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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기술 과대포장돼 있다

미국 NRC 보고서, VR장벽 다각도 지적

 

데이터지갑과 헬멧안경을 쓰면 쉽게 가상세계를 체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가상현실의 연구자들은 멋진 환상의 합성세계를 체험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근 '가상현실 세상을 뒤바꾼다' '일상생활로 파고든 가상현실' '가상현실이 현실로' 등의 제하에 각종 매스컴에 소개되고 있는 VR(Virtual Reality) 관련 기사를 보면 가상현실의 기술적 문제들이 모두 해결돼 이미 우리 주변에 가상현실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지난해 가을 NRC(미국연구회의) 보고서에서 컴퓨터과학자 심리학자로 이루어진 전문위원들은 지금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 현재 가상현실의 기술 수준과 가상세계 구현을 위해 필요한 기술과는 본질적인 갭이 존재한다는 것.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지금까지의 연구는 '시각을 속이는 일'에 집중돼 왔다. 고해상도 3차원 표시장치와 시선방향의 추적장치가 그 일을 맡아왔다. 그러나 양눈 바로 앞에 소형 액정스크린을 배치한 현재의 헬멧은 착용감이 아주 나쁘고 가격도 너무 비싸다. 10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10㎝ 앞에서 PC 정도의 해상도를 가지는 헬멧안경을 개발하고 있으나 아직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굳이 비유한다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헬멧은 6m 떨어져 있는 시력검사표의 가장 큰 글자도 보지 못하는 상태.

스크린의 해상도는 급속히 좋아질 수 있지만 헬멧의 중량 감소는 쉽게 해결될 수 없다. 헬멧이 1㎏을 넘어간다면 머리를 움직이기 어렵고 멀미가 일어난다. "보다 중요한 문제는 기면(嗜眠)증후군이다. 아주 짧은 시간만 VR 세계를 체험해도 만성적인 피로감, 적극성 상실, 무기력, 졸음증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추적장치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얼굴과 양손에 부착된 것은 응답이 빠르고 정확하지만 헬멧에 붙은 것은 행동장해를 일으키기 쉽다. 또한 센서에 이용되는 자기장치도 금속이 앞에 나타나면 간섭을 일으켜 제성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손을뻗어 물건을 만져 현실감을 얻는 일도 만만치 않다. 가상현실의 세계에서 책상 위에 손을 얹었다고 할 때 이 느낌을 충실하게 받으려면 수마력 이상의 강한 저항력이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서 프로그램 착오가 일어난다면 사람 손이 부러져 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시스템에 작은 출력의 모터를 사용하는데, 이 때문에 단단한 강체가 스폰지처럼 부드럽게 느껴진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VR 화면을 움직이는 사진처럼 보여주기 위해서는 적어도 매초 10코마(1코마는 약 8천만개의 화소로 구성, 영화는 매초 24코마, TV는 30코마)가 필요한데, 그러려면 컴퓨터는 매초 8억개의 화소를 계산해야 한다. 현재 제작되고 있는 그래픽 전용 컴퓨터가 2백만개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부 대학에서 3천만개까지 도전하고 있으나 아직은 기대난. 인간은 시각 청각 촉각이 서로 수밀리초만 어긋나도 감각적으로 혼란을 일으킨다. 동시 반응을 보증하는 프로그램의 확보도 예상만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상현실은 현실이 아니고 가상이란 뜻인가. 현재의 기술로는 그렇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현재의 가상현실은 성능보다 평판이 너무 앞서가고 있다. 가상현실은 현재의 기술이 아니라 미래의 기술이다. 가상현실 연구자들은 과학적 객관성을 방기하고 있다." 보고서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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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03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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