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20일 목성과 충돌할 것이 확실시 되는 슈메이커-레비 혜성을 좇는 천문학자들의 손길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올 3월 처음 발견 될 당시 '다핵행성'으로 관심을 끌었던 슈메이커-레비의 핵의 수는 21개로 늘어났고 제일 큰 핵은 지름이 5㎞나 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혜성이 목성과 충돌해 발생하는 에너지는 공룡을 절멸시켰던 지구와 소행성의 충돌 당시와 거의 맞먹는 것으로 예상된다. 천문학자들은 1천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의 희귀한 현상이라는데 의견이 일치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충돌 상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충돌할 당시의 속도는 시속 60㎞이며 목성과 혜성의 거리는 약 10만㎞. 실제 충돌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지구쪽에서 볼 수 없는데, 만약 지구쪽에서 충돌이 일어난다면 목성은 보름달 정도의 밝기로 빛날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지구인은 이 순간을 목성의 위성인 이오의 반사광으로 관측하지 않으면 안된다. 특별한 장치 없이 소구경의 망원경을 사용하면 충돌 순간을 놓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혜성이 충돌하면 목성 대기에는 움푹한 구멍이 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장면은 약 2시간 후에 목성의 자전에 의해 지구인들도 관측할 수 있다. 아마 구름이 잔뜩 흐트러진 모습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충돌시간이 우리의 경우 밤 9시 정도이고 월령이 12일이기 때문에 관측 조건은 그리 좋지 않으나 대낮인 유럽이나 미국보다는 유리한 관측이 가능하다(충돌시간은 변동될 가능성 있음).
목성탐사선 갈릴레오는 충돌시간에 목성으로부터 약 2억㎞ 떨어져 있어 지상에서 관측하는 정도의 사진밖에 얻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천문대에서도 새로 설치되는 1.8m 보현산망원경 등을 이용해 수십초간 빛나는 목성의 영상을 담을 예정이다(자세한 내용은 과학동아 93년 8월호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