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역학은 선수들의 운동능력향상과 부상방지에 목표를 두고, 첨단과학기술을 스포츠용구 및 신발 스포츠웨어 제조에 응용하고 있다.
스포츠과학이란 용어가 1960년대부터 사용된 이래 그동안 세계 여러 나라들은 국력의 과시 수단으로서 국가적인 차원에서 경기력 향상을 위하여 지원을 하였다. 그 결과 선수의 체력 향상을 위한 과학적인 트레이닝 방법의 개발은 물론 선수의 기록향상 및 부상방지를 위하여 스포츠용 기구와 보호장비를 개발하게 되었다. 특히 이들 분야는 첨단 현대과학의 발달에 발맞춰 마치 첨단과학의 전시장인양 많은 발전을 하게 되었다.
스포츠용 기구 및 보호장비, 스포츠웨어를 개발하는 분야는 체육학의 학문적 영역 중에서 운동역학(sports biomechanics)분야에 속한다. 운동역학에서는 이 외에도 경기력 향상에 필수적인 선수의 운동기술 분석과 개발, 측정방법 및 자료처리의 개발 등을 다룬다. 또한 이와 같은 세가지 내용을 수행할 때의 목표는 선수의 건강과 체력의 증진, 운동수행능력의 발달과 효율성의 증대, 그리고 부상 예방을 위한 안전성을 높이는데 있다.
이 글에서 소개하고자 하는 스포츠용 기구 및 스포츠웨어의 개발은 운동수행 능력의 증진과 선수의 상해 예방에 목표를 두고 개발을 하게 되는데 전자의 예가 테니스 라켓, 골프 클럽, 사이클 디스크 바퀴, 탁구 이질 러버 등의 개발이며, 후자의 경우가 스포츠용 신발, 미식축구 선수의 헬멧, 태권도 선수의 호구, 라켓볼 선수의 눈 보호안경 등이다.
지금까지 첨단 스포츠과학을 총동원하여 개발된 것을 분야별로 간략하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신발/쿠션으로 충격흡수
스포츠용 신발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선수의 기록향상과 부상예방이다. 신발 디자인도 이러한 측면에서 수행되어 왔다. 신발 디자인에 대한 연구는 1930년대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신발 디자인은 주로 시행착오에 의한 비과학적인 방법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1950년대 들어 유럽 신발회사들이 운동선수용 신발을 제작하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하여 큰 진전을 가져왔다. 그러나 1970년대초에 가서야 비로소 과학적인 분석방법에 의한 신발의 디자인과 평가가 이루어져 획기적인 발전을 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신발을 디자인하기 위하여 사용된 연구기법으로는 영상분석법 수직충격측정법 압력분포측정법 등이 있다. 이러한 연구방법을 이용하여 신발의 충격흡수, 신발바닥면의 내구성 및 유연성, 신발 바닥면의 충격량, 후족의 조절, 신발 무게, 충격의 분산 등을 연구하였다.
지금까지 신발연구의 방향은 다음의 세가지 초점으로 집약될 수 있다. 첫째는 어떻게 하면 신발을 통하여 인체에 작용하는 충격을 감소시킬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달리기를 할 때 인체에 미치는 지면반력은 체중의 2,3배가 되는데, 이를 감소시키기 위하여 신발바닥면의 재질과 발의 압력분포에 대한 연구가 많이 수행되었다. 신발 바닥면의 재질은 쿠션을 증가시켜 충격을 흡수하는 방향으로 연구되었는데 신발 바닥면에 설치한 에어(공기)쿠션장치를 예로 들 수 있다. 오래 전의 신발 바닥은 생고무나 자동차 타이어와 같은 재질을 사용했기 때문에 매우 딱딱하였다. 최근에는 폴리우레탄과 같은 쿠션이 좋은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쿠션을 크게 하기 위한 또 다른 방안의 하나로서 신발 바닥의 두께를 크게 하기도 한다.
신발의 압력분포에 대한 연구는 1970년대 후반부터 실질적으로 시작되어 1980년대 중반에 이에 대한 많은 연구가 수행되었다. 발의 각 부위에 미치는 압력을 측정하여 이를 신발 디자인에 이용하고 있다. 즉 어느 부위에 최고 압력(peak pressure)이 발생하면 이를 흡수하도록 신발을 다시 다자인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발의 압력분포를 이용하여 당뇨병 환자 등과 같이 발의 압력에 영향을 미치는 병을 진단하는데 이용되기도 한다.
두번째는 '어떻게 하면 발뒷부위를 안정시킬 것인가'(rearfoot control) 하는 문제다. 발이 지면과 접촉하면 발목이 안쪽으로 회내운동(pronation)을 하게 되는데 이것이 부상발생의 원인이라는 것이다. 쿠션이 크면 클수록 회내운동이 크기 때문에 적정한 쿠션을 고려해야 한다. 과도한 회내운동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운동화 바닥면의 각도를 달리 하거나 쿠션이 다른 재질을 붙여서 바닥면을 구성하고 있다.
셋째는 발형태와 부상발생경향과의 관계를 규명하여 발형태에 따라서 신발을 개발하는 것이다. 발형태는 평발(flat) 정상발(normal) 고궁발(high arched)로 크게 분류할 수 있는데, 발형태에 따라서 발생하는 부상이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신발연구가 이상과 같이 많이 연구되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자체 개발된 디자인은 많지 않고 대부분 외국 유명신발회사의 디자인을 모방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격조건에 알맞는 신발의 개발이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궁/FRP활과 카본화살
성능이 우수한 활은 화살의 속도가 빠르고 적중력이 뛰어나야 한다. 이를 위하여 활의 소재 및 형태가 끊임없이 재발되고 있다.
1930년대 활은 목재, 대나무 플라스틱 철 등 단일 재료의 활이었다. 이 활은 진동이 크고 화살도 잘 날지 못하는 결점을 가지고 있었다. 1940년대에는 이와 같은 결점을 해소하기 위하여 FRP(섬유강화플라스틱)와 목재, 대나무의 복합궁이었다. 이때부터 림과 핸들의 구분이 시작되었다.
1950년대 미국에서 활의 적중률과 진동흡수를 향상시키는 연구가 활발하게되었다. 그 결과 림과 핸들라이저와의 접합부분을 무겁게 함으로써 진동흡수가 좋아지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활의 안정성에 대한 요구는 다시 진척되어 핸들라이저의 접합부분에 수은 납 금속을 내장, 또는 접합한 활이 나와 안정장치(stabilizer)로 발전하게 되었다.
활은 핸들과 림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핸들은 활의 중앙부분으로서 재질은 거의 마그네슘 합금으로 되어 있지만 최근에는 탄소섬유를 재료로 한 콤포지트 핸들이 제품화되고 있다. 림은 직접 화살을 날려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서 대부분 단풍나무의 합판을 사용하고 양면에 FRP를 붙인 구조로 되어 있다. 우수선수들은 탄소섬유 세라믹 등의 고성능 소재를 조합한 것을 사용하고 있다.
비행중의 화살은 공기저항 중력 바람 등의 영향을 받는다. 이들의 영향을 적게 하기 위하여 화살에 대한 연구가 시작되었다. 초기의 화살은 나무나 대나무의 천연재료를 사용하였다. 그러나 대나무는 가볍고 탄성면에서 우수하기는 하나 성장과정에서 생기는 나이테 때문에 균일한 화살을 만들기는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두랄루민(duralumin, 알루미늄에 구리 망간 마그네슘을 섞어 만든 경합금으로 비행기 재료로 쓰임)으로 된 알루미늄 화살을 만들게 되었다. 최근에는 알루미늄화살에 비하여 20~30% 정도 가늘고 가벼운 카본화살이 제품화되어 있고 경기용으로도 보급되고 있다.
사이클/우수성 인정받은 디스크바퀴
지금까지 첨단과학기술과 운동역학 원리를 적용한 사이클 분야의 연구방향은 주로 선수나 자전거에 미치는 공기저항을 감소시키는 것이었다. 통풍터널실험을 통하여 경기시 선수의 최적자세 바퀴 헬멧모양 복장 등을 연구하였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이클 선수의 자세변화는 정적 및 동적인 호흡변화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따라서 호흡의 메커니즘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허리를 구부려 최적의 자세를 취하여도 인체의 생리적 변화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러한 결과로부터 사이클 선수의 최적자세를 구하고 사이클의 구조를 개발하였다. 바퀴의 경우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고분자 물질의 디스크 바퀴가 최근에는 거의 모든 선수에게 사용되고 있다. 디스크 바퀴가 개발된 것은 그 이전이었으나 프랜세스코 모세가 1984년에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고, 또 LA올림픽 1백km 도로경기에서 이탈리아가 우승하고 난 후 디스크 바퀴의 우수성이 인정되었다.
사이클 전면의 공기저항을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앞바퀴의 직경을 줄여야 한다. 그러나 바퀴의 크기가 작으면 작을수록 굴림마찰력이 더 크게 된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사이클의 뒷바퀴에 선수의 체중이 가해지도록 사이클 프레임을 제작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굴림마찰력이 적은 터블러 타이어를 개발하였다.
바퀴도 그 형태에 따라서 공기저항의 크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국제규정에는 사이클 제작시 새로운 재료의 사용을 허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합성물질로 된 렌즈모양의 바퀴를 개발하여 신기록 작성에 크게 기여하였다.
사이클 헬멧의 경우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하여 여러가지 모양으로 개발되어 왔다. 처음에는 머리를 꼭 매는 형태로 출발하였으나 헬멧 자체를 유선형으로 개발하여 헬멧 뒤에 발생하는 기체의 소용돌이 현상을 줄이고 있다. 또한 경기를 할 때 선수의 자세변화로 기인되는 옷의 주름까지도 공기저항에 영향을 미친다하여 이를 줄이는 연구를 하고 있다.
스포츠웨어/커스미스박사의 육상복
인간이 5천~1만년전 직물을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오늘날까지 여러 종류의 섬유가 피복재료로 사용되었으나, 인조섬유의 발명 이후 인간의 의류는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다.
이러한 여러 직물들 가운데 스포츠 활동을 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것이 스포츠웨어다. 그 변천과정을 살펴보면, 원시시대에는 스포츠웨어에 대한 개념이 없었고 고대 그리스시대에는 육체의 미를 중히 여겨 나체로 경기에 임하였다. 중세에는 체력을 중요시 여기지 않았기 때문에 특기할 만한 스포츠웨어가 없었다. 근대에 접어들면서 체육에 대한 개념이 달라져 기능적이며 동적으로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는 스포츠웨어가 등장하게 되었다.
스포츠웨어에 대한 연구의 초점은 땀 발생과 에너지 소모와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것이다. 초기에는 땀발생과 열소모를 줄이기 위하여 방수포를 사용하였으나 통풍이 잘 안되어 피부호흡으로 발생하는 가스나 열기를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그 후 하이폴라라는 천이 개발되어 열을 보존시키고 외부로부터 공기를 유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이보다 진전된 것으로는 보통의 스포츠웨어보다 직사광선의 열흡수를 절반으로 줄여 땀때문에 발생되는 체력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미국 항공우주국의 커스미스박사가 개발한 육상복이다. 그리고 프리콜라이클러(Precoleicular)라는 특수섬유로서 매우 가는 섬유의 한가닥 한가닥이 진공상태로 되어 있어 방열성과 신축성이 탁월하다는 모회사 제품의 수영복도 있다.
이러한 것을 살펴볼 때 0.01초가 승부를 가늠하는 스포츠 고도경쟁시대에 접어들면서 스포츠웨어에 대한 개발도 경기 못지않게 매우 치열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첨단과학을 동원한 스포츠용 기구 및 보호장비가 많다. 테니스 라켓의 경우 팔꿈치에 미치는 진동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흑연(graphite)이나 붕소(boron) 등의 신소재를 이용하여 개발하고 있다. 이들 신소재들은 진동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무게가 가볍고 탄력이 좋아 선수의 부상예방과 경기력 향상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골프 경기의 경우 골프클럽과 골프공을 만드는 데 현대 과학기술이 많이 이용되고 있다. 골프클럽의 샤프트(그립과 헤드의 중간 부분)는 초기에는 주로 철(steel)로 만들어졌으나 최근에는 테니스 라켓과 같이 흑연 붕소 탄소 등이 포함된 신소재를 이용하여 탄력과 공의 비행거리를 향상시키고 있다. 골프공의 경우도 탄성을 높여 비행거리를 크게 하고 있다.
이외에도 장대높이뛰기의 유리섬유(glass fiber), 탁구의 이질러버, 야구 방망이 등에 신소재를 활용해 기록변화에 많은 영향을 주었으며, 배구의 마루바닥, 미식축구선수의 헬멧, 체조경기의 마루바닥 등에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어 선수들의 부상방지와 경기력 향상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