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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이 초저녁 동쪽하늘에 뜨는 이유

중고등학교 천문학시리즈④

태양과 달은 우리생활과 가장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들과 지구의 상대적 운동을 알아두면 수많은 자연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2월호에서 우리는 천구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가지 용어의 개념을 익혔다. 관측자를 중심으로 정의되는 지평선과 천정, 방위각과 고도를 쓰는 지평좌표계, 지구를 중심으로 정의되는 천구의 두극과 적도, 황도를 기반으로 정의되는 적도좌표계 등이 학습한 주요 내용이었다.

3월호에서는 천구의 시운동, 즉 지구의 자전에 따른 천구의 일주운동과 지구의 공전에 따른 천구의 연주운동에 관해 주로 살펴보았다. 천구에 '박혀 있는' 해 달 별들은 천구의 일주운동 때문에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게 된다는 것과 천구의 연주운동 때문에 별자리들이 계절마다 바뀐다는 사실이 학습한 주요 내용이었다.

그러나 2, 3월 호에서 공부한 내용을 가지고는 아직도 천체들의 시운동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 왜냐하면 천체들은 실제로 천구 상에 '박혀 있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 천체의 시운동을 이해하려면 반드시(천구의 운동)+(각 천체의 천구상 운동) 식으로 살펴보아야 한다.

태양의 시운동
 

(그림1) 북극위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
 

태양은 천구상에서 매년 황도를 따라 1회 회전한다. 따라서 태양의 적위는 매일 다르게 된다. 적위(δ)는 2월호 (그림7)에서 정의되었던 것처럼 천구의 적도로부터의 각거리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하지 때 태양의 적도좌표는 α=${6}^{h}$, δ=+23.5˚이므로 태양은 천구의 적도로부터 북쪽으로 23.5˚ 더 올라간 곳에 위치한다. 따라서 태양은 이 날 마치 δ=0˚인 별처럼 행동한다.

여러 δ값들을 갖는 별들이 북극(φ=90˚) 위의 관측자, 적도(φ=0˚)위의 관측자, 북반구(0˚<;φ<;90˚)위의 관측자에 대해 어떻게 뜨고지는가에 대하여는 이미 3월호(그림6) (그림8) (그림9)에서 각각 살펴보았다. 따라서 태양의 시운동을 이해하기 위해 마지막 남은 일이란 이 세 그림의 별들을 태양으로 대치시키는 것이다.

(그림1)에는 북극상의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이 그려져 있다. 이 경우 천구의 적도는 지평선과 일치하므로 태양의 고도 h는 곧 태양의 적위 δ와 항상 같게 된다. 따라서 하지 때 태양은 h=23.5˚를 유지하며 하루 종일 떠 있어야 한다. 이 때 천정을 중심으로 볼 때 시계 반대방향으로 운동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

이 경우 그 다음 날이 됐다고 해서 태양이 빙산 뒤로 지는 법은 절대로 없다. 태양은 황도상을 워낙 서서히(1년에 1바퀴) 운동하기 때문에 δ가 하루만에 표가 나도록 바뀌지는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춘분 때(δ=0˚) 지평선에 걸려 있던 태양은 δ값이 증가 할수록 서서히 고도를 높이며 석달 뒤인 하지 때 최고 고도인 h=23.5˚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하지가 지난 후에는 δ값이 감소함에 따라 점점 고도가 낮아져 마침내 추분 때(δ=0˚) 태양은 지평선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이리하여 북극의 낮은 6개월 동안 계속 되는 것이다. 춘분 때부터 동지를 거쳐 춘분에 이르는 6개월 동안 밤이 계속되는 것도 물론이다. 지구의 양극 지방에서 밤과 낮이 각각 6개월간 계속된다는 사실은 2월호 (그림4)에서도 이미 설명한 바 있다.
 

(그림2) 적도위의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
 

(그림2)에는 적도위의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이 그려져 있다. 물론 그림의 춘분 하지 추분 동지란 말들은 북반구(우리나라) 기준으로 정의된 것이다. 천구의 적도(δ=0˚)가 천정을 지나는 직교하는 대원이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그림2)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전혀 없으리라고 본다. 이제 적도 지방에서는 여름날 그림자가 남쪽으로 향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림2)에서 아주 착각하기 쉬운 것이 하나 있다. 적도 지방에서는 춘추분 하지 동지 중 어느때가 낮이 가장 길까 생각해 보자. 춘추분 때라고 답하는 사람은 아직 낮과 밤의 길이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다. 적도 지방에서는 낮과 밤의 길이가 언제나 같다. 이해가 가지 않는 사람은 다시 2월호 (그림4)를 봐 주기 바란다.

마지막으로 (그림3)에는 북반구에 위치한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이 그려져 있다. 이 경우 태양은 춘분 때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지지만 그후 매일 북쪽으로 조금씩 이동하여 하지 때는 거의 북동쪽에서 떠서 거의 북서쪽으로 지게 된다. 그렇다고해 서 하지 때 태양이 정동 정서 방향보다 23.5˚ 더 북쪽으로 이동한 지점에서 뜨고진다는 말은 아니다. 이 때 태양은 23.5˚보다는 더 북쪽으로 올라가 뜨고 지게 되지만 (왜 그런지 생각하여 보라) 그 각의 계산은 대학원 관측천문학 강좌에서 다루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어려운 것이므로 여기서는 생략한다. 하지가 지나면 태양은 δ가 감소함에 따라 다시 남쪽으로 내려오기 시작해 추분 때 다시 정동에서 떠서 정서로 진다. 그후 계속 남쪽으로 서서히 이동하여 동지 때는 거의 남서쪽으로 지게 되는 것이다.

정오 때 태양의 고도(남중 고도)는 우리 일상 생활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건축에서 일조권 문제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 해 보더라도 이는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할 상식임을 깨닫게 된다. 북반구위의 위도가 φ인 곳에서 태양의 남중 고도 h는 (그림3)에서 보듯이 춘추분 때는 h=90-φ(천구 적도의 최대 고도), 하지 때는 h=90˚-φ+23.5˚, 동지 때는 h=90˚-φ-23.5˚가 된다.

여기서 우리는 매우 중요한 공식 하나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즉 위도가 φ인 관측자에 대하여 적위가 δ인 별의 남중 고도 h는 h=90˚-φ+δ 와 같이 주어진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즉 δ=37˚인 우리나라 중부지방의 경우 하지 때 남중 고도는 h=90˚-37˚+23.5˚=76.5˚이고 동지 때 남중 고도는 h=90˚-37˚-23.5˚=29.5˚이며 춘추분 때 남중 고도는 h=90˚-37˚=53˚가 된다. 따라서 겨울 햇살이 집안 깊숙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그림3)에서 또한 춘추분 때는 낮과 밤의 길이가 같지만 하지 때는 낮의 길이가, 동지때는 밤의 길이가 더욱 길다는 사실도 알 수 있다. 이 개념도 2월호 (그림4)를 보면 다른 각도에서 이해할 수 있다. 북반구 중에서도 극에 가까운 지방은 하지때 밤이 매우 짧게 된다. 백야(white night)라는 말은 바로 이것을 가리킨다. 노태우 대통령이 겨울에 모스크바를 방문하였던 당시 그 곳 시간으로 오후 4~5시였는데도 불구하고 밤과 같이 어두웠던 까닭을 이제는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 1, 2, 3)을 이해함에 있어서도 3월호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관측자가 적도 위에서부터 북쪽으로 여행함에 따라 태양의 시운동이 (그림2)→(그림3)→(그림1)처럼 차차 변해간다고 생각하면 쉽다.
 

(그림3) 북반구에서의 관측자에 대한 태양의 시운동
 

태양의 관측
 

(그림4) 달의 공전과 시운동에 미치는 영향
 

태양은 너무 밝아서 맨눈으로는 도저히 관측할 수 없다. 천체 망원경을 사용할 때는 절대적으로 주의할 사항이 있다. 절대로 망원경을 직접 들여다 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태양을 관측하려면 짙은 색의 필터를 반드시 끼어야 한다. 직접 보기 싫으면 태양의 상을 종이 같은 것에 투영시키면 된다.

작은 천체 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측하면 흑점이 가장 흥미로운 대상이 된다. 흑점을 관측하면서 개수와 분포 등을 스케치해 두면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선 태양도 약 한달을 주기로 자전하고 있다는 사실, 흑점의 수명이 하루에서 몇 달 정도라는 것 등이다. (사진1)에는 태양의 흑점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게재되어 있다.


(사진1) 태양 흑점

(사진2) 개기일식

(사진3) 부분월식
 

일식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달이 들어가 태양을 가리는 현상으로,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매우 아름답게 나타난다. 일식은 아주 희귀하게 일어나므로 지구 전체에서 1년에 2, 3회 볼 수 있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나라는 적도 지방에서 멀리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거의 구경하기 어렵고 그나마 일어난다고 해도 부분일식이 고작이다. 부분일식이란 달이 태양의 일부만을 가린 상태의 일식을 말한다.

달이 태양의 전부를 가렸을 때를 개기일식 이라고 하는데 이 때에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코로나(corona)를 관측할 수 있다. 개기일식이 예고된 지방에는 세계 각지에서 천문학자 아마추어천문학자 관광객들이 모여 들어 이 희귀한 현상을 연구하거나 영원히 간직하기 위해 관측장비와 촬영장비를 갖추고 기다린다. (사진2)는 개기일식 장면이다.

달은 지구의 자전 방향(서→동)과 같은 방향으로 약 27$\frac{1}{3}$일을 주기로 지구를 공전 한다. 따라서 달은 하루에 약 360˚÷27$\frac{1}{3}$= 13˚나 공전하게 된다. 즉 달은 천구상에서 매일 약 13˚씩 동진하여 다음날 약4분X13=52분 늦게 뜬다.

예를 들어 오늘밤 달이 9시에 떴다면 내일 밤에는 9시 50분쯤 뜬다. 이는 (그림4)를 주의깊게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달은 천구의 일주운동 때문에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지만 달 자신의 공전 운동이 이에 거슬러 동쪽으로 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달의 공전 주기가 만일 하루보다 짧다면 달은 서쪽에서 떠서 동쪽으로 져야 한다.
 

(그림5) 달의 삭망
 

달은 언제나 여러가지 모양으로 위상이 변하는데 이에 따라 출몰 시각도 같이 바뀐다. (그림5)에서 알 수 있듯이 초승달은 초저녁 서쪽 하늘 낮게 떠 있다가 곧 진다. 달은 매일 약 50분씩 늦게 뜨게 되므로 초승달보다 며칠 뒤 뜨는 상현달은 초저녁에 남중하고 마침내 보름달에 이르러서는 초저녁 동녘 하늘에 뜨게 된다. 추석날 저녁 온가족이 모여 앉았을 때 보름달이 운치있게 동산 위에 걸려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하현달은 자정쯤, 그듬달은 새벽에 뜨게 된다.

달은 맨눈으로 관측해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보인다. 밝은 부분은 산쪽이나 높은 고원이고 어두운 부분은 우리가 바다라고 부르는 낮은 지역이다. 바다는 (그림6)에서처럼 크게 아홉부분으로 나뉘는데 고요의 바다는 토끼의 머리, 감로주의 바다와 풍요의 바다는 토끼의 귀가 된다. 달은 반달일 때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구덩이나 산맥들이 그림자와 함께 뚜렷이 입체적인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월식은 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에 들어가서 달의 일부 또는 전부가 가리우는 현상이다. 달의 일부가 가렸을 때를 부분월식, 전부가 가렸을 때를 개기월식이라고 한다. 월식은 약 두시간에 걸쳐서 진행되므로 관측이 용이하다. (사진3)은 부분월식 장면이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쓰는 시각은 태양을 기준으로 만들어져 있어서 태양시라고도 한다. 태양시에서의 하루인 태양일은 24시간 이다. 그러나 3월호 (그림10)에서 알 수 있듯이 별을 기준으로 한 하루인 항성일은 24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항성일은 바로 지구의 자전 주기와 같으며 태양일보다 약 4분이 짧은 약 23시간 56분이다.
 

(그림6) 달의 바다
 

양력과 음력

원시적인 양력인 율리우스(Julian)력에서는 지구의 공전 주기를 3백65$\frac{1}{4}$ 태양일로 보고 1년을 3백65일로 하되 4년마다 한 번씩 3백66일인 윤년을 두었다. 즉 서기 해수가 4로 나누어 떨어지면 무조건 윤년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구의 공전주기는 정확히 365 $\frac{1}{4}$일보다 조금 짧기 때문에 율리우스력은 4백년에 약 3일이 길어진다. 이것을 교정하여 4백년에 세번은 윤년을 두지 않는 것이 지금 우리가 쓰는 양력인 그레고리(Gregory)력 이다. 그레고리력에서는 해수가 4로 나누어 떨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1백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평년으로 하고 4백으로 나누어 떨어지면 다시 윤년으로 한다.

달은 지구를 약 27$\frac{1}{3}$일 걸려서 공전하지만(항성월) 보름달에서 다음 보름달까지는 이것보다 이틀 정도가 더 긴 약 29$\frac{1}{2}$일이 걸린다(삭망월). 이는 (그림4)에다 지구의 공전을 고려한 결과를 더해 (그림7)과 같이 설명될 수 있다.

음력은 달의 삭망월을 기준으로 한 책력으로 29일과 30일인 달이 교대로 있어서 1년은 29X6+30X6=354일이 된다. 따라서 양력과는 약 3년마다 한 달 정도의 차이가 생기게 되는데 19년에 7번의 윤달을 두어서 맞추어 가고 있다.
 

(그림7) 삭망월과 항성월
 

익힘 문제

(구체적 언급이 없으면 우리나라 관측자 기준)
* 맞으면 0표, 틀리면 x표 하시오.
1. 적도 지방에서 하지 때(우리나라 기준) 그림자는 남쪽을 향한다.( )
2. 적도 지방에서는 밤낮의 길이가 언제나 같다.( )
3. 현충일 태양은 정동 방향보다 북쪽에서 뜬다.( )
4. 크리스마스 저녁 태양은 정서 방향보다 북쪽으로 진다.( )
5. 동지 3일 전 태양은 정동 방향보다 북쪽에서 뜬다.( )
6. 동지 3일 후 태양은 정서 방향보다 북쪽에서 진다.( )
7. 만일 달의 공전 주기가 3일이라면 달은 서쪽에서 뜬다.( )
8. 상현달은 자정쯤 진다.( )
9. 그믐달은 보이지는 않지만 정오쯤 진다.( )
10. 서기 2000년은 그레고리력으로 윤년이다.( )
11. 서기 2000년은 율리우스력으로 윤년이다.( )

(해답)

1. 0 2. 0 3. 0 4. X 5. X 6. X 7. X 8. 0 9. X 10. 0 1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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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박석재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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