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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에서 액정화면까지

디스플레이기술의 변천

영상정보를 전달하는데 가장 핵심적인 기술은 디스플레이 기술. 대형화되면서 해상도를 높이는 비법은?

정보표시장치(information display)는 전기적인 신호를 시각영상으로 변환시켜 인간이 직접 정보를 해독할 수 있게 해주는 장치다. 우리가 늘상 보고 있는 TV브라운관, 컴퓨터 화면, 자동차 계기판, 전자시계 등이 바로 화면 표시장치다. 이러한 표시장치는 신호를 수신한 시각과 동시에 정보를 표현해야 하고, 새로운 정보가 입력될 때까지는 리프레시(refresh)나 메모리(memory)기술을 이용해 정보를 계속해서 유지해야 한다.

각종 그래픽, 문자나 숫자, 비디오 영상 등을 화면에 나타내주는 전자표시장치의 수요는 날이 갈수록 급증하고 있다. 전자표시 장치는 TV를 포함한 가정용 가전기기의 각종 표시패널에 뿐만아니라 과학계측장치의 오실로스코프, 의료장비의 영상시스템, 공장 자동화용의 로봇 시각시스템과 공정제어용 화면표시장치, 자동차 항공기 우주선 등의 운행표시시스템 등에 응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상매체가 대중의 정보문화전달의 핵심수단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생생하고 사실감있는 고화질의 대형화면에 대한 요구가 절실해지고 있다. 또한 컴퓨터나 워드 프로세서의 보급이 대중화됨에 따라, 종래의 데스크톱(책상 크기)개념에서 랩톱(무릎 크기) 혹은 팜톱(손바닥 크기)등으로 축소돼 전자표시장치의 고기능화와 소형화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고화질의 대형화면을 구현하거나 초소형의 화면을 실현하려면, 우선적으로 가볍고 얇아야 하며 전력소모가 적어야 한다. 특히 대형화면을 구성할 경우는 장소를 크게 차지하지 않는 이상적인 디스플레이의 개발이 필요하다.

CRT/가장 대중화된 디스플레이

CRT(Cathode Ray Tube)는 가장 대중화된 디스플레이다. 보통 브라운관 또는 음극선관이라고 부르는 CRT는 단색에서 시작해서 천연색에 이르기까지 환상적인 화면을 제공해왔다.

1879년경 월리엄 크룩스가 처음으로 발명한 이래 1백여년간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면서 여타의 표시장치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요를 창출해왔다. CRT기술은 몇가지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신호에 대한 응답속도와 해상도가 인간의 생리학적인 특성에 적합하다는 점이다. 또한 스캐닝 기술이 간단하면서도 다양하고 응용분야에 관계없이 동일한 형태의 튜브가 사용된다. 이외에도 발광효율 수명 신뢰도가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다.

CRT의 주요 부분은 진공관 전자총 편향시스템 화면 등이다(그림1). 전압이 걸리면 전자총으로부터 고밀도 전자범이 발생돼 편향시스템으로 들어간다. 이 편향시스템은 전자범을 화면의 원하는 부분에 모으기 위해 사용한다. 가속된 전자범은 화면에 코팅된 형광물질을 때려 여기된(excited) 빛을 방출시킨다. 현재는 직시형 CRT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화면이 커짐에 따라 부피와 중량, 가격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투사형 CRT가 많이 연구되고 있다. 투사식을 이용한 경우 소형화가 가능하고 밝은 곳에서도 시청이 가능하다.
 

(그림 1)전형적인 CRT의 구조
 

■VFD/제조기술이 용이함

평판 CRT라고 할 수 있는 VFD는 CRT와는 달리 삼극소자다. 음극과 양극은 서로 평행하고, 그리드에 대해서 직교하며 소자전체는 진공으로 봉합돼 있다. 제작방법은 스크린 인쇄기법과 같은 후막형성 기술을 이용한다. 산화물이 코팅된 음극은 열전자를 방출하도록 6백℃까지 가열된다. 필라멘트로부터 방출된 저에너지 전자빔이 그리드와 양극에 걸린 전압에 의해 가속돼 양극에 코팅된 형광체에 충돌한다. 이 과정을 통해 형광면에 빛이 생성된다. 천연색 VFD는 컬러 전면 발광 VFD와 액정 전면 발광 VFD가 있다.

■LCD/CRT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

LCD(Liquid Crystal Display)의 기본재료는 액정(liquid crystal)이며 이 액정은 네마틱(nematic) 스메틱(smetic) 콜레스테릭(cholesteric)등으로 분류된다. 각기 특유의 규칙적 분자배열을 형성해 분자장축에 평행한 방향과 수직인 방향에서의 물리적 성질이 다른, 즉 이방성(異方性)을 나타내기 때문에 전기장 자기장 응력 등과 같이 외부력이 가해지면 분자의 배열이 변화한다. 따라서 광학적 성질이 변화되고 전기적으로 광의 변조가 생긴다.

컬러LCD의 구조는 (그림2)와 같이 투명 전도성전극이 형성된 두개의 유리기판 사이에 액정을 샌드위치시킨 형태다. 액정을 사이에 둔 두 유리판에 부착된 편광판의 방향이 서로 수직인 경우 외부에서 빛이 입사되면 상부 편광판에 입사한 빛은 동일한 성분을 가지고 액정을 통과한다. 이때 액정은 빛의 편광방향을 90℃ 회전시킨다. 회전된 빛의 편광방향이 하단 편광판의 편광방향과 일치하면 빛이 통과하므로 화면이 밝게 나타나고 외부로부터 전압이 허용되면 액정분자들이 전기장의 방향에 평행하게 재배열된다. 이때 편광판을 평행하게 하면 하단 편광판으로 빛이 투과되고 수직으로 정렬시키면 빛이 차단된다. 이때 액정이 재배열되는 것은 전기장에 의한 토크 때문이며 이 크기는 전기장 크기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결국 빛의 투과도는 양 전극 사이에 허용된 전압에 관계된다.

최근에는 이중 꼬임 네마틱 액정(double super-twisted nematic)을 이용해 대비율과 시야각 특성이 우수한 표시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또한 전압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각 액정 화소에 다이오드나 박막트랜지스터(TFT) 등의 비선형 소자를 직렬로 형성시켜 스위칭 속도를 개선함과 동시에 대비율 시야 각 신뢰도 전력소모면에서 크게 향상되고 있다.
 

(그림 2)컬러 액티브 매트릭스 LCD의 구조
 

■플라즈마 표시장치(PDP)/대형화면에 적합

PDP는 역사적으로 소자의 발광원리가 저압 기체방전시의 가시발광효과로부터 비롯됐기 때문에 흔히 기체방전표시기라고도 불린다. PDP는 교류형과 직류형의 두종류로 구분되는데, 현재 나오고 있는 모든 단색 PDP는 네온 기체의 방전색을 이용하고 있다.

네온 원자내에서 여기상태로부터 준(準)안정한 상태로의 천이에 의한 에너지 차를 발광에 이용하고 있으며 오렌지-적색을 나타낸다.

천연색 PDP는 적 녹 청색 발광 형광체의 광발광(photo-luminescence) 현상을 응용하는데, 이 효과를 일으키려면 진공 자외선 복사를 형성시켜야 하기 때문에 단색 PDP와는 기체혼합물을 봉합시켜 소자를 제작해야 한다.

■전광 표시장치(ELD)/가장 우수한 화질

ELD(Electro-Luminescence Display) 가운데 동작수명이나 화질 및 분해능이 가장 우수한 것은 교류구동형이다. 이는 투명 도전성 박막이 코팅된 유리기판위에 제1절연층 발광층 제2절연층 배면전극의 순서로 적층돼 있는 고체소자다. 기본적인 원리는 다음과 같다. 형광층의 양단에 전압이 걸릴 때 고전기장(${10}^{6}$V/cm이상)이 발생되고 이로 인해 가속된 에너지성 전자가 형상층 내부에 존재하는 발광중심의 전자를 충돌 여기시킨다. 이 전자가 다시 기저상태로 떨어지면 전광(electro-luminescence)이 발생한다.

이때 형광층의 모체 재료와 이에 첨가하는 발광중심 재료에 따라 방출되는 빛의 컬러가 달라진다. 박막 ELD의 천연색화는 황화아연(ZnS)을 모체로 하고 희토류 물질을 첨가하거나 알칼리토류 황화물계(SrS CaS 등)를 모체로 사용한다. 천연색 표시장치를 실현하려면 삼원색인 청 녹 적색의 휘도비가 1:6:3이 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까지 녹색 이외에는 휘도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아 천연색 ELD의 개발이 지연되고 있다.

■발광 다이오드(LED)/시계 시장을 휩씀

1960년대 말부터 진공관 디스플레이를 대체하면서 등장한 LED는 초기에는 휴대용 계산기에 응용되다가 70년대에 들어서면서 부터 시계시장을 휩쓸었으며 오늘날에는 그 응용분야가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다. LED의 기본구조는 p-n 접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접합이 순방향으로 바이어스(bias)되면 소수 캐리어(carrier)가 주입돼 전자-정공 재결합이 일어나 빛이 방출된다.

LED 기술 발전의 핵심은 복사성 재결합이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켜 광출력을 극대화하는 것에 있다. 오늘날 상품화된 LED는 한개의 광자를 방출하는데 1백여개 정도의 주입전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여지가 상당히 남아있다.

다양한 쓰임

자동차 항공기 선박 등 교통기관의 표시장치는 습도 온도 충격 진동에 견딜 수 있는 고체디스플레이가 필수적이다. 또한 인간의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으므로 동작의 신뢰성이 요구된다. 측정 및 분석장비는 논리분석기 전자현미경 오실로스코프 의료용영상스크린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이들 시스템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분해능 선명도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

산업용 제어 장비에는 프로그래머블콘트롤러 로봇 원격계측기 등이 있다. 이들을 정확히 제어하기 위해서는 표시가 정확해야 하며 작업자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신뢰도가 높아야 한다. 또한 극악한 환경에서도 표시품위가 저하되지 않는 디스플레이가 적합하다.

사무자동화 시스템에는 개인용 컴퓨터 워크스테이션 온라인터미널 워드프로세서 등에 표시장치가 필요하다. 이들은 사용자가 장시간 화면을 접하게 되므로 CRT와 같이 화면에서 X선이 방출되는 표시소자는 곤란하다. 따라서 X선이 나오지 않고 시력에 장해를 주지않으면서 선명도가 높은 표시장치가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텔레비전과 가정자동화를 위한 쇼핑터미널 안전 및 화재경보표시시스템 가정용팩시밀리 등은 가정에서 24시간 작동해야 하므로 전력공급이 여의치 못한 경우에도 사용이 용이하고, 설치공간이 제한된 경우에도 적용성이 우수한 디스플레이 개발이 요구된다.

액정, 소형컴퓨터분야에서 두각

지금까지 디스플레이 종류 전반에 걸쳐 기본구조와 동작원리, 그리고 각 응용분야별로 요구되는 특성 등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았다. 이들이 차세대 고품위디스플레이로서 채택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직시형 CRT는 스크린을 대형화 할 경우 곡면감이 커지며 집속품질이나 색순도가 떨어지며 편향요크의 성능이 저하되는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된다. 투사형 CRT는 40인치 이상의 대형화면의 실현이 비교적 용이하기 때문에 PDP LCD ELD등과 같은 평판표시장치가 실용화되기 전까지는 대형화면 분야를 선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휘도를 높이고 균일화하는 문제, 색상을 균일화하는 문제, 소비전력을 낮추는 문제, 발광효율이 높은 형광체를 개발하는 문제, 소재 개선을 통해 가격을 낮추는 문제 등이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액정디스플레이를 이용한 투사형 디스플레이가 개발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투사형 CRT에 비해 화질면에서 뒤진 편이다. 그러나 4백인치 이상의 초대형 디스플레이가 필요할 때는 액정이 이용될 수밖에 없다.

부피가 큰 CRT를 대체할 평판표시장치의 하나인 LCD는 시계 계산기 등과 같은 극소형부터 14인치 컬러 모니터에까지 선보이고 있으나 대비율(contrast)이 낮고 시야각이 좁으며 응답속도가 느린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에 STN 액정을 사용하고 각 화소마다 독립적으로 제어하는 액티브 매트릭스 방식을 채택해 응답속도와 대비율을 크게 개선시키고 있다. 그러나 TFT로 구동하는 40인치 크기의 LCD를 제작한다고 가정할 때 한장의 유리기판위에 약 6백만개의 TFT를 형성시켜야 하는데, 이때 수율이 매우 낮아 제조단가가 엄청나기 때문에 이를 낮추는 문제가 선결해야 할 과제다. 그러나 소형 랩톱 컴퓨터 분야에서는 LCD가 제조단가가 낮고 전력소모도 적기 때문에 소형 평판표시장치의 대명사로서 계속적으로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기대된다.

PDP는 LCD가 첨단 박막기술을 이용해 제작되는 것과는 달리 100% 인쇄공정으로 제작되므로 대화면 구현에 유리하며 전압에 대한 전류의 비선형성이 우수하여 고선명 TV(HDTV)같은 정보량이 많은 전달용 디스플레이로서 유망하다. 현재 16인치 컬러 PDP가 선보이고 있으며 주요 용도는 랩톱 컴퓨터의 모니터다.

ELD는 PDP LCD 등이 소자내에 기체나 액체를 담고 있지 않은 완전한 고체소자로서 동작환경이 좋지못한 경우에도 안정성이 뛰어나다. 고선명도 고해상도 빠른 응답속도 넓은 시야각 등 화질면에서 가장 우수한 디스플레이로 인정받고 있다. 대형 ELD의 예는 헬싱키형 ELD 패널을 모자이크식으로 조합배열한 것. ELD는 소자 구조상의 장점과 고선명도 고휘도 등의 특징 때문에 전쟁터나 우주, 해저와 같은 특수한 환경에서 응용된다. 앞으로는 고품질의 중간 크기 화면이 요구되는 분야에서 그 수요가 크게 기대된다.

다가오는 21세기 전자기술의 종합체로서 등장할 고선명TV(HDTV)는 기존의 컬러 TV에 비해 2배 이상의 해상도, 5배 이상의 정보표시, 30인치 이상의 대형화면과 10배 이상의 색상 재현성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고화질TV의 영상정보는 최종적으로 영상정보 단말기인 HDTV용 디스플레이에 의해 표시되므로 가장 먼저 개발에 착수해야 할 분야가 바로 디스플레이다. 과도기에는 투사형이 대화면을 주도할 것이나 궁극적으로는 가볍고 얇은 평판형 벽걸이 디스플레이가 채택될 것이다.
또한 초소형에서 노트북까지의 고성능 표시장치들로서는 앞서 살펴본 여러가지 평판 표시장치들의 밝기 분해능 대비율 정보용량 동작수명 사용자와의 접속용이성 전력소모량 제조단가 동작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다음 각 표시장치의 장단점과 활용도에 적합하게 그 시장을 개척해나가야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휴대용 소형 LCD TV가 개발됐으며 ELD PDP 등의 분야도 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금성 삼성 등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 분야의 기술 우위 확보는 비단 전자기술의 선도라는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 한 국가의 경제 문화 교육에 까지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므로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적극적인 연구개발 노력이 요청되고 있다.

휴대용 랩톱컴퓨터에 채용된 액정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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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10월 과학동아 정보

  • 오명환 광전기술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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