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라이브러리









물리- 전기력과 만유인력은 어떻게 다른가

전기장과 전위

비가 오면 빗물이 등고선의 직각방향으로 흐르며 등고선이 빽빽한 곳의 물이 세게 흐르는 것처럼, 전기장 속의 전하도 등전위선에 직각방향으로 흐르며 등전위선이 빽빽한 곳에서 더 빠르게 움직인다.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힘의 크기는 두 물체가 갖는 전하량에 비례하고 두 물체 사이의 거리제곱에 반비례한다.

F=k$\frac{{q}_{1}{q}_{2}}{{r}^{2}}$(K는 비례상수)=9×${10}^{9}$

따라서 1쿨롱의 전하를 가진 두 물체가 1m 떨어져 있을 때 두 물체 사이에는 90억 뉴턴의 힘이 작용한다. 이는 약 9억kg(90만t)의 무게에 해당되는 힘으로 대단히 큰 힘이다. 우리가 통상 느끼는 전기력의 세기와 많은 차이가 난다. 그 이유는 바로 전하량의 크기 때문이다.

책받침을 마찰할 때라든지 문고리를 잡을 때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전하량의 크기는 마이크로(${10}^{-6}$)쿨롱 정도의 크기다. 일상생활에서는 1쿨롱의 전하량을 경험하기가 대단히 어렵기 때문에 그렇게 센 전기력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전체 공식의 형태가 만유인력의 크기를 계산하는 식과 비슷한데 다만 비례상수인 만유인력상수가 쿨롱상수보다 훨씬 작다. 전하를 갖는 두 물체 사이에 작용하는 힘은 전기력과 중력을 동시에 계산해서 더해주어야 하지만 만유인력은 전기력에 비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기 때문에 더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예를 들어 수소원자핵을 이루는 양성자와 그 주위를 도는 전자 사이에 작용하는 만유인력과 전기력을 비교하면,

전기력=9×${10}^{9}$$\frac{{(1.6×{10}^{-19})}  ^{2}}{{(5.3×{10}^{-11})}  ^{2}}$=8.2×${10}^{-8}$ 뉴턴
만유인력=6.7×${10}^{-11}$$\frac{(1.7×{10}^{-27})(9.1×{10}^{-31})}{{(5.3×{10}^{-11})}  ^{2}}$
=3.7×${10}^{-47}$ 뉴턴

따라서 이 경우 전기력이 만유인력보다 ${10}^{39}$배나 크기 때문에 전자를 원자핵에 붙잡아 두는 구심력은 전기력만을 고려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달을 지구에 붙잡아 두는 힘, 우리를 땅에 붙이고 있게 하는 힘, 등산하는 사람을 아래로 잡아당기는 힘은 전기력이 아니라 만유인력이다. 일상생활을 지배하는 힘이나 거대한 천체의 운동을 지배하는 힘은 만유인력인 것이다.

그 이유는 만유인력은 말 그대로 인력, 즉 당기는 힘만이 있기 때문에 계속 인력이 누적되지만, 전기력은 인력뿐만이 아니라 척력, 즉 미는 힘도 작용하기 때문에 인력과 척력이 자꾸 상쇄되어 거시적인 물체에는 확률적으로 전기력이 나타나지 않는다. 전기력이 나타나는 경우는 물체에 있는 양전하와 음전하의 균형이 깨졌을 때나 특정한 전하가 한곳에 몰려 있을 때만이 밖으로 표출되며 여러가지 전기적인 현상을 유발할 수 있다.

전기력이 미치는 공간을 전기장(電氣場)이라 한다. 따라서 전하 주위가 전기장이 되며, 가까운 곳은 세고 먼 곳은 약하다. 어느 점의 전기장은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즉 그 점에 단위전하(+1C)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에 받으리라고 생각되는 전기력의 크기가 전기장의 크기이며 그 힘의 방향이 전기장의 방향이다. 그러므로 양전하 q에서 r만큼 떨어진 곳의 전기장의 세기는 쿨롱의 법칙에 의해 kq/${r}^{2}$이 되며, 방향은 척력이 작용하므로 양전하 q에서 멀어지는 방향이다. 같은 이유로 음전하 근처의 전기장은 들어오는 방향이다. 전기장의 세기가 전하 1C이 받는 힘의 크기이므로 일반적으로 전기장이 E인 곳에 있는 2C의 전하가 받는 힘은 2E, 3C의 전하가 받는 힘은 3E, q의 전하가 받는 힘 F=qE이다.

단위전하의 입장에서 보면 양전하 주위는 접근하기가 어렵고(척력이 작용하므로), 음전하주위는 접근하기 쉽다(인력이 작용하니까). 양전하로 접근하는 것은 올라가는 것과 같고 음전하로 접근하는 것은 +1C의 입장에서 보면 내려가는 것과 같다. 전기에서는 이를 '전위'라고 하며 양전하로 갈수록 전위가 높고 음전하로 갈수록 전위가 낮다.

전위도 기준이 필요

올라가고 내려가는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예를 들어 2층은 1층에서는 올라가야 되지만 3층에서는 내려가야 한다. 산의 높이도 어디에서부터 높이을 재느냐에 따라서 달라지므로 가장 보편적인 기준이 필요하고 그 보편적인 기준은 바로 해수면이다. 지구의 어디에나 바닷물이 있으므로 그 바닷물의 높이을 기준으로 모든 산의 높이를 표시하면 합리적이다. 해발 8백m라는 것은 해수면에서 8백m 위에 있다는 뜻이다.

전위도 상대적이기 때문에 기준이 필요하다. 전위가 0인 곳은 모든 전하로부터 충분히 멀리 떨어져서 전기력이 작용하지 않는 곳을 의미한다. 전하로부터 충분히 먼 곳에서 부터 단위전하를 가져오는데 1J(주울)의 일을 필요로 했을 때 그 곳의 전위를 1V(볼트)라고 정의한다. 반대로 저절로 움직이면서 1주울의 일을 외부에 할 수 있다면 그 곳의 전위는 ―1볼트이다.

일반적으로 q쿨롱의 전하를 옮기는데 W주울의 일을 했다면 그 두 곳의 전위차는 W/q볼트이다. 전위가 높은 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발전소에서 하는 일은 전위가 낮은 곳에 있는 전하를 전위가 높은 곳으로 강제로 이동시켜 전위차를 만드는 일이고 가정이나 공장에서는 그렇게 만든 전위차에 전하가 스스로 이동하게 하여 필요한 일을 시키는 것이다.

우리가 보통 쓰는 건전지의 전위차는 1.5볼트이며 양극이 음극보다 전위가 1.5볼트 높다는 뜻이다. 이를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위가 높은 양극에서 전위가 낮은 음극으로 전하가 스스로 이동하여 외부에 일을 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2쿨롱이 이동했다면 3주울의 일을 할 수 있고 10쿨롱이 이동하면 15주울의 일을 할 수 있다. 1A(암페어)의 전류로 1분간 전류를 통하면 지나간 전하량은 60쿨롱이므로 90주울의 일을 할 수 있고, 이를 열량으로 환산하면 1cal(칼로리)당 4.2주울이므로 90을 4.2로 나누어 약 21.4칼로리의 열량을 발생시킨다.

지면(地面)의 굴곡을 표시할 때 우리는 등고선으로 지도에 표시하는 것처럼, 전위의 굴곡은 등전위면으로 표시한다. 등고선(等高線)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높이가 같은 곳을 이은 선이므로 등고선을 따라서 이동하는 것은 위치에너지의 변동이 없기 때문에 일을 하는 것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등전위면(等電位面)은 전위가 같은 곳을 연결한 면이기 때문에 이 면을 따라 이동하는 전하는 일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비가 오면 빗물이 등고선의 직각방향으로 흐르며, 등고선이 빽빽한 곳의 물의 흐름이 센 것처럼, 전기장에 뿌려진 전하들은 등전위선에 직각방향으로 움직이며 등전위선이 빽빽한 곳에서는 더 빠르게 움직인다. 다만 전하는 양전하와 음전하가 있기 때문에 양전하는 전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음전하는 전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

등고선이 빽빽한 곳을 우리는 경사가 급하다고 하며, 등전위선이 빽빽한 곳을 전기장이 세다고 한다. 따라서 전하 입장에서 보면 전기장은 일종의 '기울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림1) 전기력선과 등전위면
 

여러가지 전기장
 

(프로그램 1)
 

양전하와 음전하가 인접해 있을 경우에 그 부근의 전기장은 단위전하가 그 두 전하로 부터 받는 힘을 합성해야 얻어진다. 이 경우 각각의 점에서 전기장의 세기와 방향이 다른데 이를 컴퓨터를 이용하여 효율적으로 계산할 수 있다.

(프로그램 1)은 전하량이 같은 인접한 양전하와 음전하가 어떠한 전기장을 만드는지를 컴퓨터의 화면에 보여 주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2)는 양전하와 음전하의 전하량의 비가 2 : 1일 때 전기력선을 그리는 프로그램인데 전하량의 비를 바꾸어 가면서 실행을 시켜보면 다양한 모양의 전기장을 그릴 수 있다.
 

(그림2) 정전기 차폐
 

균일하게 반대전하로 대전된 금속판을 마주보게 장치하면 그 사이의 공간에는 균일한 전기장이 형성된다. 그 사이에 절연체를 놓으면 절연체 내부에서는 전하가 이동 할 수 없으므로 (그림 2)의 (a)와 같이 전기장은 그냥 절연체 사이를 통과한다. 그러나 (b)처럼 도체를 넣으면 전기장의 영향을 받아 도체 내부에서 전하의 이동이 일어난다. 그래서 (c)와 같이 도체 내부의 전기장을 0으로 만드는 위치까지 전하가 이동하므로, 도체의 모양이나 전기장의 세기에 관계없이 전기장 속에 놓여진 도체의 내부는 전기장이 0이다. 즉 전위가 모두 같다.

이는 호수의 한쪽에만 물을 공급한다고 해서 그쪽의 수면이 다른 곳보다 높지 않은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높이 차이가 생기는 즉시 물은 스스로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여 신속하게 같은 높이로 만든다.

이와 같은 현상은 외부 전기장이 어떠냐에 관계없이 성립하는 것으로 도체 내부에 있는 물체는 외부 전기장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이를 '정전기 차폐'라고 하는데 터널 속에서 라디오가 나오지 않는 이유도 정전기 차폐로 설명할 수 있다.
 

(프로그램 2)
 

이 기사의 내용이 궁금하신가요?

기사 전문을 보시려면500(500원)이 필요합니다.

1993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이희성 교사

🎓️ 진로 추천

  • 물리학
  • 전기공학
  • 화학·화학공학
이 기사를 읽은 분이 본
다른 인기기사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