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우리나라도 환경기술을 수출하는 나라가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환경연구센터 박완철 박사는 지난 해 8월 산업화에 성공한 중소농가용 '미생물을 이용한 축산정화조'기술을 최근 대만기업 어킹 인더스트리얼사에 계약금 15만 달러와 향후 7년동안 세금을 제외한 총 매출액 5%의 기술료를 지급받는 조건으로 기술판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계약금 이외에 연간 50만달러, 7년동안 총 3백50만 달러의 기술료 수입이 예상된다.
박완철 박사는 또 "중소농가의 축산 폐수문제가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일본과도 기술수출에 대한 협의를 진행중"이라며 "앞으로 대만보다 시장이 큰 동남아 여러 국가도 축산폐수로 인한 수질오염이 심각해 이 기술의 수출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소농가용 미생물을 이용한 축산정화조는 박박사가 사업체 수탁과제로 1억2천여만원의 연구비를 투입해 2년여 연구끝에 개발했다. 이 축산정화조는 현재 충남 부여군 은산농공단지에 자리잡은 중소기업체 동성실업(45·사장 윤경녀)에서 월 1백개 정도씩 생산하고 있다.
KDST(KIST Dongsuug Septic Tank)로 이름지어진 이 정화조는 기존의 정화조인 부패형 탱크(液肥탱크)의 처리효율이 50% 미만인 데 비해 설치가 간단하면서도 97%까지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즉 침전분리실 폭기실 최종침전실 등에서 미처 분해되지 않은 폐수중의 유기물이, 최종적으로 순환조에 장착한 부유성 여재(濾材)에 부착해 살고 있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도록 했다.
또 액비탱크는 월1회 청소비가 30만원 정도 들고 설치가격도 8백만~1천만원이 소요되지만 KDST는 2백80만~4백50만원으로 훨씬 싸 영세규모의 축산농가들이 쉽게 설치할 수 있다.
특히 KDST는 소 돼지가 배출하는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 함유량 3천2백ppm의 고농도 축산폐수를 92ppm 이하로 완벽하게 처리해, 처리 후 바로 방류해도 환경에 거의 영향이 없다고.
현재 국내 전체 축산농가에서 발생하는 축산폐수는 하루 1천9백60t으로 전체 폐수 방출량의 1%정도밖에 안되지만 생활 및 산업폐수오염도가 BOD 2백~3백ppm인데 비해 축산폐수는 3천~4천ppm으로 10배 이상 높다.
또한 72만여 가구(소 60만, 돼지 12만)에 이르는 축산농가 대부분이 별도의 정화시설을 갖추기 어려운 영세규모(소는 99%가 30마리 이하, 돼지는 96%가 1백80마리 이하 사육)에서 오염기여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값싸고 효율이 뛰어난 축산 정화조 보급이 절실하게 요구돼 왔다.
이같은 실정에 착안, 동성실업의 연구비 지원으로 KDST개발에 성공한 박박사는 국내특허 2건을 취득한 데 이어 외국특허도 출원해 놓고 있다. 또한 동성실업이 매출액의 5%를 로열티로 KIST에 지급하기로 한 계약에 따라 박박사는 지난 해 1억원에 육박하는 수입을 얻게 됐다.
지난 92년 10월부터 KDST 생산에 착수해 현재까지 3천여 농가에 공급한 동성실업은 지난 해 50억원 가까운 매출실력을 올렸으나 올해는 1백억원 매출을 목표로 3월부터 연장 조업해 왔다고 한다.
한편 박박사는 "축사의 분(糞)을 퇴비로 이용할 수 있는 퇴비 제조장치를 내년중에 개발, 대만 기업에 기술수출하기로 잠정 합의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