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아지는데도 커지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생물의 임계크기론」은 세제곱근의 「마술」이다.
풀어보고
➊ 레크리에이션 수학에서 1부터 9까지의 숫자를 한번만 사용해 계산하라는 것은 자주 등장하는 문제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덧셈이다.
318
+654
972
방금 예를 든 것과 같은 요령으로 1에서 9까지의 숫자를 한번씩만 사용, 다음 식을 완성해보라.
○○
× ○
○○
+○○
x y
이 문제는 두 부분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첫부분은 두자리 숫자에 한자리 숫자를 곱해 두자리 숫자를 얻고, 다음은 두자리 숫자끼리 더해 두자리 숫자를 얻는다. 이 문제는 숫자퍼즐이라기보다 논리에 관한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고, 또 몇번의 시행착오법(trial and error)을 사용하면 유일(unique)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이때 x, y는 어떤 숫자일까?
① 2, 1 ② 4, 6 ③ 8, 5 ④ 9, 3
➋ 제곱된 숫자는 많은 아름다운 형태를 보여준다. 그중 한 예를 들면, 다음 두개의 제곱된 숫자의 차이는 1부터 9까지의 숫자로 구성된다.
11113²-200²=123458769
31111²-200²=967854321
11117²-2000²=123547689
11356²-3017²=124958736
15695²-11808²=124958736
16260²-11808²=124958736
12372²-300²=152976384
그런데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순서대로 배열된 123456789는 다음과 같은 제곱된 수의 차이로 나타난다. 마지막에 들어갈 숫자 x, y는 어떤 조합일까?
123456789=61728395²-61728394²
=20576133²-20576130²
=6858715²-6858706²
=18917²-15310²
=18133²-14330²
=x²-y²
① 11115, 294 ② 11115, 306 ③ 12345, 294 ④ 12345, 306
➌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높이 3백m, 무게 8천t의 철제탑이다. 이 탑과 같은 재료로 무게 1㎏의 모형을 만들려고 한다. 이 모형의 높이는 얼마가 되겠는가?
① 1.5㎝ ② 15㎝ ③ 1.5m ④ 15m
➍ 간단하게 보이지만 엄청난 숫자가 숨어있는 문제들이 많이 있다. 한장의 종이를 반으로 접고, 다시 반으로 접고, 계속하여 50번을 접으면(현실적으로 접기가 금세 어려워지지만 가능하다고 전제하고) 이 접은 종이의 두께는 어느 정도가 될까? 이 종이 한장의 두께는 0.1㎜라고 하자.
① 11.26㎝ ② 11.26m ③ 11.26㎞ ④ 11.26×${10} ^{8}$㎞
➎ 필자는 '과학동아' 90년 12월호에서 참으로 예상밖의 결과를 보여주는 '생일의 문제'를 제시한 바 있다. 즉 여러 사람이 모여있을때 같은 생일을 가진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얼마냐는 문제였다. 답은 23명이 모이면 확률이 1/2이 넘고 50명이 넘으면 97%의 확률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문제로 다음의 경우를 생각해 보자. 두사람이 각각 52장의 카드쌍을 갖고 있다. 잘 섞은 뒤 서로 한장씩 편다고 가정할 경우, 다 펼 때까지 두 사람의 카드중 일치하는 카드가 하나도 없을 확률은 얼마일까?
① 12.5% ② 36.8% ③ 56.5% ④ 89.1%
맞춰보고
➊ ④ 첫부분부터 보기로 하자.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첫째 c는 1이 아니다.
ab
×c
de
c가 1이면 a, b가 d, e와 같아져서 틀린다. c는 5도 아니다. c가 5이면 e가 5나 0이 될텐데, 두 경우 다 문제의 조건과 어긋난다. 또 c는 9가 될 수 없다. 그러면 d, e가 세자리 숫자여야 한다. c가 1이 아니라면, a도 4보다 큰 수가 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역시 세자리 숫자가 되기 때문이다. 이 상태에서 a=4로부터 시작해서 대입해 보면, 4, 3, 2는 다 안되고 1이 돼야 나머지 숫자를 채울수 있다. 계속 대입해 보면 c=4, b=7이 나오게 된다. 이로부터 나머지 계산은 어렵지 않게 진행될 수 있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17
×4
68
+25
93
➋ ① 네가지 경우에 대해 각각 계산해보면 정답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숫자중에는 이렇게 대칭성 또는 연속성이 숨어있는 것들이 많다. 역으로 9부터 1까지의 숫자가 순서대로 배열돼 있는 987654321은 다음과 같은 두 제곱의 숫자의 차이로 나타낼 수 있다.
987654321=493827161-493827160²
=164609055²-164609052²
=54869689²-54869680²
=29048665²-29048648²
=9682911²-968260²
=3227705²-3227552²
=1708889²-1708600²
=570015²-569148²
=191161²-188560²
➌ ③ 원에서 반지름이 두배로 되거나 사각형에서 각 변이 두배로 되면, 면적은 네배가 된다. 즉 면적이 두배로 넓어지려면 길이는 $\sqrt{2}$배가 돼야 한다. 이것이 시험에 가끔씩 등장하는 주의할 점 중의 하나였다.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자. 길이가 두 배로 늘면 체적은 8배가 된다. 체적이 두배로 되려면 길이는 3$\sqrt{2}$배가 돼야 한다. 즉 면적은 길이의 제곱에, 체적은 길이의 세제곱에 비례한다. 밀도가 균일하다면 무게는 체적에 비례하므로 부피대신 무게를 대입해도 상관없다. 따라서 무게가 8×${10} ^{6}$㎏에서 1㎏으로 준다면 길이는 이의 세제곱근에 비례해서 줄어들면 된다.
3$\sqrt{1/8,000,000}$ =1/200
즉 길이는 300(m)×(1/200)=1.5(m).
이 결과는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지 모르겠다. 부피가 무려 8백만분의 1로 축소되는데, 길이는 2백분의 1밖에 줄어들지 않으니 말이다. 이것은 다 세제곱 때문에 나타나는 결과다. 이러한 논의를 발전시키면 '생물의 임계크기'에 대해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최소의 포유동물은 쥐고, 최대의 포유동물은 지상에서는 코끼리, 바다에선 고래인 이유에 대해서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이다. 포유동물 중에서 제일 작은 것은 Salpingotus michaelis라 불리는 쥐인데 그 몸길이는 3.6~4.7㎝라고 한다. 포유동물이 이보다 더 작아지면, 이 동물이 먹을 수 있는 양의 길이는 세제곱으로 작아져 활동을 위한 식량을 공급할 수가 없게 되므로 결코 살아남을 수가 없다.
반대로 코끼리의 키가 더 커지면 몸무게가 키의 세제곱으로 늘어나 현재의 뼈로는 도저히 지탱할 수가 없게 된다. 즉 작아지는 데도, 커지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새에 대해서도 이 이론을 적용시켜 볼 수 있다. 물체를 떠 올리는 힘(양력)은 날개의 면적에 비례한다. 만약 새의 몸길이가 두배로 늘어난다면 양력은 제곱, 즉 네배 되고 떠올려야 하는 무게는 세제곱, 즉 8배가 되므로 힘이 두배 들 것이다.
다시 이 이론을 비행기에도 똑같이 적용해본다면 지금의 점보제트기와 같은 재료를 쓰면서 이보다 훨씬 큰 비행기를 만들기가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가볍고도 강한 복합재료 같은 신소재를 개발하는 연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➍ ④ 이 과정도 간단해 보이지만 굉장히 급히 커지는 계산을 포함하고 있다. 한번 접을 때마다 종이는 두배로 증가한다. 이 과정은 문제가 접는 것이 아니고 계속 가위로 잘라간다 해도 똑같은 내용이 된다. 한번 접으면 2, 두번 접으면 4, n번 접으면 ${2}^{n}$장의 두께를 갖게 된다. 50번 접으면 ${2}^{50}$장에 해당하는데 이는 1.1259×${10}^{15}$이라는 커다란 숫자가 된다. 종이 한장의 두께가 0.1㎜라면 실제 두께는 1.1259×${10}^{15}$×0.1(㎜)=1.1259×${10}^{14}$(㎜)=1.1259×${10}^{8}$(㎞)가 된다. 놀랍게도 이 길이는 1억1천2백59만㎞이다. 빛의 속도가 1초에 30만㎞이므로 빛의 속도로도 6.25분간 달려야 되는 엄청난 두께(?)가 된다. 그러므로 50번 접겠다는 것은 결코 이룰 수 없는 행위다. 현실적으로 몇번까지 접을 수 있을지는 여러분 스스로 확인해볼 수 있을 것이다.
➎ ② 정답은 생각보다 적게도 36.8%밖에 안된다. 다시 말하면 한장이라도 같은 카드가 나타날 확률이 63.2%라는 얘기다. '생일의 문제'처럼 처음엔 납득하기 어려울지 몰라도, 확률계산을 통해 증명된 엄연한 사실인 것이다. 이 확률은 52장의 카드를 사용할 때 이론적으로 ${10}^{-69}$의 오차를 가지고(다시 얘기하자면 굉장히 정확하게도) 1/e(e는 자연대수의 밑, e=2.71828…)로 계산된다. 즉 1/e=0.36788…이 된다. 이 문제를 갖고 내기를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같은 카드가 안 나타날 것이라는 쪽에 걸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건다면, 63.2/36.8=1.7배로 이길 확률이 커진다. 이러한 차이는 도박에서 엄청난 차이다. 이와 같은 결과들을 잘 활용하면 여러분은 수학마술가(mathemagician, mathematics+magician)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