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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의 플라스틱 40% 다시 사용한다

독일 자동차회사 재활용 연구 활발

자동차 메이커들은 폐차 재활용 연구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동차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폐차장
 

독일 서북부 레르라는 도시에는 기묘한 폭스바겐공장이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28명의 엔지니어는 2년전부터 폭스바겐 중고차를, 때로는 신형차를 부수는일을 하고 있다. 이 공장은 현재 전세계 자동차 메이커들이 직면한 환경문제, 즉 자동차 재활용(recycle)연구의 최첨단에 서있다.
독일은 유럽에서 자동차 재활용을 가장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나라다. 독일 정부는 환경문제에 대한 여론을 등에 업고 자동차회사가 폐차시 그 처분을 의무화하는 법령을 발표했다.

독일 자동차회사에 이 법령은 과대한 지출을 강요하는 것이다. 독일은 90년에 약 2백만대의 자동차를 폐기시켰다. 그중 75%는 고철과 중고부품으로 재활용되지만 나머지 25%는 플라스틱 고무 유리 등 재활용이 불가능한 것이다. 이들은 연간 40만t이 넘는 양이다. 스위스 바텔 경제연구소 스테이시는 "독일은 폐품소각에 대한 규정이 까다롭고 매립지가 협소하여 그 처리비용이 수월치 않을 것" 이라고 전망한다. 그러나 지난해 프랑크푸르트 자동차 쇼에서 많은 메이커들은 정부의 방침을 따르는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을 위시한 메이커들은 신형 모델이 보증주행거리를 완주한 경우 이 차를 인수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 했다. 이들 공약은 대부분 신형 모델에 국한된 것으로 이 공약이 실현 되려면 10여년의 유예기간이 지나야할 것이다.

폭스바겐 같이 이미 재활용연구에 착수한 기업도 있다. 레르공장의 실적을 보면 현재의 75% 재활용률을 높이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아무리 간단한 자동차라도 6백여종의 재료가 사용 되고, 1백% 재활용이란 있을 수 없다"고 이 공장의 책임자 로프스는 지적한다. 그의 임무는 적자를 보지 않는 한에서 재활용률을 최대한높이는 것이다.

레르공장에서는 자동차를 빠른 시간에 분해하고 재처리하기 위한 곳으로 이송하는 역할까지 맡는다. 현재의 속도는 폭스바겐 한대를 한 사람이 두시간에 처리하는 정도. 우선 엔진 동력전달장치 브레이크의 오일 같은 액체를 재활용용으로 회수한다. 다음에 엔진 배터리 기어박스 타이어 등 대형부품을 떼어내 중고부품으로 재활용하든가 아예 공장으로 다시 보낸다. 그후 범퍼 연료탱크 내장부재 등 플라스틱부품을 뜯어낸다.

폭스바겐은 범퍼를 재활용하는데 성공했다. 플라스틱범퍼에 새로운 수지를 입혀 말짱한 새것으로 재생한 것이다. 지난해 5월 이후 보로차종에 사용된 범퍼재료의 약 20%는 재활용 범퍼다. 그런데 폭스바겐과 아우데이의 범퍼는 플라스틱이 서로 다르다. 메이커에 따라 다른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독일 자동차회사들은 점차 플라스틱부품을 표준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그러나 폭스바겐도 아직 부품을 재설계하기보다 사용 재료의 수를 줄이는데 노력한다. 지난해 여름 이후 생산되는 폭스바겐의 차종에는 플라스틱연료탱크의 부품수가 11개 줄었다.

플라스틱이 여전히 두통거리임에는 변함없다. 자동차에는 보통 1백㎏의 플라스틱이 사용되지만 폭스바겐의 재활용률은 30~40%다. 재활용이 전혀 불가능한 부품도 있다. 핸들처럼 여러 재료가 혼합되어 이를 소재별로 분리하는 비용이 더 드는 부품도 있다. 지금까지는 주로 단순 차종에 재활용이 시도됐지만 고급차종으로 갈수록 손대기 힘든 전자부품이 많다.

재료분리보다 더 골치아픈 문제는 누가 최종적으로 재활용을 실시 할 것인가, 어떤 범위의 제품과 모델을 다를 것인가, 또 누가 비용을 부담할 것인가 등이다. 그러나 이런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재활용사업이 급속도로 발전할 것이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현상태에서 자동차 재활용으로 인한 이익은 거의 없지만 앞으로는 상당히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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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04월 과학동아 정보

  • 동아일보사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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