉴턴 역학으로 이 현상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어서 수성과 태양 사이에 아직 발견되지 않은 행성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불칸(Vulkan)이란 이름까지 지어진 이 행성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다.

케플러의 법칙에 따라 모든 행성은 타원궤도 운동을 한다. 이 타원궤도의 장축과 단축은 고정돼 있지 않고 태양 질량 분포의 불균일성이나 다른 천체의 영향으로 세차운동을 하게 된다고 뉴턴 역학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일반상대성이론에서는 다른 천체 등의 영향 없이 행성 자체의 중력효과만으로 세차운동을 한다. 세차운동의 크기는 태양과 행성간의 거리에 반비례하기 때문에 태양에 가까운 행성일수록 그 효과가 커지게 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수성의 경우 한번 공전하면 0.1초 정도 움직이는데, 1백년 정도 쌓이면 약 43초의 값을 가진다. 1940년대 수성의 근일점이동을 측정한 결과 그 값은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했던 것과 일치했다.

등가이론은 일반상대성이론의 출발점 중력질량과 관성질량은 같다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에 관한 이론이다. 1915년 아인슈타인에 의해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되기 이전에도 중력이론은 있었다. 그것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뉴턴의 중력이론이다. 하지만 뉴턴의 중력이론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다. 1887년 마이켈슨-몰리의 실험에서 광속은 어떤 관측자에 대해서도 불변이라는 사실이 증명됐다. 즉 빛의 속도보다 빠른 것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뉴턴의 중력은 원격작용이라 일컬어지는 상호작용으로, 아무리 먼거리라도 순간적으로 전달된다. 왜냐하면 뉴턴의 만유인력법칙은 오로지 거리의 역제곱에만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력이 빛보다 빨리 전달된다는 것은 광속불변의 원리에 어긋난다.

이 광속불변의 원리로부터 1905년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바 있었다. 10년 후 이것을 더욱 확장해 아인슈타인은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묘하게도 일반상대성이론에 실마리를 던져 준 것은 바로 무너져가는 뉴턴의 고전역학이었다. 뉴턴 역학에는 2가지 '질량' 의 개념이 등장한다. 하나는 뉴턴의 제2운동법칙인 가속도의 법칙(F=ma)에 등장하는 관성질량이고, 또 하나는 만유인력의 법칙(F=mg)에 등장하는 중력질량이다.

관성질량은 힘과 가속도의 비례상수로서 존재하지만, 중력질량은 중력을 발생시키는 원천으로서의 질량이다. 중력 질량은 마치 전기력의 전하와 같은 성질을 지닌 것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두 개념을 지닌 질량이 사실상 서로 같다는 것이 바로 등가원리다.

등가원리는 뉴턴 베셀 외트뵈시 디케 등에 의해 수차례 검증돼 왔다.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지고 이해하기 쉬운 것은 1896년 부다페스트에서 행해진 외트뵈시의 실험이다.

등가원리를 기초로 태어난 일반상대성이론은 그 유명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으로 표현된다. 이 방정식에서 중력효과는 4차원 시공의 곡률로 나타난다. '중력=시공간의 기하'라는 등식은 중력이 어떻게 시공간을 휘게 하는지를 설명해준다. 일반상대성이론을 검증해 준 것은 수많은 천문현상들이다.(김창모/건국대학교 물리학과 박사과정)
 
(그림3) 블랙홀의 상상도

예언3. 빛이 탈출할 수 없는 곳 우리 은하의 블랙홀

태양계가 속해 있는 우리은하에서도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명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블랙홀(black hole)의 존재 자체가 바로 그 증거다. 일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태양의 경우 현재의 크기를 가질 때는 주위를 지나는 빛이 조금 휘게 된다. 만일 태양의 크기가 질량이 변하지 않는 가운데 점점 더 줄어든다면 빛이 휘는 각은 점점 더 커져야만 한다. 그리하여 마침내 태양 반지름 1.5km가 되도록 수축하면 빛은 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빨려 들어가게 된다. 이것을 블랙홀이라고 부르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블랙홀과 그 동반성은 유입물질원반에 의해 X선을 방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백조 자리의 첫번째 X선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Cyg X-1이다. Cyg X-1말고도 블랙홀의 예는 많다. 우주망원경을 이용한 블랙홀의 사냥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최소 태양 질량의 약 3배에 이르는 동반성을 갖는 것으로 여겨지는 A0620-00별도 역시 블랙홀을 가진 쌍성의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이외에도 컴퍼스자리 Cir X-1, X선을 내지는 않지만 보이지 않고 질량이 큰 동반성을 지닌 마차부자리 별(Aur)과 거문고자리 별(Lyr), 그리고 오리온자리의 BM별(BM Ori) 등도 블랙홀이나 최소한 중성자별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적지 않다.

상대성이론 에피소드 특수상대성이론의 한계

빛이 중력장에서 굽는다면 특수상대성이론은 틀린 것이 아닐까.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는 항상 일정하다. 그런데 빛이 중력장에서 굴절되는 것은 빛의 속도가 일정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물컵 속에 꽂은 빨대가 굴절돼 보이는 현상 역시 물 속에서 빛의 속도가 광속보다 작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결국 특수상대성이론은 맞지 않는 이론이다.

특수상대성이론은 중력장이 작을 경우만 맞는 근사치 이론이다. 중력이 아주 센 중성자별, 은하의 중심, 블랙홀에서는 특수상대성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나대일/세종대학교 지구과학과 교수, '아인슈타인과의 두뇌게임'에서)
 
(그림1) 중력파

예언4. 질량을 가진 물체, 움직이면 파동 생긴다 워낙 미약한 중력파

질량을 가진 물체는 공간에 중력장을 형성한다. 그 물체가 진동하거나 움직이면 그 중력장도 진동해서 공간으로 처지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파다. 중력파는 마치 전하가 운동하면 전자기파를 내는 것과 비슷하다. 이러한 중력파의 존재 역시 아인슈타인의 중력장 방정식의 한 해로 탄생했다. 이 역시 전자기파가 맥스웰 방정식의 한 해로 주어지는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중력파는 전자기파와 달리 워낙 세기가 약해서 검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 중력파의 세기는 전자기파의 10의 수십제곱분의 1정도로 약하다.

미국의 테일러와 헐스는 1974년 보이지 않는 동반성과 쌍성을 이루고 있는 펄사(pulsar, 강한전파를 내는 중성자별)를 관측했다. 이 두 별은 불과 해의 반지름 거리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초속 약 3백km의 엄청난 속도로 약 8시간마다 서로 공전하고 있다. 이 쌍성이 방출하는 중력파는 에너지를 빼앗아 달아나기 때문에 두 별이 점점 접근하며 공전주기가 빨라진다. 테일러와 헐스는 공전주기가 매년 약 1만분의 1초씩 짧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는데 이는 상대성이론으로 계산한 이론치와 완전히 일치했다. 테일러와 헐스는 이 발견의 공로로 1993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중력파 검출장치

중력파 검출 장치는 대체로 두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첫번째는 역학적 검출 장치로 중력파에 의한 물체의 변형을 직접 측정하는 방법이다. 1957년 웨버에 의해 만들어진 중력파 검출기의 원형은 2m의 알루미늄 원통을 진공에 설치하고 이것의 진동을 측정하는 것이었다. 1969년 웨버는 이런 형태의 검출기로 중력파를 측정했다고 보고했지만 뒤이은 확인 작업 결과 중력파에 의한 진동이 아님이 밝혀졌다. 이후 이런 역학적 검출 장치의 변종들이 많이 등장했으나 중력파를 검출해내진 못했다.

중력파를 검출하는 또 다른 방법은 광학적 간섭에 의한 측정장치다. 이는 마이켈슨-몰리의 실험장치와 비슷한데, 중심의 엇뉘어진 거울을 향해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면 이 반투명의 거울에 의해 레이저 광은 각각 90도로 나뉘어지고 다시 거울에 반사돼 되돌아와 합쳐진다. 여기에 중력파가 지나가면 레이저 광의 위상을 변화시켜 간섭 무늬를 만든다. 레이저 광의 진행 경로가 길면 길수록 측정의 감도는 높아진다. 대표적으로 독일 뮌헨에 있는 막스플랑크연구소의 간섭계는 길이가 30m다.

중력파의 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또한 그 검출이 매우 어렵다는 것이 인식되자 1980년대 말에 미국에서 수km의 광로를 가진 레이저 간섭계의 건설을 추진했다. 미국국립과학재단(NSF)의 후원 아래 MIT와 칼텍이 공동 추진하는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LIGO(Laser Interferometer Gravitational-wave Observatory)로 2억 달러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LIGO 계획이 완성되면 중력파의 검출이 좀 더 용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자극을 받아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연구팀들은 길이 3km의 마이켈슨 간섭계(VIRGO)를 건설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참고로 인터넷의 웹 서비스를 이용하면 LIGO나 VIRGO의 더욱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데 각각의 홈 페이지는 "http://www.ligo.calech.edu/LIGO_web/LIGO_home.html"과 "http://lalinfo.in2p3.fr/virgo/developments.html%7E"이다.(김창모/건국대학교 물리학과 박사과정)
 
(그림2) 중력렌즈^먼 은하에서 오는 빛들도 다른 은하 주위를 지나면서 역시 휜다. 따라서 때로는 그림과 같이 1개의 은하가 여러개의 모습으로 보일 수 있게 된다.

예언5. 거대한 은하가 빛을 휘게 한다. 중력렌즈 발견

중력렌즈는 중력장에 의해 빛이 극적으로 휘는 효과다. 강한 중력원 근처의 시공이 휘어지고, 이 때문에 빛이 굴절돼 마치 렌즈와 같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다만 이 렌즈는 대체로 점모양의 중력원에 의해 빛을 굴절시키기 때문에 완벽한 광학렌즈의 구실을 하지 못하고 하나의 상이 두 개로 보인다든가 또는 고리 모양으로 비친다. 특히 우리은하로부터 멀리 떨어진 퀘이사와 같은 천체들은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은하나 은하단 때문에 쌍둥이 케이사로 보여지는 경우가 많다.

아벨(Abell)2218이라 불리는 은하들이 많이 밀집된 지역에서도 이런 쌍둥이 은하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이들의 상당수가 중력렌즈에 의한 효과라고 보여진다. 또한 수많은 활 모양을 한 은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데 이 역시 중력렌즈에 의해 나타난다.

이런 중력렌즈 현상 중에서도 유명한 것은 '아인슈타인의 십자가' 라 불리는 것이다. 이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는 다섯개의 천체가 십자가처럼 배열돼 있다. 가운데의 G2237+0305라는 은하가 렌즈 구실을 하고, 80억광년 떨어져 있는 하나의 퀘이사가 4개의 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 아인슈타인의 십자가는 얼마전 허블우주망원경에 찍혀 더욱 유명해졌다.

중력렌즈는 하나의 천체를 고리모양으로 변환시킨다. 이를 '아인슈타인의 고리' 라고 한다. 이 고리가 불완전해 닫히지 않은 것을 '아크' 라고 한다. 천문학자들은 남반구 하늘에서 볼 수 있는 대마젤란은하에서 해 질량의 약 4배, 약 10배 정도의 블랙홀을 각각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X선원인 LMC X-1과 LMC X-3를 추적하고 있다. 대마젤란은하는 우리은하를 공전하는 위성은하이기 때문에 거리가 약 16만 광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서 비교적 수월하게 추적되고 있다. SMC(소마젤란 은하) X-1 또한 블랙홀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다.
 

1996년 02월 과학동아 정보

  • 박석재 이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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