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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음향-음압과 주파수의 하모니

드림머신에서 스포츠카의 굉음까지

템포가 빠른 배경 음악을 틀어 매출액을 증가시킨 슈퍼마켓이 있듯이 음향은 인간의 기분을 좌우하는 최고의 감성요소다.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자동차의 고급감을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감을 느낀다. 파도가 치는 소리 또한 비슷한 효과를 준다고 한다. 또 슈퍼마켓에서는 템포가 빠른 배경음악을 틀어 매출액이 증가됐다는 사례도 있다. 이처럼 음향은 소음과는 달리 사람의 기분을 좌우하는데 크게 기여한다.

소리란 물체에서 발생되는 진동이나 마찰과 같은 기계적인 에너지가 공기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우리는 청각을 통해 끊임없이 소리에 의한 자극을 받고 있다. 우리가 들을 수 있는 주파수의 범위는 20Hz에서 2만Hz 사이인데, 여기에는 아무런 의미도 없는 불규칙한 주파수를 발생하는 소음도 있고 정확한 비례의 주파수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소리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의 귀에 아무런 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방음 시설을 완벽하게 갖추고 벽면이 소리를 흡수하는 재료로 둘러싸인 무향실(anechoic chamber)에 들어가면 대부분의 사람은 멍한 상태와 함께 귀에 통증을 호소한다고 한다.

소리는 음압(sound pressure)과 주파수(frequency)란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소리의 시끄러운 정도는 음압과 관계가 있으며 음의 높고 낮음은 주파수와 관계가 있다. 이러한 시끄러운 정도나 음의 높낮이를 느끼는 것은 우리 귀의 특성에 따라 일어나는 현상이어서 귀에 민감한 주파수에서는 같은 음압을 가진 소리라도 저주파 소리보다 크다고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물리적인 측정치와 심리적으로 느끼는 소리와의 사이에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소리의 자극을 생활이나 산업에 이용한 실례는 수도 없이 많다. 안정감과 휴식상태를 촉진시키는 장치인 이른바 드림 머신(dream machine)도 그중 하나다. 일본에서 개발된 이 장치는 현대인의 정신 피로를 회복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는데, 뇌파중의 α파(8-13Hz)가 잘 형성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양쪽 귀에 음자극을 α파의 절반 위상차를 갖도록 고안됐다. 즉 양쪽 귀에 15분의 1-26분의 1초 간격을 가진 동일 음자극을 주면 오른쪽 음과 왼쪽 음 사이의 맥놀이 현상 때문에 α파 형성이 촉진돼 명상 효과를 쉽게 얻도록 한 것이다. 이 장치는 뇌파지도를 통해 그 효과가 입증됐다.

오늘날 음향학의 발전으로 오디오 기기나 실내 음향 설계 기술은 날로 발전하고 있다. 입체 음향의 효과를 더하기 위해 사운드 채널을 증가시킨 서라운드 사운드나, 잔향 효과를 전자회로화 해서 연주 장소에 따라 음향 효과를 재현해내는 기술도 보편화돼 있을 정도다.

그러나 이같은 전통적인 관점의 음향학 외에도 제품의 개발과정에서는 음향의 감성적 측면이 고려돼야 한다. 예를 들어 승용차 문의 경우 경량화를 시도하다 보면 문의 무게가 가벼워져 문닫히는 소리가 고급스럽지 못하게 되는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문닫히는 음의 감성공학적인 연구가 필요한 것이다.

사람과 기계의 인터페이스(manmachineinterface) 측면에서 보더라도 음향은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코닥사에서 개발한 디스크타입의 필름을 장착하는 카메라의 경우 구조상 셔터가 눌리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돼 있으나 촬영자들에게 고급감을 전달하지 못하고 셔터가 언제 눌렸는지에 대한 감이 없어 인위적으로 음을 삽입한 사례도 있다.


코닥이 만든 디스크 카메라는 셔터의 작동감을 위해 원래 소리가 나지 않게 설계된 것을 고쳐 음을 삽입했다.


또한 포드사에서는 자동차의 엔진음에 대한 감성공학적 연구를 통해 엔진음의 종류에 따라 사람들이 연상하는 자동차 타입을 연구한 끝에 '머스탱'의 엔진음을 스포츠카에 가깝도록 조종해 사용자들의 욕구에 맞도록 노력하기도 했다.

한편 감성공학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듣기좋은 소리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소음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방법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현대인이 겪는 생활 속의 소음원은 자동차 항공기 각종 기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소음을 완전히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소음원 자체에서 발생되는 소음을 줄이거나 흡음시키는 방법, 소음이 전파되는 경로를 방음벽 등으로 차단하는 방법 등은 얼마든지 연구될 수 있다.

소리를 분석하는 방법에는 시간에 따라 음압의 변화를 살펴보는 방법과 일정기간 동안의 소리가 어떤 주파수로 이루어져 있는가를 분석(spectrum analysis)하는 두가지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현재 소음 평가에 사용되는 주파수 가중치인 dBA는 저주파 영역(infra sound, 1-1백Hz 사이의 소음으로 우리 귀에 들리지 않음)에서는 잘 맞지 않으며, 또한 5-10dB 정도 과소 평가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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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11월 과학동아 정보

  • 이남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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