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의 폭풍
이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HTS)이 작년 12월에 촬영한 토성이다. 관측에 참여한 비브(R. Beebe) 등은 실제 색상을 재현하기 위해서 세가지 단색필터를 사용한 화면을 합성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토성의 적도 북쪽에 밝은 반점이 나타나 있는데, 이것은 동서 길이가 지구 지름만한 거대한 '폭풍'으로 94년 9월 처음 발견되었다. 이 폭풍은 토성 대기층 아래에서 더운 공기가 차가운 상층 대기를 거세게 밀고 올라가면서 생긴 암모니아 얼음결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현상은 토성 공전주기의 약 2배인 57년에 한번씩, 토성의 북반구가 여름일 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됐다. 이러한 주기성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알려진 사실이 없다(사진/R.Beebe등, NASA).
최근 국제천문연맹 텔레그램에 따르면, 지난 11월에 발견된 토성테의 부채살 모양(spoke)이 계속 관측되고 있다. 현재 토성 테의 기울어진 각도는 약 5.9도이며 오는 4월12일에는 1.6도가 된다.
NGC 4881과 머리털자리은하단
지난 1월 27일 공개된 이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HST)이 촬영한 머리털자리은하단의 일부이다. 이것은 2개의 필터를 사용해서 노출했으며 16장의 사진을 합성한 다음, 컴퓨터 화상처리를 거쳤다. 사진이 마치 완성되지 않은 조각맞추기 그림처럼 나타난 것은 4대의 카메라(WFPC2)로 찍은 것을 모자이크했기 때문.
화면에서 가장 밝은 것은 NGC4881이라는 타원은하인데, 머리털자리은하단의 외곽에 있고 밝기는 13등급이다. 이 은하단은 처녀자리은하단보다 5배 이상 멀리 떨어져 있으며, NGC4881의 적색편이는 약 7천㎞/초이다. 사진 오른쪽에 나타난 나선은하와 우리은하 내의 몇몇 별들을 제외하면 화면에 보이는 점들은 모두 머리털자리은하단보다 멀리 있는 은하들이다. 이 가운데는 충돌하고 있는 은하들도 더러 눈에 띈다.
이 사진은 NGC4881에 속한 구상성단을 이용해서 머리털자리은하단까지의 거리를 구하기 위해 촬영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NGC4881 주위에 있는 구상성단들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은하단의 거리를 측정함으로써 우주의 나이와 팽창속도(곧 허블상수)를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다. 머리털자리은하단은 처녀자리은하단(과학동안 95년 2월호 참고)보다 먼 거리에 있기 때문에 우주 전체의 팽창속도에 비해 특이 속도가 훨씬 작게 나타난다. 따라서 우리는 우주론에 등장하는 수치들에 대하여 좀 더 신뢰할 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워싱턴대학의 바움(W. A. Baum) 등이 구상성단들의 밝기분포로부터 계산한 NGC4881까지의 거리는 1백 메가파섹(Mpc)보다 먼 것으로 나타났으며, 허블상수는 70㎞/초/Mpc보다 작아야 한다. 이 결과는 과학동아 2월호에 소개했던 내용과는 좋은 비교를 이룬다. 장시간 노출 사진을 더 많이 겹칠 경우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보다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을 것으로 예측된다(사진/STScl HST WFPC팀, NASA).
차바퀴 은하, 충돌 장면 생생
허블우주망원경(HST)이 촬영한 이 사진은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은하간의 정면 충돌 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차바퀴 은하(Cartwheel Galaxy)라고 불리는 이 은하는 지구로부터 5억광년 떨어져 있으며 조각실 자리에 있다. 사진에는 이 은하 내에서 새로 태어나는 별들이 잘 나타나 있다. 이를 통해서 천문학자들은 거대성간운에서 질량이 아주 큰 별들이 어떻게 탄생하는 지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은 왜소은하가 나선은하를 통과하면서 고리를 만들어내는 현상인데, 마치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졌을 때 물결이 퍼져나가는 원리와 흡사하다. 이러한 충격파는 바깥을 향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면서 별탄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바퀴은하는 원래 나선은하였으며, 충돌 이후 차차 본래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그러나 큰 화면 오른쪽에 보이는 두 개의 왜소은하 가운데 과연 어떤 은하가 침입자였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을 내릴 수 없다. 푸른 왜소운하는 얼마간 형태가 변형되었지만, 노란색 은하는 원형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후자는 은하내의 가스가 거의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왜소은하가 나선은하를 통과하면서 가스를 잃어버린다는 시나리오를 잘 뒷받침해 준다. 왼쪽 윗사진은 링을 확대한 것이며, 왼쪽 아래 사진은 차바퀴 은하의 중심을 포착한 것이다(사진/Kirk Borne, NASA).
우주화석, '고양이 눈' 성운
이 사진은 허블우주망원경(HST)으로 촬영한 NGC6543이다(95년 1월 11일 공개). 이 성운에는 '고양이 눈'이라는 깜찍한 애칭이 붙어 있으며, 지금까지 발견된 행성상성운 가운데 가장 복잡한 구조를 보여 준다. NGC6543은 같은 중심을 갖는 가스층들로 겹쳐 있고, 빠른 속도로 분출하는 제트와 함께 충격파에 의해서 생긴 가스 덩어리들도 발견된다. 성운의 나이는 대략 1천년으로 추정. 수명을 다한 별의 역정을 고스란히 간직한 '화석'으로 별의 진화를 연구하는데 매우 귀중한 표본이 된다.
현재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사진에서 보이는 복잡한 구조는 쌍성계를 이루고 있던 별들의 궤도운동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사진은 WFPC2로 촬영한 것이며 Hα, 6300Å, 그리고 6584Å 필터를 이용한 합성사진이다. 참고로 NGC6543은 주극성인 용자리에 있다(사진/J. P. Harrington과 K. J. Borkowski, NA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