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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물질반응속도, 온도따라 다르다

화학자들은 물질의 정확한 반응속도를 알고자 한다. 하지만 화학반응은 계속 진행중이기 때문에 정해진 시점에서 반응의 빠르기를 알아내기가 쉽지 않다.

용액 속에 포함돼 있는 염화이온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서 질산은 용액을 사용한다. 이 경우 질산은 용액을 넣자 마자 곧바로 염화은의 흰 침전이 생성된다. 그러나 모든 반응이 이렇게 빠른 속도로만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이산화황이 공기중에서 삼산화황으로 산화되기 위해서는 4-5일이 소요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산화황이 삼산화황으로 바뀌어 물에 녹으면 강한 산성을 나타낸다. 중국의 상해 공단에서 배출된 이산화황을 포함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면서 삼산화황으로 변해 우리나라의 서해안에 강한 산성의 황산비를 뿌린다.

폭약은 매우 빠르게 연소 반응이 일어나도록 설계한 물질이다. 연소 반응은 가연성 물질이 분해되기 쉬워야 한다. 또한 효과적인 폭발을 위해서는 산소가 충분히 공급돼야 한다. 폭약은 이러한 두 가지 조건을 충족시키도록 설계된 것이다.

불꽃놀이에 사용하는 폭약에는 황, 탄소가루 등의 가연성 물질과 산소를 공급해 주는 염소산칼륨 및 색깔을 나타낼 수 있는 금속 염이 들어 있다. 염소산칼륨은 쉽게 분해되며 그 결과 고농도의 산소를 발생시킨다. 이 때문에 불꽃놀이용 폭죽에 기름종이를 감은 후 불을 붙여서 물속에 넣어도 계속 불꽃을 내며 탄다.

자동차의 엔진에서도 매우 빠른 반응이 진행되고 있다. 연료는 기화기에서 작은 입자로 분쇄돼 공기와 혼합된 채로 엔진에 유입되며 엔진에서는 이를 압축시켜 전기불꽃으로 폭발시킨다. 자동차에서의 폭발은 매우 정교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폭발에 걸리는 시간이 계산된 시간보다 조금이라도 늦어지면 자동차의 출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엔진이 꺼지고 자동차가 멈추거나 심한 경우는 엔진이 폭발할 수도 있다.

이처럼 화학 반응은 빠르거나 느리게 진행된다. 화학자의 관심은 반응이 얼마나 빠르게, 혹은 느리게 진행되는가 하는 것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화학자들은 반응 속도를 정확히 측정하고자 한다.

반응속도의 측정


(그림1) 반응속도 측정 방법1^Y자형 시험관의 한쪽에는 금속을, 다른 한쪽에는 묽은 염산을 넣는다. 시험관의 입구를 구멍이 뚫린 고무마개로 막고 유리관을 통해 주사기에 연결한다. 초시계를 누른 후, 시험관을 기울여 묽은 염산을 금속과 반응시키면 기체가 발생하고 주사기의 피스톤이 오른쪽으로 밀려난다. 피스톤의 눈금을 읽는 것만으로 쉽게 생성된 수소의 양을 측정할 수 있다.
 

한 시간에 2천 ㎞를 갈 수 있는 비행기의 속도는 '2천㎞/시'로 나타낸다. 주유소에서 연료를 1분에 50L 넣을 경우의 주유속도는 '50L/초'다. 신문사에서 신문을 1초에 10장씩 찍어낼 경우 신문의 인쇄 속도는 '10장/초'다. 속도의 단위는 ㎞/시, L/초, 장/초 등으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단위는 비행기의 운행 속도, 석유의 주유 속도, 신문의 인쇄속도로 적합한 단위다.

그렇다면 화학반응에서의 속도는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까? 반응이 진행되면 반응 물질은 줄어들고 그 결과 새로운 물질이 생성된다. 반응이 얼마나 빠르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척도는 반응 물질이 얼마나 빨리 감소하고 있는지를 조사하면 된다. 혹은 생성물질이 얼마나 빨리 증가하고 있는지를 조사해 볼 수도 있다.

아연을 묽은 염산에 넣으면 수소가 발생한다. 만일 1분 후에 수소가 14mL 발생했다면 반응속도는 '14mL/분'으로 표시할 수 있다.

화학반응은 계속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정해진 시점에서 반응의 빠르기를 측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반응 속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반응 물질, 혹은 생성물질의 양을 측정해야 하지만, 우리가 농도를 측정하는 순간에도 반응물질이 계속 생성물질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시간에 반응 물질이나 혹은 생성물질의 양을 빠르게 측정할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해야 한다.

묽은 염산에 금속 마그네슘을 넣으면 수소가 발생한다. 이 반응에서 반응 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이 반응에서는 반응의 결과 수소가 발생한다. 반응 속도는 일정한 시간에 발생하는 수소의 양으로 나타낼 수 있다. 어떤 방법으로 수소의 농도를 재빨리 측정할 수 있을까. (그림1)과 (그림2)는 수소의 양을 재빨리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창치다.


(그림2) 반응속도 측정 방법2^분동을 사용하지 않는 전자저울을 이용하면 지체없이 발생하는 수소의 질량을 측정할 수 있다. 기체의 발생과 함께 감소한 질량은 발생한 수소에 해당하므로 일정한 시간 동안 발생한 수소의 질량을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삼각플라스크에 묽은 염산을 넣어 질량을 측정한 후, 이미 질량을 측정해둔 마그네슘을 넣고 초시계를 작동시켜 일정 시간 간격으로 저울의 눈금을 읽는다.
 

그러면 이번에는 반응의 결과 침전이 생성되는 반응에서 반응속도를 측정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보자. 티오황산나트륨과 염산을 반응시키면 고체인 황이 생성된다. 일정량의 황이 생성되면 용액이 탁해진다는 사실에 착안하면 일정량의 황이 생성되는데 걸리는 시간을 측정해 반응 속도를 알 수 있다.


(그림3) 반응속도 측정 방법3^일정량의 침전이 생성되는데 걸린 시간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
 

(그림3)에서와 같이 종이에 X표시를 해놓은 후 그 위에 티오황산나트륨 용액이 담긴 삼각 플라스크를 올려 놓는다. 위에서 X표시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제 초시계를 누름과 동시에 여기에 묽은 염산을 넣고 관찰하면 잠시 후 X표시가 보이지 않게 된다. 그때의 시간을 측정하면 일정량의 황이 생성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된다.

반응의 결과 생성된 물질이 기체나 침전인 경우는 확인이 용이하지만 반응의 결과 생성된 물질이 용액 속에 섞여 있는 경우는 일정 시간 동안에 얼마나 생성됐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운좋게도 생성물질이 특정 지시약에 의해 색깔이 변한다면 측정이 쉬워질 것이다.

과량 KI${O}_{3}$와 ${N}_{a}$HS${O}_{3}$이 반응하면 반응의 결과 요오드가 발생한다. 처음부터 녹말이 포함된 지시약을 넣고서 반응시키면 요오드가 생성되자마자 용액이 청남색으로 변하므로 색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걸린 시간을 측정해 반응속도를 구할 수 있다.

반응은 항상 같은 속도로 진행되지 않는다. 반응 물질을 섞어서 반응을 시키면 처음에는 반응이 빠르게 진행되지만 점점 반응이 느리게 진행된다. 일정한 시간 간격으로 농도를 연속적으로 측정해 그래프를 그린 후 그래프를 통해 반응 속도의 변화를 예상할 수 있다. 특정 시간 에서 그래프의 기울기는 그때의 반응 속도를 의미한다. 그래프의 기울기는 처음에는 급하지만 차츰 완만해지다가 수평이 된다. 이는 반응속도가 점차로 느려지다가 반응이 완결되었음을 의미한다(그림4).


(그림4) 반응속도 측정 방법4^묽은 염산과 마그네슘의 반응에서 발생한 수소의 부피를 30초 간격으로 측정하면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는다.
 

반응이 빠르게 진행되는 조건

다음은 반응을 설명하는데 흔히 사용되는 가설이다.

첫째, 반응하는 물질의 입자 간 충돌이 있어야 한다.

둘째, 충분한 에너지를 동반한 충돌이어야 한다.

묽은 염산과 마그네슘이 반응해 수소가 발생하는 반응을 예로 들어보자. 용액 속의 산입자는 무질서하게 운동하다가 마그네슘 입자와 우연히 충돌하게 된다. 이때 충돌이 충분한 에너지를 수반하면 반응이 일어나지만 에너지가 불충분하면 튕겨나간다.

이러한 가설의 입장에서 보면 반응속도가 어떤 조건에서 빨라지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즉 반응이 빨리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응 입자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나야 하며 충돌하는 입자가 충분한 에너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먼저 반응 입자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생각해보자. 반응물질의 농도가 크면 반응 입자들의 충돌이 빈번해진다. 그리고 반응 물질이 고체면 반응입자간의 충돌이 표면에서 이루어지므로 표면적이 넓을 때 반응이 빨리 일어난다. 반응물질이 덩어리인 경우보다 가루의 경우 표면적이 넓어지므로 가루로 만들어 반응시키면 반응속도를 빠르게 할수 있다(그림5).

입자의 운동에너지는 온도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온도가 높으면 반응에 필요한 충분한 에너지를 지닌 입자수가 증가한다. 온도가 높을수록 입자들의 운동에너지가 커져서 반응이 빠르게 진행된다.

이 외에도 반응을 빠르게 하기 위해 촉매를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촉매를 사용하면 낮은 에너지를 수반한 충돌에 의해서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 촉매가 에너지가 낮은 경로로 반응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도와 주기 때문에 반응이 빨라진다.


(그림5) 충돌이 빈번하면 반응이 빨라진다.
 

함께 생각해봅시다

다음은 일정한 양의 마그네슘을 충분한 양의 염산과 반응시킬 때 발생하는 수소의 부피를 시간에 따라 측정한 결과를 그래프로 그린 것이다. 결과로부터 반응을 올바로 추측한 것은?

〈해설〉그래프에서 B가 A에 비해 기울기가 가파르다. 이는 B의 반응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경우는 농도가 진하거나 표면적이 넓거나 온도가 높거나 촉매를 사용했을 때다. 위의 반응에서 염산이 과량 사용되었으므로 반응의 결과 생성된 수소의 양은 마그네슘의 양에 의해 결정된다. 마그네슘이 일정량 사용되었으므로 발생한 수소의 양은 같다.

〈답〉②


일정한 양의 마그네슘을 충분한 양의 염산과 반응시킬 대 발생하는 수소의 부피를 시간에 따라 측정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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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08월 과학동아 정보

  • 서인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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