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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을 회수하는 분리막, 분해되는 고분자물질 등 환경파괴의 주범으로만 인식돼온 과학기술이 물을 보전할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기술은 공해방지와 관계가 있는가.

일례로 계면활성제에 의한 수질오염을 생각해보자. 가정과 공장에서 세제로 사용하는 계면활성제는 강으로 배출된다. 세제에 포함된 인(P) 성분은 이끼나 수초따위를 잘 성장하게 해(부영양화) 강 속의 산소를 빼앗아갈 뿐 아니라 가끔 독성물질을 생산하여 강의 생태계를 파괴시킨다. 계면활성제는 독성이 있으며 강에서 서서히 분해되므로 수질오염을 유발시킬 뿐 아니라 강물이 다시 상수원으로 사용된다고 하면 분해되지 않은 계면활성제는 우리에게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이러한 계면활성제를 적게 사용할 수 있다면, 독성이 없고 미생물에 의해 빨리 분해되는 계면활성제를 사용할 수 있다면, 또 하수 및 폐수처리장에서 계면활성제를 제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우리는 계면활성제에 의한 수질오염에 대해 지금만큼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실제로 환경보전에 앞서가는 독일에서는 생물공학기술을 이용하여 이미 생(生)분해성 계면활성제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프레온으로 대표되는 CFC(염화불화탄소)에 의한 오존층의 파괴도 매우 심각하여 전세계적으로 프레온 화합물의 사용량을 줄이자는 몬트리올 협약이 체결됐고 CFC대체물을 개발하기 위해 세계각국은 연구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경우에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에 대체품 개발을 위한 연구사업단이 조직돼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편 세계최초로 CFC계 제품을 개발했던 미국의 듀폰 회사에서는 몇년 전부터 환경문제를 예견하고 CFC 대체물을 개발하여 이제는 미국 일본 등지에 공장을 건설, 전 세계에 판매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이와 같이 환경보전기술은 환경보전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산업을 일으키고 있어 우리가 환경보전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면 선진국에 기술을 의존하며 시장지배를 당하게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주목받는 산업 클린테크

지금까지의 환경보전 관련기술은 주로 오염물질이 발생한 후에 이를 처리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중점을 두었다. 그러나 발생된 오염물질을 처리하는 기술도 필요하지만 에너지와 자원의 소비를 줄이면서 오염물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없애거나 극소화 시키는 방식이 더 중요하다. 이러한 개념의 기술을 최근 클린테크(clean technology)라 부르고 있는데 그 내용은 대략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새로운 생산공정을 개발하거나 기존의 공정을 개량하여 오염물의 발생 및 에너지 원료 물 등의 소비를 극소화한다. 둘째 발생된 폐기물에서 에너지 원료 물 등을 회수하여 다시 이용하거나 폐기물을 가공해 2차 생산품을 만든다. 셋째 기존의 제품과 성능은 유사하지만 환경에 대하여 유해성이 적은 신제품을 개발한다.

아직까지는 기술개발의 초기단계나 자원환경보전의 측면에서 적용범위가 넓고 근본적인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최근 클린테크를 환경보전 기술개발의 방향으로 설정해 연구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몇가지 보고된 사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철판을 제조하는 공장에서는 산으로 세척하는 공정에 주로 황산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프랑스의 한 공장에서는 염산을 사용하는 새로운 공정을 개발했다. 새로 개발된 공정에서는 염산을 사용한 후 염산을 회수하는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염산폐수가 발생하지 않아 산 세척 폐수처리는 필요없게 됐다고 한다. 치즈를 생산하는 식품공장에서는 유청(cheese whey, 우유에서 치즈를 만들고 남은 성분)이 함유된 폐수가 다량 발생하는데 최근에는 한외분리여과막(ultrafiltration membrane)을 사용하여 폐수의 주성분인 단백질 및 유당을 회수함으로써 폐수 처리비용을 줄였을 뿐 아니라 회수한 물질을 가공하여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또한 환경에 대한 유해성이 적은 신제품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CFC 대체품, 생분해성 계면활성제외에 연료전지, 수소에너지, 유황을 제거한 석탄 등을 열거할 수 있다. 이런 것들은 현재 개발되고 있거나 실용화된 몇가지 클린테크의 예지만 현재 많은 투자를 해 연구 개발에 노력하고 있으므로 가까운 장래에 더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까지 오염원의 종류에 따라 개발된 클린테크를 살펴보면 (표)와 같다.

이 중 수질오염 극복과 관련된 기술로 먼저 '중금속 회수를 위한 막분리 기술'을 꼽을 수 있다.
 

(표)공해 요인별 신기술 개발 동향


자원재생 가능한 중금속 분리막

도금 공장의 주된 환경 오염원은 도금에 사용되는 다양한 화학물질과 세척수다. 세척과정을 거친후 발생하는 폐수를 적절히 처리하지 않고 방류하게 되면 독성이 강한 중금속 등이 생태계의 순환 과정을 거치면서 인간과 동식물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이런 폐수가 그대로 생물학적인 폐수처리공정에 섞여들어가면 폐수를 분해하는 미생물의 활성을 저하시켜 처리효율을 떨어뜨린다.

한편 도금제품의 세척 과정에서 발생한 다량의 세척 폐수에는 회수 가능한 중금속 및 여러 화학물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자원의 낭비를 막기위해서도 적절한 처리와 회수공정의 도입은 필수적이다.

이미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도금공장에서 발생한 폐수를, 단순한 폐수처리 측면에서 보다는 폐기물의 양을 최소화시키며 유용한 물질은 회수하고 처리수는 공업용수로 재사용하기 위해 연구와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현재 도금업체 폐수처리에 널리 이용하고 있는 방법은 역삼투법이다. 농도가 서로 다른 용액을 반투성(半透性) 막으로 분리시켜 놓고 농도가 높은 쪽에 삼투압을 이길 수 있을 정도로 압력을 걸어주면 삼투현상과 반대의 현상이 생기며 용매와 용질이 분리된다. 이 현상이 역삼투다.

미국의 경우 역삼투법을 실제 공정에 도입하고 있는 업체는 이미 1백여개가 넘으며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역삼투법을 도입하면 중금속의 종류에 따라서 95% 이상 회수하여 재사용할 수 있는데 2000년대에 이르러서는 구리의 경우 미국 구리수요의 30% 정도를 폐수에서 회수한 구리로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크롬 구리 니켈 그리고 금 등의 중금속이 도금공정에 이용되고 있으며 폐수 중의 중금속을 제거하기 위해 주로 침전법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실정을 보면 침전법에 대한 기술도 미비할 뿐 아니라 침전법으로는 세척수나 중금속의 회수가 불가능하고 다량의 침전물(sludge)이 발생하므로 보다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처리기술의 도입이 시급하다.

역삼투 장치를 이용하는데는 전처리 장치들이 필요하지만 다른 방법보다 처리방법이 간단하고 비용도 적게 들며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도 않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규모가 작은 공장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역삼투법과 같은 막분리기술(membrane technology)은 이외에도 물을 정수하는 공정이나 생물학적 폐수처리공정중 침전물의 분리, 또 폐수 중 유기물질의 분리 회수 등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원재생 가능한 중금속 분리막


분해되는 플라스틱 개발

20세기 중반 나일론이 발명된 이후 수많은 합성고분자들이 발명돼 사용되고 있다. 자연계에서 만들어지는 전분 셀룰로오스 단백질과 같은 천연고분자는 미생물에 의해 분해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환경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제품의 용도상 안정적이어야 하는 합성고분자는 대부분 생태계에서 분해되지 않으므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최근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는 일회용 용기나 포장지 등의 경우 한번 사용하고 버리면 쓰레기로 계속 축적되므로 토양 오염 및 수질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일회용 물품 재료를 분해되는 고분자로 대체해 환경오염을 막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고분자의 개발은 환경보전의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서 몇가지 방향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다. 전분을 기존의 합성고분자와 공중합(共重合)시키거나 혼합하여 가공하면 전분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므로 플라스틱이 작은 조각으로 된다. 이 방법은 일부 실용화되기 시작했으나 물성(物性)이 뒤떨어지며 합성고분자는 분해되지 않고 남아있는 한계가 있다.

미생물에 의해 얻어지는 유당(lactose)을 원료로 화학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중합시키면 폴리락타이스라는 고분자가 얻어진다. 이 고분자물질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므로 생분해성 플라스틱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가까운 시일내에 산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특정한 미생물을 배양하면 PHB(Poly Hydroxy Butyrate)라는 폴리에스터를 얻을 수 있다. 미생물이 증식하다가 질소원 또는 특정 영양분이 고갈되면 주위의 탄소원을 세포내에 에너지원으로 전환시키게 되는데 이때 에너지원으로 축적시키는 물질이 PHB다. 물성이 폴리프로필렌과 유사하며 미생물의 배양조건을 변화시키면 물성이 다른 공중합물을 얻을 수 있으므로 유망한 생분해성고분자로 기대되고 있다. 이외에도 미생물이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메카니즘을 연구하여 새로운 고분자화합물을 얻고자 많은 연구가 진행중이다.

생분해성 고분자는 농산물과 같이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을 원료로 해 얻어지므로 석유화학제품처럼 원유에의 의존성은 없다. 또한 생분해성을 이용하면 포장용기 및 포장필름용 외에 비료나 농약을 코팅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고분자가 분해되면서 유효성분이 서서히 방출되므로 비료나 농약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환경보전에 매우 유리하다. 아직은 기술수준이 미비하나 기술개발에 의해 제조원가가 낮아지면 실용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술은 생물공학의 핵심기술의 하나로서 생분해성 계면활성제, 생분해성 농약 그리고 생물학적 폐수처리 등에 응용될 수 있다.

지금까지 예로 든 신기술은 주로 화학공학 및 생물공학의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외에도 토목공학 약학 의학 생물학 화학 해양학 등 많은 분야가 환경보전에 직접 간접으로 관련되어 있다. 또한 환경보전 기술의 개발은 한 개인이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여러명이 한 팀이 되어 협동하여야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많은 과학기술자가 함께 환경보전기술의 연구 개발에 노력하여 환경을 보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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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05월 과학동아 정보

  • 유영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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